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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영: CONDITIONAL PLANES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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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DITIONAL PLANES


THE PAGE GALLERY 에서는 6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연장) 최명영의 개인전 <Conditional Planes> 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목적은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수직수평’ 시리즈를 중점으로 선보임으로써 최명영 작가의 60여년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데 있다. 특히 1990년대 ~ 2000년대 사이에 제작된 작품을 대거 전시함으로써 작가의 완숙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며, <평면조건 Conditional Planes>이 도출될 수 있게끔 단초를 마련한 70년대 초, 중반의 <등식 Signs of Equality> 시리즈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작가의 미적 논리의 발전 과정을 한 눈에 조망하고자 한다. 

대학 재학 중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성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궁구하던 그는 1962년 동료들과 함께 오리진(Origin) 협회를 창설하였고, 이어 1969년 화가, 조각가, 비평가 등 당시 한국미술계를 지탱하던 다양한 분야의 구성원들과 함께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를 결성하는 등 당대 한국미술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조형질서를 모색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최명영의 작품세계의 근본적인 지향점은 “평면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재 방식”의 탐색이다. 그는 특히 회화 평면 위 비조형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비조형성은 회화 속 형상과 이미지의 안티테제(antithesis, 반정립)로서 이해하기 보다는 평면 위에서 벌어지는 반복되는 행위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최명영의 반복적 수행성은 행위의 주체를 배제한 채 무미건조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 본인이 일상 속 맞닥뜨리는 내, 외부의 자극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다시 말해 최명영이 평면 상에서 일궈내는 모든 행위는 작가의 내면세계와 일상의 리듬과 호흡에 궤를 같이 하고 있으며, 이는 곧 질료로 대변되는 물질성이 정신적인 차원으로 환원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확인 할 수 있는 최명영의 “평면조건”의 시기는 다음과 같다. 70년대 중반에는 색면 위에 지문의 흔적을 반복적으로 남김으로써 평면을 형성하는 작업으로, 작가는 이를 통해 반복을 통한 물성의 정신화와 내면공간의 확장을 꾀했다. 70년대 후반의 롤러 시리즈는 캔버스 평면 위에 질료를 도포하는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평면의 확장과 같은 새로운 층위를 형성했다. 80년대 중, 후반 이후 시작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수직∙수평’작업은 씨줄과 날줄의 반복적인 직교로 새로운 실존적 지평을 형성해내고, 90년대 이후까지 이어진 ‘수직∙수평’ 작업을 통해 ‘몸을 드리는’ 수행적 층위까지 확장한다. 2015년 이후 최명영은 그간 시도해온 “평면조건”을 다시 불러들이고 이를 반복함으로써 물질과 정신의 화학적 결합과 동세를 머금은 부동성에 대해 탐구한다. 

최명영은 그의 화업이 장장 50여 년에 달하지만 여전히 회화가 지닐 수 있는 평면적 존재가치를 탐구하는 데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작가의 치열한 사유의 흔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삶 속 매 순간을 임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마련한다.


Sign of equality 85-F
1985, Oil on canvas
27 x 40.5 cm



CHOI MYOUNG YOUNG [Korea, b. 1941*] 
:    CONDITIONAL PLANES
    
* 1941년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한 최명영은 1964년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후, 1974년부터 2007년까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원장을 지냈음. 현재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의 명예교수로, 미술계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위치에 자리잡았다. 
최명영의 작품은 최근 루이비통 파운데이션의 패밀리컬렉션에 소장되었고, 이를 비롯하여 도쿄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과 같은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 

Conditional Planes 08-16
2008
Acrylic on canvas
112 x 162 cm





 “평면, 그 존재의 지평 – 정신화의 공간”

「평면조건」은 7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작업명제로서, 핵심적인 관심사는 궁극적으로 회화라는 것의 “평면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재 방식”에 대한 물음으로서, 2차원 평면의 필요 요건은 무엇이며 그 성립은 작업을 통해 어떻게 자신의 회화적 리얼리티(회화적 실존)로 구현될 것인가에 두고 있는데, 이러한 본인의 회화관의 단초와 성립 계기는 생각건대 1970년대 초의 AG(한국아방가르드협회)운동 등을 통한 개념논리 성향이나 조형에 있어서의 환원의식, 탈이미지경향, 오브제 작업을 통한 물적 체험의 평면적 적용시도와 그 정신화에의 지향 등으로 요약 가능하며, 한국 단색화 회화로 지칭하는 그 성립 배경으로는,
1. 전후 70년대 초반 그동안 단절되었던 전통회복에 대한 문화계 일반의 자성 기류와 함께,
2. 한국의 자연관과 풍토성,
3. 동양적 사유와 유교적 관계,
4. 소박한 생활철학이 국제적인 동시대 현대미술조류에 조응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는 바, 
5. 60~70년대 국제적인 양상을 보인 미니멀(작가 의도의 결과), 모노하(작가와 대상의 관계), 아르테 포베라(대상의 상태)와는 달리 단색화는 작업의 “과정”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평면조건’의 조형적 특성
      회화, 곧 평면으로서의 존재방식을 규명코자 하는 것으로서 2차원의 평면이 필요로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며, 그 성립요건을 통해 어떻게 본인의 회화적 리얼리티 (회화적 실존)를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으로서, 그 조형적 특성은
1. 평면성 (균질한 표면)
2. 중심부재 (일루젼의 배제)
3. 반복성 (행위, 스트로크)
4. 질료의 집적 (접촉감)
5. 단색조 (성격을 드러내지 않는 중성적 색채)
6. 층위에 의한 내면공간화 (레이어) 등
제반 요건들의 부침, 통어를 통해 “질료와 정신의 화학적 반응으로 자리잡음”으로서 예측불가능의 세계에 도달코자 하는 일이다.


최명영 CHOI MYOUNG YOUNG 崔明永 [Korea, b. 1941*]


1941년 황해도 해주 출생, 6.25사변때 월남하여 군산, 인천에서 유소년기를 보낸 후 1957년 국립인천 사범학교에서 정상화 선생님의 미술지도를 받아 1960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 입학했다. 그러다 4.19를 맞았고, 재학 시 한묵, 이봉상, 이규상, 김환기 교수님의 실기수업과 이경성(서양미술사) 최순우(한국미술사) 조요한(미학) 이기영(불교철학) 교수님의 이론 강의를 수강, 특히 이규상, 김환기 교수님의 향후 예술가로서의 자세에 대한 지도는 최명영 작가의 예술지향에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1964년 졸업 후 1969년까지 청년작가로서의 모색기간을 거친 후, 1970년대 중반 한국 단색화 형성에 이르는 중요 미술 운동 - A.G, 에꼴드서울 등의 미술 단체 운동을 통해 전개하는 한편, 1975년 -2007년까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그의 주요 활동으로는 오리진 회화협회(1963~1993),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1970~1973), 에꼴드서울(1975~1999), 파리 비엔날레(1967), 상파울로 비엔날레(1969), 까뉴국제회화제 커미셔너(1976), 한국미협국제담당 부이사장(1983~1986),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ㆍ심사위원 역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1975~2007), 영국 울버햄튼대학 교환교수(1990~199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장(1998~2000),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 이다.


Conditional Planes 96261
1996
Acrylic on canvas
181.8 x 227.3 cm



'행위의 반복- 그 무미의 층위'


나는 몇 년 전 가을에 문득 '산책'이라는 말의 그 담담한 반복-회귀가 갖는 의미에 주목한바 있다. 반복되는 일상사나 비망록의 온갖 약속, 예기치 않았던 사건들은 실상 온통 점과 점 그 자체로 인식될 뿐 아니라 그 점과 점의 간극 또한 설명키 어려운 모호함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나는 그 간극을 '모호함이 가득 찬'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실은 그 모호함이야말로 바로 쉼 없는 호흡과 육신의 움직임으로 충일된, 그 어떤 사물, 상념에도 묶이지 않는 바로 자신의 존재 그 자체가 아닐런지? 자신으로의 회귀를 가능케 하는 산책의 의미야말로 내 작업의 기본적인 정신과 같은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1970년대 중, 후반 이래 「평면조건」 명제의 나의 작업은 한마디로 단조로움과 무미함의 연속이라 할 수도 있으리라. 작업의 요체가 되는 소지, 매체, 행위는 물론이고 펑퍼짐한 작품구조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변조의 드라마나 특기할 제스츄어도 찾아볼 수 없겠기 때문이다. 단지 캔버스에 일상적 삶 그 자체, 온갖 기억과 상념마저도 묻어가면서 그 과정의 추이에 따라 새로운 존재의 지평을 열고자 할 뿐이다. 나에게 있어서 '평면조건'은 한마디로 회화로서의 숙명적인 평면을 그 궁극적인 상태에서 어떻게 회화화할 것인가 하는데 있으며 보다 기본적인 평면에로의 접근을 위해 몇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우선 초기 작업의 캔버스 평면 위에 질료를 전면적으로 반복 도포하는 행위를 통해 균질한 화면에서 하나의 초점 즉 중심을 허용치 않음으로서 평면을 평면 그 자체의 또 다른 존재로서 더듬어 확인 하려하는 회화관과 그 후 종이작업에서 시도한 질료의 스며듦과 배면으로부터의 드러남에 의한 접촉감과 평면적 존재감, 80년대 중반 이후 작업에서 평면위에 수직, 수평의 선을 반복해서 질료로 묻어가며 그 '달라져감'의 징후에 심신으로 조응하면서 덧 쌓여 이루는 비이미지의 회화적 리얼리티에 주목하고 있다. 평면의 회화적 실존을 위한 평면화, 중심부재, 행위의 반복성, 질료의 집적과 함께 또 하나의 특징적인 결정 요인은 흔히 단색조로 지칭하는 백색 혹은 흑색조의 색조라 할 수 있는데 내가 택하고 있는 중성적인 백색조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색체 자체가 스스로 자신에게로 수렴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색채는 그 성격적인 측면 보다는 질료자체의 추이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마치 수직, 수평으로 가득 찬 미로의 숲에서 끊임없는 수행을 반복하듯, 부단히 이어지는 소지와의 접촉, 노증되는 감정의 진폭에 따라 점진적으로 균질로 축적되어 부침하는 평면적 매스, 그 무표정하고 무미한 층위의 지평에서 나는 나의 일상, 정신구역을 통과한 하나의 세계로서의 평면구조와 마주하게 되고 그것은 화면의 물질적 시각적 틀을 넘어 그 현존을 누릴 것이다. 

최명영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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