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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母女之間)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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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통문”발표 121년 기념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母女之間)전
Mother and Daughter

기획: 토포하우스
주관: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 전 운영위원회

일시: 2019.8.28.(수)~9.3(화)
     오프닝: 2019.8.28.(수) 오후3시
장소: 토포하우스 제3전시실(2층)
문의: 토포하우스 02-734-7555

여성으로서 화단에서 활동하기가 무척 힘든 시기에서부터 지금까지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16쌍의 어머니와 딸의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어머니와 딸이 미술계의 선배와 후배로서, 같은 대학의 동창으로, 여성미술협회 회원으로 많은 세월을 함께한 숱한 이야기가 담긴 전시회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서양미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부터 활동한 92세의 어머니 화가 두 분을 비롯하여 이미 작고하신 화가도 참여합니다. 

참여작가 명단: (어머니, 딸)

강태화, 박혜영 /김경복, 백인정 /김차인, 이지원 /류민자, 하태임
박정희, 유명애 /우경출, 이서미 /이경순, 조기주 /이영은, 장은경          
이인실, 장현재 /이정혜, 서희선 /이화자, 황연주 /장혜용, 최예빈
한진수, 천동옥 /허  계, 박소연 /홍기자, 이보라 /황용익, 최선주 


“여권통문” 발표 121년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母女之間)전

운영위원장 권 경 애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母女之間)전은 1898년 9월1일 ‘여권통문’발표 121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전시로 열여섯 가정의 어머니와 딸이 참여하여 32명의 작품을 전시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화가들인 어머니와 세계를 향해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딸의 작품들을 전시하며 ‘여권통문’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자합니다.

121년 전 1898년 9월 1일 북촌의 리소사, 김소사를 중심으로 300명의 여성들이 교육권, 참정권, 직업권을 주장하는 글을 써서 기명하고 여권통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이에 1898년 9월 8일자 황성신문은 논설 대신 9월1일 발표된 여권통문 전문을 기재하며 여성들이 남녀의 동등을 주장하며 타국과 같이 여학교를 설립하라고 하니 참으로 놀랍고 신기한 큰 사건이라 하였으며, 9월9일자 독립신문과 9월10일자 독립신문 영문판도 여성들의 통문을 주요기사로 실었습니다. 
121년 전 유교사상으로 엄격했던 조선여성들이 사람으로 태어나 일신우일신 함을 힘써야하는데 귀먹고 눈먼 병신모양으로 구습에 빠져있음을 한탄하며 “혹자 이목구비와 사지 오관 육체가 남녀가 다름이 있는가? 어찌하여 병신 모양으로 사나이의 벌어주는 것만 앉아 먹고 평생을 심규에 처하여 남의 절제를 받으리오.” 하며 여성 스스로의 삶을 평가하며 “슬프도다” 하였습니다. “사나이의 위력으로 여편네를 압제하려고 한갓 옛날을 빙자하여 말하되, 여자는 안에 있어 밖을 말하지 말며 술과 밥을 지음이 마땅하다 하는 지라 어찌 하여 사지육체가 사나이와 일반이거늘 이 같은 압제를 받아 세상형편을 알지 못하고 죽은 사람 모양이 되리오. 이제는 옛 중규를 전폐하고 개면 진보하여 우리나라도 타국과 같이 여학교를 설립하고 각각 여아를 보내어 각항 재주를 배워 일후에 여중군자들을 되게...” 하기위해 여학교를 창설 여성들의 삶을 바꾸어 권리를 찾고, 경제력을 갖고, 지식을 쌓기 위해 분발하자는 내용입니다.   
통문이 발표되자 전국에서 200여명이 더 참여하여 500여명에 이르렀다 하였으며, 관립이 어려워지자 스스로 순성여학교를 만들어 여성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여러 어려움으로 몇 년 되지 않아 순성여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여성교육은 더욱 활발해지고 국난을 맞자 일제강점기의 여성들은 독립운동에 앞장서며 여권통문의 권리와 의무를 실행하면서 앞서 만세를 외치며, 남성들과 함께 나라를 찾기 위해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사실을 기록으로 볼 수 있어 우리는 훌륭한 여성들과 어머니의 역사를 기억해야합니다. 121년이 넘도록 ‘여권통문’ 발표의 사실을 알지 못하는 대다수의 한국여성들은 오늘의 여성시대가 용기 있는 선조들에 의해 이렇게 열렸음을 알아야합니다. 오천년 여성들의 역사를 담는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을 촉구하는 이유이기도합니다. 올해 여권통문 발표 121년을 기념하며 8월30일 국립여성사박물관 포럼- 한국여성미술인역사다시보기를 대한민국 국회 2세미나실에서 개최하여 여성미술계를 살펴보는 계기도 마련됩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모녀지간 전을 기획하며, 화가 어머니가 딸을 여중군자로 키워 작가의 길에 당당히 서게 하고, 천부적 재능을 연마하여 화려하고 우아하게 이어지는 역사적 사실을 주목하였습니다. 면면이 이어갈 예술가족을 바라보며 참여해주신 모녀작가들과 운영위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획 해주신 토포하우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한국여성미술인 ‘모녀지간’전에 붙여

(양은희/스페이스 D 디렉터/숙명여대 객원교수)

여성이 함께 모여 전시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성을 보유한 인간이 함께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떤 방향을 향해 같이 간다는 의사의 표현일 뿐 아니라 예술을 통해 소통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기도 하다. 여성을 위한 사회라고 하기에는 많은 부분에서 부족해 보이는 한국의 현실에서 여성작가는 종종 다른 여성과 같이 전시를 만들어 창작인으로서의 연대, 여성으로서의 연대를 동시에 지향하곤 했다. 

  창작을 하는 어머니와 딸이 같이 전시를 한다는 것은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오랜 산고 끝에 아이를 낳은 어머니와 그렇게 세상에 나온 딸의 관계는 같은 성을 가진 것 이상의 유대를 가진다. DNA를 공유하는가 하면,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창작에 대한 열정이 전해지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창작의 울타리로 삼아 예술가로 생존하는 방법이 전수된다.

  ‘작은 사회 단위’이자 가부장제의 기초를 형성하는 가족은 아이를 낳고 기르고 같이 밥을 먹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소규모 공동체이다. 가족 속에서 공유된 유전자에 각인된 능력을 발굴하고 부모와 자식의 가치관이 비슷해지고 심지어 아이의 얼굴이 될 이름과 옷이 제공된다. 태어나서부터 성장할 때까지 ‘식구’라는 틀은 심리적, 정신적, 문화적, 경제적 차원에서 중요하게 작용된다.
  근본적으로 가부장적인 가족 단위에서 낳고 기르고 보살핀 어머니와 어머니의 분신과도 같은 딸의 관계는 동등하지 않다. 때로 딸의 꿈이 어머니의 꿈보다 중요시되곤 한다. 자신의 꿈을 다소 희생해서라도 딸의 꿈을 존중하는 어머니는 ‘모녀’라는 돈독한 관계를 누리게 되고, 어머니가 갔던 길을 선택한 딸은 어머니의 지식과 지혜에 기대며 창작인으로 성장한다. 모성을 저버린 어머니 작가는, 나혜석의 예에서 보듯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곤 했다.  

  이번 전시는 여성작가에게 척박한 한국미술계에서 드물게 모녀가 예술가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선보인다. 어머니와 딸이 만드는 여성의 연대는 가부장적인 가족을 넘어서 ‘미술계’라는 보이지 않는, 그러면서도 어딘가에서 작동되고 있는 분야에 조용히 모계의 가능성을 심어준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이 모계적 질서는 ‘여권통문 발표 121년’을 기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굴한 것이다. 그 발굴의 목적은 여성들이 모여 근대의 도입 시기에 익명으로 발표한 여성권리를 주창한 선언문을 잊지 않고 기념하고 그 유산을 후대에 넘겨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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