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박신영
전시명 출구 없는 도로에서
전시기간 2019.6.20~7.13
전시장소 OCI미술관 1층
개막식 2019.6.20(목) 오후 5시
작가와의 대화 2019.7.3(수) 오후 7시
○박신영(1984~)의 첫 개인전으로 차세대 미술 주자로서의 기량을 드러냄
○도시 풍경에서부터 불확실한 세계에 대한 상상을 펼침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의 불안감과 적막함이 고조된 장면으로 긴장감 유발함
○공상과학 영화, 판타지 애니메이션 등 대중문화적 코드의 수용
○그린(green)톤의 강한 색감, 붓의 스트로크, 뭉그러진 형상 등 심도 있는 회화적 연구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2019 OCI YOUNG CREATIVES 선정작가인 박신영 개인전 <출구 없는 도로에서>를 6월 20일부터 7월 13일까지 OCI미술관의 1층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그린(green) 톤이 주조를 이루는 그의 회화는 로봇, 미사일, 위성 안테나, 비밀 기지 등의 소재가 불쑥불쑥 등장하여 공상과학 영화나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실제로도 <스타워즈>나 <신세기 에반게리온>, <스타크래프트> 등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하였던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서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세대로 작가는 본인에게 익숙한 대중문화적 코드를 회화적 기법과 구성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박신영_폐기물 처리장_2019_oil on canvas_215 x 300 cm
어디에선가 본 듯 기시감(déjà vu)이 드는 장면이지만 딱 꼬집어 ‘이것’이라고 원본을 찾을 수 없는 그의 작업은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불안감과 적막함으로 팽배하다. 불의의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의 상황인 양 긴장감이 흐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작가가 지닌 현실 인식에서부터 비롯된다. 도시에서 살아가며 익숙하던 골목이 어느 날 문득 낯설어 보이거나, 자잘한 사건 사고가 일어났다가도 순식간에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가 버리는 거리의 풍경은 평화롭다기보다는 생경하고 두려운 것이다. 낯선 행성에 불시착한 우주인만큼이나 불확실한 세계와 마주하고 있는 도시의 삶도 ‘생존’한다는 의미에서는 미지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사실적 풍경화’라고 부른다.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를 기반으로 그 위에 상상력을 덧씌웠기 때문이다.
박신영_불시착_2019_oil on canvas_32 x 41 cm
앞길을 가늠할 수 없는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하여 필요한 전략은 상대를 파악하는 탐색전과 스스로의 몸을 숨기는 위장술이다. 박신영은 때로는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점으로 세계를 굽어보며, 때로는 그림 속 등장인물에 본인을 투영하고 동일시하며 자신만의 전술을 화폭 위에 펼쳐낸다. 단지 SF적인 상상력을 펼쳐낸다는 소재의 측면만이 아니다. 캔버스를 마주하며 붓을 잡고 세상에 대항하여 가까스로 살아남기 위한 전투를 행하는 것이다. 강한 색감의 대비, 인상적인 붓의 스트로크, 가까이에서는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뭉그러진 형상 등 얼핏 천진난만해 보이는 그림일지라도 박신영의 작품 속에는 화가로서 치밀한 전략과 계산이 담겨있다.
박신영_숲의 인간_2019_oil on canvas_130 x 162 cm
<출구 없는 도로에서>라는 제목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 박신영은 하염없이 움직이면서도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 같은 도시인의 막막함을 젊은 상상력으로 표출한다. 실재와 허구 사이에 창작의 레이어(layer)를 중첩하여 고유한 우주를 구축하는 그의 그림 속에서 관객 역시 주인공이 되어 저마다의 은신처와 갈림길을 찾아 나서기를 바란다.■
박신영_출구 없는 도로에서_2019_oil on canvas_182 x 682 cm
[작가 약력]
박신영(1984~) 00shinyoung@gmail.com
홍익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다.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으며, 그 결과물을 2018년부터 여러 전시를 통하여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첫 개인전으로 그간 닦아온 화가로서의 기량을 한껏 펼쳐내는 자리이다.
학력
홍익대학교 회화과 석사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사
개인전
2019 《출구 없는 도로에서》, OCI미술관, 서울
주요 단체전
2018 《공백이 가득한 행성》, 합정지구, 서울
《얼굴로부터》, 2/W, 서울
선정
2019 OCI YOUNG CREATIVES 선정, OCI 미술관
2017 최초예술지원, 서울문화재단
박신영_보통의 오후_2019_oil on canvas_73x61 cm
[전시 서문]
길을 걷다 보면 익숙한 거리가 기괴해 보일 때가 있다. 어디로 이어지는지도 모를 길이 골목마다 뻗어 나가고, 누군가는 바삐 스쳐 지나치고, 또 어느 날에는 불쑥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도로에 놓여있다가도 금세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사라지기도 한다. 어렴풋이 기시감이 들면서도 매번 새로운 도시의 풍경은 어딘지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박신영의 작업은 바로 도시의 생경함에서부터 시작한다. 지금껏 나고 자랐는데 이곳의 삶에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걸 보면, 어쩌면 내가 여기에 불시착한 존재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상상이 꿈처럼, 만화처럼, 영화처럼 이어져 화폭 위의 세계를 구축한다. 어디서부터가 현실이고 가상인지도 뒤죽박죽 섞여버렸다. 어느 거리에서든 우리는 단지 생존을 위해 헤매고 있을 뿐이니까 딱히 구분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실제 거리나 모니터 속에서라도 언젠가 보았으니 차라리 이 풍경을 ‘사실적’이라 해야겠다. 현실 세계의 메타포이자 평행우주인 박신영의 녹색 행성은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불분명한 불안감과 불확실함으로 거리를 잠식하며, 이 여름, 우리를 출구 없는 모험의 세계로 이끈다.
김소라 (OCI미술관 수석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