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 환기재단의 태동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동행하며
예술적 직관과 영감을 교감해온 문미애 · 한용진의 작품세계를 위해
환기미술관이 보내는 오마주
■ 전 시 명 : 2019 환기미술관 특별기획전
《직관과 교감 Intuition · Communion》 문미애⋅한용진
■ 전시기간 : 2019. 7. 20(토) - 10. 13(일)
■ 전시장소 : 환기미술관 본관 (1-3F)
■ 전시작품 : ▷문미애 : 유화 50여점 / 미공개 회화설치 / 자료영상
▷한용진 : 미공개 조각에스키스, 드로잉, 유화, 조각, 어문 등 240여점
■ 부대행사 : 전시 연계 출판 / 전시해설 프로그램
■ 전시내용 :
《직관과 교감 Intuition · Communion》展은 1960년대부터 김환기와 김향안의 예술여정에 동행하며 환기재단의 태동과 역사에 동참하고, 삶과 창작의 매순간 한결같이 깊은 예술적 성찰을 이어온 문미애 · 한용진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기획되었다. 또한 환기재단의 중점프로젝트의 하나인 ‘작가연구 특별기획전’ 으로서 2008년 《문미애를 추억하다》 展 이후에 지속적으로 작가를 연구해온 후속 결과물이다. 문미애가 투병 끝에 2004년 세상을 떠나면서 남겨놓은 수천 조각의 ‘채색된 회화조각’들을 오랜 연구와 준비를 통해 설치하여 소개함으로써 그의 예술적 삶에 헌정하는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현대조각의 출발을 상징하는 조각가 한용진의 최초 공개되는 수백 점의 조각 에스키스와 드로잉, 어문들을 통해 자연과 조각과 삶을 잇는 그의 예술철학을 전하고자 한다. 특별히 한용진이 1963년 김환기와 함께 참가한 상파울루 비엔날레의 출품작이 전시되며, 문미애의 투병기를 곁에서 지키면서 남긴 ‘미애얼굴 드로잉’ 연작이 공개되어 두 예술가의 동행의 시간과 삶의 수많은 갈래의 교감을 느껴볼 수 있다.
전시공간은 문미애의 “회화 설치”와 한용진의 “조각 드로잉”을 중심으로 직관적이면서 깊은 울림이 가득한 가운데 예술적 교감의 기운이 흐르고, 이 속에서 관람자가 공감하고 감동받는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동선을 구성하였다. 유기적 흐름 속 변화와 리듬이 돋보이는 환기미술관의 공간에 강렬하면서도 정제된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전개되는 문미애와 한용진의 예술호흡은 간극의 긴장 속 공감과 교감, 소통의 예술적 화두로 살아나 숨 쉬고 있다. 이를 통해 예술적 직관은 어디서 오는지, 예술가는 어떻게 서로의 예지를 발견하고 교감하는지, 나아가 작품이 감상되고 창작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과정과 소통의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보고자 한다.
전시는 환기미술관 본관 1층부터 3층까지의 공간에 두 작가의 작품들이 ‘따로 또 함께’ 흐르도록 구성되었다. 문미애의 작품은 1층 중앙 전시실과 2층 좌, 우 전시실 그리고 3층 전시실로 연결해 전시의 세로축을 이루고 한용진의 작품들은 1층의 좌, 우 전시실을 가로로 연결하는 흐름으로 구성하여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씨줄과 날줄처럼 이어보고자 했다.
1F_문미애 Ⓒ환기미술관
2F_문미애 Ⓒ환기미술관
3F_문미애 Ⓒ환기미술관
전시 구성은 문미애의 1층 중앙 방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공간은 1960년대~90년대까지 문미애 회화의 스펙트럼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캔버스 윗면에 물감을 두텁게 얹고 손바닥 등을 이용해 지워가는 방식으로 작업한 1960~70년대의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호흡의 회화로부터 탁월한 감각으로 화면의 리듬과 강약을 지휘하는 붓터치가 살아있는 80년대의 표현주의적인 회화들, 이후 채색된 화면 전체를 띠로 분할하고 그 위에 해체된 회화조각들을 나누고 겹치는 과정에서 발전해 회화조각을 새로운 화면으로 재구성하거나 회화조각을 아예 하나의 독립된 화면으로 확대시키기도 하며 끊임없이 ‘지우고 칠하고 다시 걷어내는’ 고된 과정을 거듭한 작품들과 부직포에 엔코스틱 기법(송진과 밀납을 물감에 섞어 더욱 부드럽고 깊은 색감을 표현)을 시도한 1990년대의 작업들이 있다. 특별히, 2층의 우측 방으로부터 3층으로 이어져 소개된 ‘회화조각콜라주’ 설치들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엄격하면서도 자유로운 예술적 고찰이 녹아있는 문미애의 회화세계를 연구하고 그 예술적 교감을 이어가는 상징적 의미로서 헌정된 환기미술관의 공동작업이다. 문미애가 남긴 수천 조각의 채색된 캔버스 조각들을 이용해 큐레이터들이 작가의 의지를 새기며 몇 주간의 공동작업으로 완성한 ‘조각회화’ 설치이다.
한용진은 1층 중앙 문미애 공간의 좌우에 자리 잡았다. 아늑한 곡면의 죄측 방에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조각작품 에스키스들과 드로잉, 작업노트와 일기수첩에 남긴 어문 등 200여 점을 최초로 소개한다. 이 중에는 1987년 보성고등학교에 제막한 ‘이상 문학비’의 입체 에스키스와 국립현대미술관, 환기미술관 소장 조각들의 드로잉, 2011~15년 제주도 작업을 마치고 한국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그린 <중문바다> 수채화도 함께 있다. 특별히 2003~4년 병마와 싸우는 문미애를 간호하며 독백하듯 수없이 그린 ‘미애 얼굴’ 연작들은 가족이자 자신의 분신이며 예술여정을 동고동락한 절대적 동지, ‘미애’가 이 세상을 통과해 저세상으로 가는 모습들로서, “一始無始一, 一終無終一”*의 글귀와 함께 한 벽이 바쳐졌다. 아울러 맞은편 방에는 한용진의 유화 작품들과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김환기 등과 함께 대표로서 출품했던 유일한 조각 작품들도 전시되었다.
[* 천부경의 구절, 해탈을 노래함. “우주는 시작됨이 없이 시작된 우주이니... 우주는 끝남이 없이 끝나는 우주이다... 존재는 시작과 마침이 있는 존재이나 빛(절대자)과 일체의 관계가 될 때 시작이 없고 끝이 없는 존재(본질)가 된다.”]
한용진(1934~ , HAN Yong Jin)은 경기고 재학 시 6.25전쟁이 일어나자 참전하였으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에서 김종영에게 사사받았고 뉴욕 Columbia University Art School을 졸업하였다. 1965년 문미애와 함께 덴마크의 [오게 담고르 Aage Damgaard 현대작가 공동작업]에 참여했고 1967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해왔다. 1995년 ‘김세중 조각상’을 수상하였고, 19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출품한 이래 한국의 돌인 단단한 화강석이나 편마석을 주로 사용해 함축되고 절제된 형상을 담아내고 있다. 인위적인 각색이 아닌 자연의 본질과 그 생명력에 집중하는 작품세계로 한국현대추상조각의 본격적인 전개를 이끌었던 한용진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조각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문미애(1937~2004, MOON Mi Aie)는 서울예고 재학시절 이미 국전에 입선하여 천재소녀로 불렸으며 국전 출품에 나이 제한의 계기를 만든 일화를 남겼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후, New Hampshire, Dartmouth College, Hopkins Center(1964)와 파리(1966)에서 수학하였고 1965년 한용진과 함께 덴마크의 [오게 담고르 Aage Damgaard 현대작가 공동작업]에 참여했다. 이후 두 사람은 1967년부터 뉴욕에 정착하여 작업에 정진하였다. 탁월한 직관과 감각으로 1960년대부터 격동하는 세계미술 현장, 뉴욕에서 동시대의 사회적, 철학적 맥락과 예술의 복합적인 흐름을 아우르는 성찰로써 창작의 길을 걸었으며 깊은 감동의 회화작품들을 남겼다.
문미애와 한용진은 김환기 김향안과 인연이 깊다. 한용진은 경기고등학교 3학년 때 홍익대 주최 [국제학생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았는데 김환기 화백이 직접 수여하며 키가 큰 한용진에게 “자네는 나하고 같구먼!” 이라고 말했던 그 순간을 늘 떠올린다. 이후 6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함께 한국대표로 참가하게 되면서 인연은 깊어졌다. 67년 뉴욕에 정착한 문미애와 한용진은 63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하던 김환기 부처와 함께 고단한 생활 속에서도 치열하게 창작에 매진하였다. 한용진은 1974년 김환기가 작고하자 묘비를 직접 제작하였으며, [환기재단⋅미술관] 설립을 위해 고군분투한 김향안을 물심양면 지원했다.
ⓒ환기미술관 학예실
문미애 MOON Mi Aie
1937 서울 출생
1960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64 New Hampshire, Dartmouth College, Hopkins Center에서 수학
1965 덴마크, <오게 담고르 Aage Damgaard 현대작가 공동 작업>에 초대
1966 파리에서 수학
1967 뉴욕에 정착
2004 뉴욕에서 별세
개인전
2019 <직관과 교감>. 환기미술관, 서울
2008 <문미애를 추억하다>, 환기미술관, 서울
1988 현대화랑, 서울
1984 현대화랑, 서울
1983 Gallery Scope, 로스엔젤레스
1982 환기재단 & Poindexter Gallery, 뉴욕
1981 Dessins 1981, 환기재단, 파리
1966 New Experimental Gallery, 덴마크
1964 신문회관, 서울
단체전
2003 환기미술관 소장품전, 환기미술관, 서울
2000 한국 현대미술의 기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83 Old Church Cultural Center, 뉴저지
1982 한국문화원 초대전, 뉴욕
1981 환기재단, 32nd Street Gallery, 뉴욕
Korean Drawing Now, The Brooklyn Museum, 뉴욕
1980 김환기와 젊은 작가전, 환기재단, 파리
1979 아트 엑스포 79, New York Coliseum, 환기재단, 뉴욕
1966 현대작가그룹전, Aage Damgaard, 덴마크
1963 조선일보 초대전, 서울
1962 악뛰엘전, 서울
한용진 HAN Yong Jin
1934 서울 출생
195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64 New Hampshire, Dartmouth College, Hopkins Center에서 수학
1967 뉴욕에 정착
1981 뉴욕 Columbia University Art School 졸업
현재 뉴욕에 거주
개인전
2016 Maison Gerard, 뉴욕
2012 갤러리노리, 제주
2007 2x13 갤러리, 서울
1994 현대화랑, 서울
1991 Blue Hill Art and Cultural Center, 뉴욕
1986 Thorpe Intermedia Gallery, 뉴욕
1984 원 갤러리, 서울
1981 Bergen County Museum, 뉴저지
1966 Gallery of New Experimental College, 헤르닝
주요 단체전
2014 Carved, Cast, Crumpled: Sculpture All Ways, Smart Museum of Art, 시카고
2012 From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Traditions of Korean Art,
Smart Museum of Art, 시카고
2011 Stone and Wind, Andrew Bae Gallery, 시카고
2009 뉴욕 한국문화원 30주년 기념전, 뉴욕 한국문화원, 뉴욕
2007 지우지예전, 갤러리 예나르, 서울
아시아 현대미술 박람회, 2x13 갤러리, 뉴욕
2006 Honest Echo, 2x13 갤러리, 뉴욕
2003 미주 한인 현대미술전, Smithsonian International Gallery, 워싱턴 DC
2000 한국현대미술의 기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99 3인전, 현대화랑, 서울
1995 한국미술 유네스코 전, 파리 유네스코 본부, 파리
1991 3인전, Blue Hill Cultural Center, 뉴욕
1989 Clock & Rock, 백남준과 2인전, La Galerie de Paris, 뉴욕
1987 환기재단전, 파리 국립조형예술센터, 파리
1986 단체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한국-뉴욕‘86, Thorpe Intermedia Gallery, 뉴욕
1985 단체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5인전, 두산갤러리, 서울
1983 FIAC 83, 김환기와 2인전, Poindexter Gallery, 파리
1982 제10회 석조 심포지움, Iwateken
Warner Communications Gallery, 뉴욕
New York 32nd Street Gallery, 뉴욕
1981 Bergen County Museum, 뉴저지
뉴욕 석조각 협회전, Standard Oil Gallery, 뉴욕
1980 뉴욕 석조각 협회전, Searles Castle, 그레이트 배링턴
1979 아트 엑스포 79, 환기재단, 뉴욕
1963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상파울루
판화 5인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