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전시상세정보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우손갤러리 기획: 이정민 개인전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이정민 개인전 
SOLO EXHIBITION
2019. 09. 21 - 12. 21 우손갤러리 기획전



이정민(Yi Joungmin)은 도시를 걸으며 (신체적인 동시에 정신적인 산책을 통해) 지나치는 풍경 속에서 자신의 정서를 촉발하는 요소들을 발견하고 수집한다. 그 대상들은 도심 속의 쓸쓸한 공터, 공사장의 철근들, 부자연스럽게 다듬어진 조경용 나무들 또는 도심 변두리의 버려진 숲과 같은 것부터 시작하여 시장에 진열된 하찮은 물건들과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표정에 이르기까지 작가 자신이 일상생활 안에서 만나는 각양각색의 우리 삶의 형태이다. 

이정민은 그러한 다양한 삶의 풍경 속에서 불변하는 고유의 상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우리 시대의 사회문화적 현실에 대한 비전을 영상과 퍼포먼스, 설치, 회화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표현한다.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그녀의 회화작품만을 선보일 예정이며 출품되는 작품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작업해 온 연작 ‘산책-형태’ <Walking-Form>를 중심으로 그녀의 회화 작품의 흐름을 알 수 있는 10여 년 동안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이정민이 말하는 산책은 사회구조 아래서 살아가는 그녀의 형식이고 방법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적극적인 사회적 참여와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시스템 안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질문들로부터 야기되는 사회적 정념들을 그녀는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의 요소로 삼는다. 그녀의 이러한 사회적 정념들은 초기의 캔버스 위에서 웅장한 케이크 또는 아이스크림과 같은 구체적인 대상을 통해 화려하고 달콤하지만, 금방이라도 녹아내려, 어느 순간이라도 붕괴될 수 있는 인간의 존재와 관계의 불안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작 <산책-형태 Walking-Form(16) 2019>와 <숲에서 In the Forest 2018>에서 원래의 모습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잘 다듬어진 조경용 나무들로 이뤄진 ‘숲’은 현시대의 사회구조 내의 존재하는 여러 집단의 형태와 존재 양식을 나타내는 메타포로 해석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보는 숲은 아름답고 우리는 모두 그 안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리고, 마침내 들어간 숲은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여 외부로부터 보호받는 안도감에 아늑하고 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나무가 촘촘히 들어서 있어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숲속에서 우리는 때로 적을 만나기도 하고 길을 잃고 공포와 불안에 떨기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내일마저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각자의 ‘숲’ 속을 매일 걷고(산책)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자칫 이정민의 그림에서 곧바로 인식 가능한 사물을 통해 시각적으로 전달되는 이미지들의 상징적 의미를 추론하는 것으로 작품 감상을 그칠 수 있지만, 그녀의 그림 중에는 구체적인 대상물을 유추할 수 없는 형태들이 절제된 필선(筆線)에 의해 감각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이정민의 회화가 구상화나 추상화라는 식의 문제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사물의 표면을 넘어서 인간 사회에 내재하는 관념들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YI Joungmin, 단 한번 Once in a Lifetime, 2015, indian ink and acrylic on canvas, 50 x 65 cm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이정민은 동양화의 필법(筆法)은 감정을 즉자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정제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삶의 현실에서처럼 지속적인 훈련으로 단련되어도 캔버스 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작품의 전개는 작업 조건과 상황에 따라 작가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초래하곤 한다. 그려지는 대상이나 정황이 본래 가진 힘과 작가의 그리는 행위 그리고, 먹과 아크릴이 완전히 섞이지 못하고 만들어내는 물질의 효과로 인해 필선을 흐트러뜨리는 물리적 현상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 때로는 매우 매혹적이라고 이정민은 말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절제된 필선(筆線)으로 표현된 ‘형태’는 단순히 예술적 차원의 미적 가상이 아니라 사회적 결속에 영향을 주는 관념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그것은 이정민의 다른 작품에서도 공통되게 관찰되는 사회적 정념을 나타낸다. 삶 속에서 자신의 정서를 자극하는 요소를 발견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다른 사람들을 향한 애정과 사회적 연대감에서 비롯된다. 이정민이 자신의 작업을 통해 제시하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나 사물에 느끼는 공감의 여러 원인이 어디서 오는지 고찰하고 그렇게 얻어지는 감각들을 통해 각자의 산책길에서 삶의 방향을 찾는 원리를 스스로 사고하게 하는 것이다.
2019년 10월 큐레이터 이은미





YI Joungmin, 무-등-등 Perfect Equality (無-等-等) (3) 2017 indian ink and acrylic on canvas 38 x 46 cm


YI Joungmin, 분배와 상실 Distribution and Loss, 2008, indian ink and acrylic on canvas, 60.5 x 72.7 cm


YI Joungmin, Untitled, 2014, indian ink and acrylic on canvas, 53 x 45.5 cm




Copyright ⓒ Wooson Gallery All Rights Reserved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