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 가 명 최익규
전시기간 2019-05-09 ~ 2019-07-28
전시장소 청주시립미술관 1층
작 품 수 40점
2019 청주시립미술관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일 년 동안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이번 일 년간의 전시 프로젝트는 그간 중앙의 스펙터클한 물결에 드러내지 않았던 숨겨진 작가를 소개하고 지역의 다층적인 의미를 찾아보는 전시이다. 이 전시 프로젝트는 지속적인 작가발굴과 함께 더 나아가 도시안의 건축, 예술적 커뮤니티, 공간, 매체 등과 협업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고 발칙한 예술적 상상을 드러내는 상생형 네트워크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는 전시장 안에 머무르지 않으며 점층적으로 도시 내외로 흐르면서 주제의 반경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이번 로컬 프로젝트는 일 년 동안 ‘포룸Four Rooms’이라는 타이틀로 4개의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이는 청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견작가들을 조망하는 전시로서 지역의 대표적 현대 미술가들을 초대했다. 금년 프로젝트에 초대한 작가는 성정원, 최익규, 이종관, 이규식 등 4인의 작가로 다층적인 아이디어와 물질, 미디어, 이미지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현대미술의 본성인 개념적 일탈과 해체를 모색하는 작가들이다. 청주시립미술관의 가장 큰 전시공간인 일층 전시장은 352㎡(106.48평)와 10m가 넣는 천고를 가지고 있는 특별한공간이다. 이 전시공간은 원래 방송국의 메인 공개홀로 사용되었다가 현재 미술관의 전시장으로 리모델링된 공간이다. 이 높은 천고의 공간은 예술가들이 한번쯤은 자신의 작업을 실험하고 싶은 공간으로 비춰지기도 하여 이 공간은 일 년간 비디오, 사운드, 조각, 세라믹, 드로잉, 설치, 월 페인팅 등 다채로운 장르들이 넘나드는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미술관은 이 전시공간을 하나의 육감만족의 변신체로 바꿔놓아 새롭게 예술적으로 실험하고 체험하는 공간 프로젝트로 진행될 것이다.
최익규는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현재까지 청주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하나의 중심적인 축이 담긴 주제로 묶기에 다양한 방법과 조형적 어법으로 드러내어 어떤 규격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특히 그는 조각이라는 입체적 재현의 방법을 자신이 추구하는 거리낌 없는 형상 탐구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도구로 작동시킨다. 최익규의 작품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의식의 무거운 저편에서, 또는 아주 가벼운 이미지와 언어로 정형화된 예술의 정황을 끊임없이 비틀어 변신과 탈주를 반복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최근 최익규의 작업들은 자신의 유년시절부터 현재의 시간까지 삶을 지탱해온 사건들과 의미를 하나의 상징적 축으로 이미지를 구축한다. 자신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작품들 <잘린 나무(2013)>, <발아(2011)>, <핑크몬스터(2011~2014)>, <아버지전상서(2018~2019)>, <하하하하(2007~2019)>등은 자신과 관계된 가족사와 사회적 구조, 넘어설 수 없는 기형적인 문제들을 드러내며 그 속속들이 꿈틀거리는 이미지를 탐구한다.
이번 포룸전에서 최익규는 두 갈래의 작품으로 설치했다. 첫 번째 <부모님 전상서>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두터운 광목천에 하얀실로 바느질을 하며 노동의 시간을 채운 작품으로 2미터가 넘는 대형캔버스 40여개로 제작한 작업이다. 이 바느질 드로잉 작품은 자신을 존재하게 한 가족과 주변의 인연들과 끊임없이 관계하는 연결고리를 은유한다. 특히 작가는 자신과 아버지와 관계에서 형성된 자신의 예술가적 삶속에서 가장 진실에 가깝고 깊은 자화상을 그려보고자 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노동과 시간을 꿰매는 바느질 선은 오랜 자신의 삶을 고찰하고, 매너리즘에 고착되어 있을 기존가치관에 미련 없이 틈을 내는 수행적 태도다. 두 번째 <하하하하> 작품은 하얀 밀가루에 알파벳의 대문자로 한바탕 웃음을 유쾌하게 글로 적어놓은 작업이다. 이 작품은 성찰적인 <아버지 전상서> 작품과 다른 색다른 가벼움을 지니고 있다. 이는 황금만능주의와 씁쓸한 예술세계에 대한 솔직한 자신의 담론을 이끌어내 덧없는 욕망을 잠시 가볍고 순수한 웃음으로 미끄러지게 한다. 자신이 어릴 적 먹던 토종밀가루에 대한 기억과 가볍고 즉흥적인 쓰기 행위가 겹쳐지면서 그 천진난만한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애수를 길고 허탈하게 내뱉듯 그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최익규의 하얗게 그려진 <하하하하> 작품은 보는 어떤 이에게 환한 웃음으로 어떤 이에게는 그 이면의 또 다른 미지의 이야기로 말을 건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