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르코미술관 주제기획전
'미디어펑크: 믿음·소망·사랑'
9월 10일부터 10월 27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
- 유튜브(Youtube)와 SNS 속 편집된 세계가 현실에 관여하고 조종하는 상황을 고찰
- 동영상 등 디지털이미지가 만든 콘텐츠를 믿고 소비하는 세태를 반영한 전시
- 미디어 아트 연구에 주력했던 아르코아카이브와의 연계전시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는 2019년 아르코미술관 주제기획전 《미디어펑크: 믿음·소망·사랑》전시를 오는 9월 10일(화)부터 10월 27일(일)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한다.
□ 2019년, 작금의 영상이미지는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SNS와 유튜브(Youtube)의 콘텐츠들로 인지되며 스마트폰 등을 통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동영상들이 몇 초 간격으로 소개되고 재생된다. 소위 ‘짤’이라 불리는 인터넷밈(meme)과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를 이용한 현란한 편집과 시각적 유희는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제 정지된 이미지와 텍스트가 아닌, 동영상을 통해 얻은 정보가 더 신빙성을 가지며, 누구나 카메라와 편집 프로그램만 있으면 자신만의 채널을 만들어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 반면 편집된 영상 이미지와 서사는 실체 없는 진실과 허구,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치열한 논란을 생산하여 사회를 작동시키며 대중을 선동하거나 통합 혹은 분열, 대립하게 만든다. 하지만 영상 이미지가 만들어낸 세계의 양면성과 쾌락주의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상)이미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과 사랑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 이에《미디어펑크: 믿음·소망·사랑》은 각종 디바이스로 재생되는 영상이미지가 일상은 물론 사회에 관여하고 조종하는 현실을 들여다본다. 관습에 안착된 문화 혹은 경향을 전복하려는 ‘펑크(Punk)’의 의미와 영상이미지의 콘텐츠에 대한 믿음과 열망이 가득한 세태를 전시 제목에 반영하여 사회 안에서 옳다고 믿어지거나 고착화되어 작동하는 개념들을 작품을 통해 다른 시선으로 재생해보고자 한다.
□ 출품작들은 파편화된 이미지와 사운드, 뒤집힌 서사를 전시장에 나열해 세계에서 누락된 존재와 모순된 구조를 드러낸다. 더불어 순차적 서사와 시간에 대한 감상자의 기대를 배반해 인지의 규칙을 교란하고, 암묵적으로 약속된 사회적 체계와 조장된 ‘밝은 미래’에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 《미디어펑크: 믿음·소망·사랑》은 디지털매체환경과 기술미학을 탐구하기보다 엇갈린 이미지의 배열과 선형적 논리에 기댄 이해를 지양하는 작품들을 전시장에 선보임으로써 영상 콘텐츠들이 재생하는 이미지와 그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에 균열을 내고 질문을 유발시킨다.
□ 아울러 본 전시는 아르코아카이브와의 연계 전시로, 아르코아카이브의 연구총서인 『미디어비평총서』와 『미디어챕터』 그리고 아카이브 포트폴리오에 소장된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하여 아카이브 소장 자료에 기반을 둔 연구를 실현한다. 전시장에는 작가들의 포트폴리오와 아르코 미디어-프로젝트 관련 자료들이 비치되어 관객의 이해를 도우며, 시각예술연구공간으로서의 아르코 아카이브를 강조하고자 한다.
□ 한편 전시와 함께 영상 비평과 아카이브 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준비되어 있으며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예약안내는 예술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월요일 및 추석 당일은 휴무이다. (02-760-4617)
김웅용, <WAKE>
단채널 비디오 설치, 19분 10초, 2019
김웅용의 신작 <WAKE>는 1996년에 벌어진 한 사건을 기록한 필름에서 시작된다. 이 필름이 사진으로 현상되고 그 내용이 드러나면서 서로 다른 세 가지 사건이 전개되는데, 경험의 사실을 증명하려는 인물들의 목소리와 추적의 과정에서 사건을 환기하는 이미지의 반복적인 충돌은 각 인물이 발화하는 내용의 진위여부를 혼동케 한다. 사건을 가로지르는 실체가 과연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의문과 착각은 더 선명한 가상의 정보와 감각이 포함된 이미지를 접하는 것만으로 직접 경험한 것처럼 믿게 되는 오늘날의 현실을 상기시킨다.
김웅용(b.1982)
결핍에 관한 기록과 내러티브를 무빙 이미지로 재구성하여 작업하고 있다. 영상 매체의 변형에서 파생된 현상과 역사성에 관심을 두고 영화 미디어를 공부한다. 문래예술공장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리얼타임 비디오 퍼포먼스 <오호츠크해 고기압>(2014), <피부 밑에 숨은 이름들>(2014)을 선보였고, 백남준아트센터,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외에서 개최된 전시에 참여했다.
김해민, <두 개의 그림자>
3채널 비디오 설치, 8분 35초, 2017
김해민은 미디어아트가 한국에 태동한 1980년대부터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등을 매개로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실험해왔으며, TV가 재생하는 이미지가 물질성을 획득하여 감각을 자극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두 개의 그림자>에는 국적 분별이 어려운 한 아이의 ‘이미지’와 그를 반영하는(혹은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림자’가 반복 재생된다. 공간에 설치된 전구의 불빛과 그림자를 통해 아이의 ‘이미지’는 입체(실재)를 가장하면서 이윽고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부모의 그림자로 장면이 바뀌게 된다. 기계가 만들어낸 명암(明暗)의 논리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우리의 무감각한 시선 끝에는 아이가 이방인으로서 겪게 될 암시적 상황과 그 미래에의 질문이 그림자로 남겨져 아이를 에워싼다.
김해민(b.1957)
김해민은 미디어 매체의 속성과 인간의 시지각적 감각과의 관계를 탐구하고 영상과 현실 세계의 관계를 분별하고 통찰하는 미디어 작업을 해오고 있다. 1980년대 중반 비디오 매체가 대중화 되던 시기부터 현재까지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매체로 하는 미디어 작품들을 발표해오고 있는 한국의 초기 미디어 작가이다.
평소 음양오행, 샤먼 등 동양의 사유체계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오면서 우주 삼라만상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구조화 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한 개념들을 미디어 작품 제작으로 연결하고 있다. 가상의 이미지가 실재 공간으로 전이시키는 이미지의 위상, 즉 가상과 실재의 관계에 대해서 명료하게 드러낸 작품인 <TV Hammer>(1992) 를 발표한 후 본격적으로 미디어 미술 작업을 하게 된다.
《‘쾅’ Smash》(아라리오 뮤지엄, 서울, 2016) 개인전을 비롯한 9차례의 미디어 개인전을 발표하였으며, 제5회 후쿠이 비디오 비엔날레(일본, 1993), 제2회 광주비엔날레(1997) 등 다수의 국제전에 참가하였다.
노재운, <보편영화 2019>
인터페이스, 2019
노재운은 웹아트 1세대 작가로 ‘보편영화’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전시, 회화, 조각은 물론 디지털 이미지와 영상, 출판에 이르는 다양한 작업을 전개해 왔다. 신작 <보편영화 2019>는 오늘날 SNS 환경을 대표하는 정사각형 프레임 공간 안에 웹영상과 오브제들이 배치된다. 영화와 웹을 포함한 광범위한 미디어 환경에서 시작된 영상과 오브제, 이미지는 그 형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모호해지거나 선명해지는 양면성을 지니며 원래 존재했던 맥락을 넘어 공간 안에서 서로 대등하게 연결, 호환된다. 관객은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이미지를 체험하면서 그 풍경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거나 개인 플랫폼에 공유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모두 포함하여 <보편영화 2019>는 오늘날 이미지를 활용, 소비하는 양태들을 실현하고 관찰하는 증강현실의 공간이자 움직이는 극장이라 할 수 있다.
노재운(b.1971)
노재운은 2000년 온라인 멀티플렉스인 ‘비말라키’(VIMALAKI.NET)를 런칭하였으며 <버려진>(2009), <총알을 물어라>(2008), <애기봉 프로젝트>(2006) 등의 웹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2014 SeMA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2 부산비엔날레, 제6회 광주 비엔날레와 플라토미술관(PLATEAU), 뉴 뮤지엄(New Museum)등의 미술기관에서 열린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였으며 주요 개인전으로는 《코스믹 조크》(아트 스페이스 풀, 2018), 《목련아 목련아》(아뜰리에 에르메스, 2011), 《시간에 대해》(갤러리 플랜트, 2009), 《스킨 오브 사우스 코리아》(인사미술공간, 2004)등이 있다. 현재‘C12픽처스’(c12p.com)의 대표이다.
최윤/이민휘, <오염된 혀>
단채널 비디오, 4k, 컬러, 사운드, 15분, 2018, 2018 부산비엔날레 커미션
음악가 이민휘와 최윤 작가의 협업으로 제작된 <오염된 혀>는 최근 한국 사회를 비추는 현상을 ASMR, 대중가요, 선전 문구 등의 어법을 차용한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한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코스튬 뒤에는 교육된 애국심에 대한 의심, 진실을 뒤로 한 채 퍼져나가는 바이럴 마케팅의 암면, 허상의 언어로 가득한 미래에의 희망, 생존을 빙자한 희생의 강요 등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무거운 문제가 노래와 장면을 통해 풍자되거나 은유된다. 관객은 광고지 형태로 제작된 악보를 보며 각 장의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배포하여 이미지에 가려진 사회 내 모순의 풍경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민휘/ 최윤
이민휘(b.1989)
영상, 연극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밴드 ‘무키무키만만수’에서 보컬/기타로 활동했으며 2016년 첫 번째 솔로 앨범 ‘빌린 입’을 발매했다.
최윤(b.1989)
최윤은 한국 사회의 통속적이고 정형화된 이미지와 그 이미지가 내포하고 있는 믿음의 상투성에 관심을 가져왔다. 주로 공공장소나 대중문화에서 사회적 풍토를 만드는 현실의 이미지를 포착, 수집, 변종하여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재료로 사용한다. 개인전 《하나코, 윤윤최, 최윤 개인전》(아트선재센터, 2017)을 열었으며, 단체전 2018 부산비엔날레 《비록 떨어져 있어도 Divided We Stand》(구 한국은행, 2018), 2018 광주비엔날레 위성 전시 《이제 오늘이 있을 것이다》(광주시민회관, 2018), 《A Snowflake》(국제갤러리, 2017), 《Shame on You》(두산갤러리 뉴욕, 2017) 등에 참여했다.
파트타임스위트, <나를 기다려, 추락하는 비행선에서>
360°VR 비디오, 컬러, 사운드, 16분 45초, 2016,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 서울 2016 커미션
콜렉티브 그룹 파트타임스위트(Part-time Suite)의 <나를 기다려, 추락하는 비행선에서>는 VR영상으로 만들어졌으나 가상세계에 대한 환영의 유희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VR과는 다르다. 영상은 찬란한 미래의 가치를 실현해줄 소망이 담긴 신도시, 재개발 지역에서 촬영되었지만 그 반짝이는 이름이 주는 기대와는 정반대에 놓인 폐허에 관객은 던져진다. 지하벙커, 전자 쓰레기 처리장, 광장, 공사장의 뒤편, 고시원 등 사회가 미래의 가치 안으로 호명하지 않는 장소가 반복되고, VR의 하이테크놀로지적 연출과는 상반된, 가상과 실제 장소의 레이어가 어설프게 봉합된 공간 사이를 유영한다. 영상 내내 끊임없이 지칭되는 ‘너’ 혹은 관객은 눈앞에 놓인 이러한 각 장소들을 여러 시점으로 경험하면서 누군가 부르짖던 ‘밝은 미래’의 기획으로부터 유유히 이탈하여 끝나지 않는 새로운 서사의 궤도에 합류한다.
파트타임스위트(박재영(b.1984), 이미연(b.1978))
공통적으로 처해있던 사회-경제적 상황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기반으로 결성된 이후 도시의 풍경과 공간의 플롯 속에서 예술과 사회에 관심을 두면서 작업해 왔다. 현실의 상황과 주어진 제약 및 조건을 흥미로운 요소로 차용하고 전환, 증폭시키는 개입과 개시의 방법론을 구사하며,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등을 통해 거칠지만 시적인 작업을 보여준다. 2013년부터는 박재영과 이미연이 듀오로 활동 중이며 그간의 질문들을 오늘날 일상의 근간을 압도하는 전-경제주의와 미디어 환경, 그 속에서 미술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작은 힘에 대한 탐구로 연장하고 있다. 2010년부터 프로젝트 밴드 파트타임스위트사운드(P-tss)를 결성, 활동 중이며 두 장의 EP를 발매했다.
2009년 세 차례에 걸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Drop by then> (민간인통제구역 외, 2010-2011), <XXX> (문래예술공장, 서울, 2016)로 이어지는 자체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했고 2014 SeMA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네리리 키르르 하라라》(서울시립미술관, 2016), 《미래 과거를 위한 일》(서울시립미술관, 2017), 백남준 아트센터 10주년 기념전《#Art #Commons #NamJunePaik》(백남준아트센터, 용인, 2018), 《PEER-TO-PEER. COLLECTIVE PRACTICES IN NEW ART》 (Muzeum Sztuki, 우치, 폴란드, 2018) 등 국내외 다수 단체전에 참가했다. 개인전 《부동산의 발라드》 (ARTZONE, 교토, 일본, 2017), 《나를 기다려 추락하는 비행선에서》(ARTZONE, 교토, 일본, 2017)를 가진 바 있다.
함정식, <기도(퍼포먼스 버전)>
단채널 비디오, HD, 3분 58초, 2015
영화감독이자 영상작가인 함정식의 <기도(퍼포먼스 버전)>는 작가의 동명 영화 <기도>의 퍼포먼스 시퀀스로, 잉마르 베리만(Ingmar Bergman)의 영화 <제7의 봉인>의 ‘죽음’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조악하게 분한 퍼포머가 미러볼과 비슷한 도구를 들고 재개발지역인 이문동의 허름한 골목 구석구석을 빠르게 비추는 장면을 담았다. 유행가처럼 편곡된 찬송가, 토속신앙이 곳곳에 자리한 골목, 죽음을 상징하는 퍼포머의 발랄한 움직임 등 서로 대립되는 각 요소를 연결하여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즉 영상에 등장하는 대상들과 그 모호함을 통해 작품은 이해 가능한 서사의 구조를 취하지 않는다. 결국 <기도>는 특정 대상에 대한 입장을 드러내기보다 강한 상징성과 믿음을 유발하는 이미지들을 충돌시킴으로써 발생하는 모순과 파생된 의미들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유발시킨다.
함정식(b.1982)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에서 수학하였다. 영상 작업을 주로 진행하며, 매체의 형식실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2017년 ‘경마’를 소재로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하였고, 2018년 동일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상영하였다. 2019년에는‘시네마그래프’형식의 픽션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