김산 개인전 <<Perspective>> 소개 

김산의 작업은 전시 제목‘Perspective’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근법이 근거로 하는 관념적인 눈,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눈과 인간 신체로서의 ‘눈’그리고 카메라 렌즈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 이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작가가 이러한 차이에 주목하게 된 것은 디지털 사진이 갖는 특징인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을 거치면서다. 이미지를 후 작업하는 과정에서 작가에게 의문을 주었던 부분은 자신이‘기억’하는 풍경과 디지털 파일의 형태로 남겨진 이미지가 주는 미묘한 차이,“낯선 느낌”이었다. 작가는 이러한‘낯섦’을 극대화시키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인공적으로 파편화시킨 후 재결합한 결과 생성되는 공간은 현실에 기반 하지만 결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가상적인 것이 된다. 작가가 구현해 낸 가상의 공간은 전통적인 원근법이나 카메라 옵스큐라가 작동하는 것처럼 하나의 점(구멍)을 중심으로 무한히 펼쳐지며, 전체로서 파악될 수 있는 시각적 가상 공간이 아니다. 디지털 이미지 속 공간을 파편화시키고 종합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분절적이면서도 통합적인 다시점(muti-view)의 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구성되는 공간이다. 

작가는 우리가 경험하는 실제의 공간, 그것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믿는 이미지를 새롭게 조명한다. 이는 시각적 가상 너머 저 편을 드러내게 된다. 현실에 근거를 둠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리얼리티를 창조하여 공간에 대한 개념과 이미지화, 경험의 변화를 꾀한다. ‘structure’라는 작품 제목 역시 기록하는 시각적인 행위를 넘어서 복합적인 공간을 구성(construct)하고 경험케 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김산 작업에 드러난 공간의 확장성”

김재도 (미술비평)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