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청주시립미술관 기획전《놓아라! Let Me Go!》
전 시 명 《놓아라! Let Me Go!》
전시기간 2019. 6. 27.(목) - 2019. 9. 15.(일)
오 프 닝 2019. 7. 4.(목) 오후 4시
전시장소 청주시립미술관 본관 2, 3층
참여작가 김주영 Kim Joo-Young 황영자 Hwang Young-Ja
주 최 청주시, 청주시립미술관
주 관 청주시립미술관
《놓아라!》전은 김주영과 황영자 두 작가의 전시로 기획되었다. 김주영과 황영자는 서로 전혀 연계점이 없는 작품의 경향을 가지고 있는 작가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 화단의 ‘원로’로 불려야 할 현재의 시점에도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여성 작가들이며, 화단의 어떤 그룹이나 세력에도 속하지 않고 일생 독자적인 행보를 걸어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정당한 감상과 평가의 자리로 초대하며, 《놓아라!》라는 제목을 설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술계라는 울타리는 생각보다 많은 올가미들이 작동한다. 작품성은 논외로 하고 출신 대학과 계보, 성별, 그리고 당대의 유행 사조에 이르기까지 한 작가가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기까지는 대개 올가미들과의 관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김주영과 황영자 두 작가는 자신들을 옭아매는 것들, 어쩌면 다른 이들에게는 보호막이나 동아줄이 되어주었을 그것들을 스스로의 일생에서 배제해 왔다. 여기서 전시 제목인 ‘놓아라!’는 자신들의 작업 행보를 가로막는 것들에게 던지는 일갈(一喝)을 뜻한다.
또 하나, ‘놓아라’는 두 작가가 평생에 걸쳐 보여주었던 장대한 화업의 한 단락을 내려놓아 보여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거를 시간 순으로 회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두 사람이 몰두해 있는 바로 그 작업들을 한 자리에 내려놓고 보자는 것이다. 김주영의 노마디즘에 대한 몰두는 평생을 이어 왔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그의 노마디즘 테마 작업들 가운데서도 캔버스 틀을 벗어난 회화와 물성이 강한 설치 작품들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황영자는 자신이 바라보는 현실을 초현실성으로 강화시켜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화면을 창조해낸다. 황영자의 작품은 전 세계의 페미니즘 미술가들이 이론적 실천적으로 넘어서고자 했던 어떤 지점을 자신의 기질과 필력으로 가볍게 극복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양식적, 내용적으로 전혀 다른 두 작가의 작품, 또한 전혀 다른 방식의 일생을 살아온 두 작가의 작품을 대비해봄으로써, 날카로운 지성과 폭발하는 감성이 서로 섞이고 충돌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김주영은 1948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진천과 청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홍익대학교 서양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1986년 파리에 유학하여 파리 제 8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파리 볼가 아틀리에(Atelier Volga)를 거쳐 프랑스 문화성이 제공하는 세잔 아틀리에(Atelier Cité Cézanne)에 영구 레지던스 작가로 입주했다.1988년 인도 행을 시작으로 하여 몽골, 티베트, 일본, 유럽, 한국 DMZ 등지에서 노마디즘(Nomadisme) 콘셉트의 퍼포먼스와 설치를 중심으로 한 현장 작업을 해왔으며, 현 아르코미술관인 미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파리와 서울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3∙1운동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전(광주시립미술관 파빌리온), 경기아카이브 지금(경기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등의 단체전에 다수 참여하였다.
이번 《놓아라!》 전시에서 작가는 ‘떠남과 머묾’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2005년 귀국하여 마련한 충북 오창의 작업실에서부터 현재의 경기도 안성 분토골의 작업실까지 노마디즘 작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창의 폐허 황토농가에서 수집한 잔재와 쓰레기, 고도의 세련된 문명을 외면한 옛 방앗간의 부품 등 작가가 기록하고 발견한 재료들을 오브제로 사용하여 붙이거나 그린 작품 <그땐 그랬지>, <어느 가족 이야기>, <방앗간 쌀의 영혼> 등은 촉각적이며 서술적인 사유의 공간을 창출하며, <밤의 심연>으로 대표되는 캔버스 틀을 벗어난 대형 작품들, 작가가 수집한 오브제들을 고착시킨 <기억상자 시리즈>와 기록 영상 작품 <시베리아, 시베리아> 등 작가가 유랑의 현장에서 얻은 흔적들을 회상하는 공간으로 꾸며 삶과 예술이 일치되는 작가의 긴 행적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김주영, 생태의 논리, 2001-2019, 나무판에 페인팅, 혼합재료, 122x320x9cm
김주영, 밤의 심연, 2008, 광목에 페인팅, 혼합재료, 150x500cm(4점)
황영자는 1941년 전남 목포 출생으로,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원로 여성작가이다. 미술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림을 시작한 작가는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해 온 것들 또는 자신의 모습과 감정들을 자유롭게 화폭 안에 담아왔다. 특히 화가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불안한 심리상태와 여성만이 느낄 수 있는 욕망과 사랑의 감정들을 강렬한 색채와 과감한 화면구성으로 표현해왔다.
《놓아라!》 전시에서는 80세에 가까워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작업을 선보여온 황영자의 작품 중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작까지를 소개한다. <몽상가>, <내 안에 여럿이 산다>, <하늘 길>, <펭귄>, <인형들> 등 다양한 스토리로 구성된 작업들은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에서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작가의 작품에서 착안하여 기획된 『VOGUE KOREA JUNE 2019』의 화보 사진도 함께 전시된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화가로서’, ‘여성으로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황영자의 이번 전시는 그녀의 다층적인 작품세계를 보다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황영자, 돈키호테, 2015, 캔버스에 아크릴, 162x130cm
황영자, 내 안에 여럿이 산다, 2006-2008, 캔버스에 아크릴, 162x162cm
-총괄기획 : 이윤희 학예팀장
- 기 획 : 조혜령 학예연구사, 이승주 학예연구사
- 전시장 정보 : 청주시립미술관 Cheongju Museum of Art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렬로 18번길 50
tel. 043-201-2650 / fax. 043-201-2659
(28654) Chungnyeol-ro 18beon-gil, Seowon-gu,
Cheongju-si, Chungcheongbuk-do, KOREA
- 관람시간 : 10:00 ~ 19:00 (3월~10월)
10:00 ~ 18:00 (11월~2월)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휴관)
※ 기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고
- 문 의 :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 (043-201-2652, 2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