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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레벨과 곡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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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개인전 《레벨과 곡선(Curve and Levels)》
8월 1일(목)-9월 8일(일) *연장
관람시간 월-금: 오전10시-오후6시, 토: 오전11시-오후6시
장소: 아트스페이스J 큐브1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166 (3호전 정자역 3번 출구)

주최: 아트스페이스J
기획: 아트스페이스J
후원: SPG corporation, 
서문: 송윤지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데스크


레벨과 곡선
Curve and Levels

- 송윤지

‘레벨’과 ‘곡선’은 디지털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서 이미지의 명도와 채도를 조정할 수 있는 툴을 지칭하는 말이다. 두 가지 툴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이미지의 명암을 밝은 영역, 중간, 어두운 영역으로 나누어 조정할 수 있으며, 전체적인 채도 조정뿐만 아니라 RGB에 기반해 각 색상을 선택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레벨과 곡선은 유사한 기능이지만 레벨이 선형 조정으로 좀 더 단순하게 전체적인 명도 조정을 할 수 있다면 곡선은 전체 색조 범위에서 특정 영역에 한정해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2차원의 평면 위에 이미지를 구현한다는 공통점으로, 디지털 툴은 회화의 도구들을 모방하며 진화해왔다. 우리는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브러시를 바꿀 수 있고, 필터를 적용해 이미지를 변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디지털 툴로 실제 회화를 완벽히 재현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만약 유사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디지털 이미지를 모니터에서 꺼내 실제 종이나 캔버스에 프린트하는 순간 이미지의 명도와 채도, 색감은 달라질 것이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모니터 상의 색상과 인쇄 색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모니터 색상은 RGB를 기본으로 하고 인쇄 물감은 CMYK를 기본으로 조색된다. 또한 디지털 이미지는 아무리 많은 레이어를 쌓아도 완전한 평면으로 구현되며, 균일한 픽셀로 인쇄된다. 따라서 실제 회화에서 느껴지는 붓터치의 두께, 천이나 종이에 물감이 스민 느낌, 유화물감의 광택 등은 디지털 이미지로는 재현할 수 없다. 

장영주의 회화는 디지털로 이미지를 만들어 인쇄하거나 재현한 것이 아니라, 회화의 툴 즉 캔버스와 물감으로 화면 위에서 어떻게 레벨과 곡선을 조정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다. 캔버스 표면 위에서는 마우스의 커서나 수치값의 입력이 아니라 작가의 눈과 손이 레벨과 곡선을 조정한다. 여기서 디지털 이미지와 실제 회화의 가장 큰 차이가 발생하는데, 인간은 디지털에서처럼 레벨, 곡선, 색상, 노출 등을 선택적으로 조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판단하고 재현하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털 상의 이미지 조정 옵션을 전시명으로 정함으로써 장영주는 역설적으로 실제 회화의 현존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회화의 현존이란 캔버스 앞에 선 인간의 현존과 같다. 

해롤드 로젠버그는 캔버스란 “실제 또는 상상의 대상을 재생산, 재구성, 분석 또는 표현하는 공간이 아니라 행동하기 위한 무대(arena)로 인식되고 있으며, 캔버스에서 행해지는 것은 그림이 아니라 하나의 사건(event)”( Harold Rosenberg(1952), “The American Action Painters”, The Tradition of the New, New York: McGraw-Hill, c.1960(2nd ed.), p.25.)라고 언급한 바 있다. 로젠버그의 주장은 ‘액션페인팅(action painting)’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지만, 나는 그의 말이 여전히 유효한 지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본다. 그것은 바로 회화가 예술가의 내적 표상이자 대리물이라는 개념이다. 특히 추상 회화에서 화면의 색감, 명도, 채도, 물감의 두터운 마티에르와 붓터치의 방향성은 작가의 생각과 감정의 표출로서 유의미한 기표가 된다. 

회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형태, 선, 색, 명암과 질감 등의 2차원적 시각 언어들이다. 이는 평면 위에 공간감, 움직임, 빛 등을 표현하기 위해 각각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된다. 장영주는 이번 전시에서 명도에 대한 표현과 이것을 감지하는 시각에 주목한 회화를 선보였는데, 눈에 띄는 것은 화면 위에 펼쳐진 그물망 같은 물감의 흔적이다. 그것은 전시의 또 다른 출품작 시리즈인 <부스러기들(Crumbs)>에서 매달린 조형물을 감고 있는 실의 방향과 유사하다. 또 다른 특징은 마치 우주 공간 같은 화면의 깊이감이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원형 캔버스 작품 <꽃 별자리(Floral Constellations)> 역시 거대한 우주 속 별자리의 개념에서 파생된 작품이며, <흔들흔들(Swaying in the wind)>에서 알루미늄 바탕이 갖는 자연스러운 일렁임도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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