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홍티예술촌 기획전시: 반려예술인
전시작가 김광현, 김명현, 김계현, 최규식, 김지원, 한수예, 김현엽, 조정현, 엔조, 제제, 이민걸, 황아영, 조나라, 이다진, 최혜원, 박진현
전시일정 2019. 10. 22 ~ 2019. 12. 06
초대일시 2019. 10. 25 PM 5: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일, 월, 공휴일 휴관)
홍티예술촌(Hongti art village) 부산시 사하구 홍티로 76
T. 051-220-4919 culturebug27.blog.me
반려예술인
홍티예술촌
부산시 사하구 홍티로, 홍티마을 입구에 위치한 홍티예술촌은 작가들에게 미술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청년작가 발굴 기획전」, 「공공예술 프로젝트」, 「전시공간지원사업」, 「오픈스튜디오 및 기획전시」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19년 홍티예술촌 「오픈스튜디오 - 함께하는 홍티공동체」에서는 김계현, 김지원, 김현엽 엔조(김현종), 최혜원 1기 작가 5명과 더불어 2019년에 새롭게 입주한 김광현, 이민걸, 조나라 2기 작가 3명, 총 8명의 입주작가의 작품을 함께 소개한다.
입주 작가들의 창작공간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 공개는 물론 「테이크 아웃아트」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참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오픈스튜디오 기간 동안에는 「오픈 공연」, 「오픈 강의」, 「네트워크 간담회」, 「다시와요!! 고니고니」 순회전시를 함께 진행함으로써 홍티예술촌이라는 큰 공간 안에서 작가들과 지역민 그리고 관람객이 함께하는 호흡하고 만나는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번 오픈스튜디오와 더불어 진행되는 기획전시 〈반려예술인〉展은 홍티예술촌의 입주작가 8명의 반려자와 같은 짝이 되는 예술가를 소개하는 전시이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려자(伴侶者)’의 의미인데, 동반자는 친구 정도의 의미이고 반려자는 주로 ‘남편’이나 ‘아내’를 뜻한다. 따라서 동반자는 여러 명이 될 수 도 있고 반려자는 1명을 지시하기 때문에 ‘반려예술인’은 입주작가에게 있어 소중한 동료이자 또 다른 반려자이다.
한편 동물이 장난감 같은 존재가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자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려동물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한 작가가 예술 활동을 펼치는데 있어 혼자가 아닌 예술가와 예술가(평론가, 기획자, 동료예술가, 타장르예술가)가 함께 협력해야하는 ‘예술 협업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번 〈반려예술인〉展은 홍티예술촌 입주 작가들에게 특별한 활력이 되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광현 작가노트 | 만화가이셨던 아버지, 전공이었던 디자인과 한국화, 취미로 즐기던 그라피티, 졸업 후 몸담았던 일본불교미술을 통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 본인만의 독창적 세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본인의 작업들 속에 등장하는 눈과 입 사이가 늘어져 비어있는 얼굴들은 방황시절 느꼈던 유약한 자아와 독백으로 일관하는 타자 사이의 괴리감과 생소함을 시각화 시킨 형상이다. 1993년 봄 오전 10:00~11:30 사이, 11살이었던 본인이 홀로 남은 방안의 거울 앞에서 경험한 얼굴의 비워짐 현상이 현재 작업 속의 인물의 첫 시작이 되었다. 당시에 느꼈던 무서움과 생경함은 평생에 걸쳐 뇌리에 박혀 있었고 이것은 무의식속 ‘얼굴’에 대한 본인만의 관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는 후에 ‘게쉬탈트 붕괴(정리된 구조 Gestalt에서 구성이 분리되어 각각의 부분을 인식하는 현상)“이론으로 설명된다는 사실을 알고 이는 더 이상 한 대상에 대한 감정으로서의 도피나 분출이 아닌 당시에 대한 기억의 기록으로서 현재를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현재 작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토대가 되었다. 그 후 만들어진 이 주제들의 의도적으로 띄워진 이목구비는 항상 바라보는 일반적 얼굴들과 달리 표정을 정확히 읽기가 어렵다. 이는 관념적으로 인식하던 대상의 보편적 형상을 의도적으로 비웠기 때문으로 어릴 적 경험한 얼굴의 붕괴현상을 인물위에서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 인물 형태는 공포나 거북함을 주기 위한 형태이기 보다 깨어진 익숙함이 야기하는 불안을 시각화하기 위함이며 나아가 그 생경한 감각을 통해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적 미감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김계현 작가노트 | 조립아트는 Block을 매체로 시간성, 대량생산성의 실용적 예술생산방식을 목적으로 개발한 예술표현의 새로운 장르이다. 블록은 어떠한 형태와 이미지든 조립하여 조각을 만들고 그림을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도구이며 매체이다. 작가가 수년간 연구 개발한 새로운 조립 구조인 슬라이드식 육각블록은 이미지를 무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개발품이다. 예술가는 새로움을 개발하는 개발자이다. 새롭지 않으면 예술도 그렇고 삶도 재미가 없다. 조립으로 아트놀이를 한다는 것은 그래서 즐겁다. 노는 걸 싫어할 사람이 있겠는가? 재미없는 것은 풀어서 다시 끼우면 되고 완성된 디자인을 이리저리 조립하여 순식간에 작품 하나가 완성 되었을 때 오는 통쾌함은 마블이나 방탄소년단보다 나을 것이다. 나의 조립아트가 22세기 디지털 시대에 블록회화 블록조각이 되길 희망하며 오늘도 블록과 신나게 놀아본다.
최규식 작가노트 | 언제부턴지 봄과 여름이 와도 들꽃과 나비를 보는 것이 힘들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였지만 점점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이 뚜렷한 기후로 변해간다. 때가 되어서 볼 수 있었던 것들을 당연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이 어디서 무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꽃과 나비가 되어서 다시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다.
김지원 작가노트 | 이쪽과 저쪽을 갈라놓는 경계선, 그 지점에 사이가 있었고 ‘사이’를 인식한다는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에 다름이 아닌 관계를 공유하는 지점이다. ‘그 시선에서 _ Boundary’ 작업은 ‘사이’에 가까이 다가가 사물이 지닌 특성과 기능에 집중하여 사물과 관계된 주변을 이해해 나가고자 하였다. 이것은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며, 더 이상 비워져 있는 존재가 아닌 채우기 위함이며 섞이기 위함이다.
한수예 작가노트 |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꽃, 사랑하는 인형 등 각자에게는 마음이 가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흔하고 특별할 것은 없지만 자신에게는 특별하게 느껴지고, 일상적이지만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이다. 데님이라는 소재를 빌려와 내가 세상에서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그림으로 담아낸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데님이라는 소재로 당신에게 대화를 걸고 싶다. 우리는 어제나 무언가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김현엽 작가노트 | 환시인간의 첫 출발은 환시 미술이라는 장르적 접근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환시'라는 말은 사전적 용어로는 시각영역에 나타나는 환각의 일종으로 외계에 실재하지 않는데 물체, 도형, 경치, 동물,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 등이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할 때 다소 인간은 의식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란 이런 의식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인간은 그릇된 행동을 할 때도 자신은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인간은 행동에 대한 본질보다는 또 다른 이유나 의미를 추가하며 행동을 정당화 한다. 그것은 의식 장애이며 가장 이성적일 것 이라고 판단할 때 인간은 오히려 가장 비이성적인 존재로써 본질을 왜곡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기괴한 형태의 인간이 되는 그것을 나는 ’환시인간’이라 표현하고 있다. 그 모습을 난 기존의 오브제(피규어, 공산품 등)에 또 다른 오브제들을 붙이고 꾸며서 형태를 왜곡 시켜서 또 다른 형태를 만드는 작업을 환시인간 시리즈로 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사람들이 망각하고 지내는 인간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엔조 | 근작에 해당하는 <공간분할> 시리즈는 작가의 공간 개념에 의해 종합, 정리, 가공된 산물로써, 마치 과거 몬드리안이 그러했던 것처럼 사물의 전체, 본질, 내적 연관 등의 여러 층위로 이어진다. 그렇게 획득된 이미지는 불현 외적인 의미작용의 연쇄 속에서 하나의 대체 가능한 해석으로부터 다른 해석으로 미끄러진다. 외형만 보면 알 수 없는 부분이나, 후기 구조주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불가분한 해체이론(deconstruction)의 시각화와 맞닿는다. 하지만 실천론자들의 관점에선 인식과정의 단계, 그 자체로써 감성적 인식과 이성적 인식의 끝없는 상호 교환성에 머문다. 작가에게 이 두 인식은 의미보존 차원에서 시각의 정립이자, 본질적으론 본래의 의미를 파쇄 함으로써 위계의 역전을 꾀하는 과정이다. - 평론가 홍경한
제제 작가노트 | 사회가 만들어낸 기계적인 장치 같은 시스템 속에서 말살되는 개인의 모습을 풍자하지만, 교훈적인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려는 작업이 아니다. 작업은 연속적이고 유동적인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진흙 없는 호수를 본 적이 있는가?”
이민걸 작가노트 | 일상에서 보여지는 모든 것들은 빛을 반사하여 다양한 색채로 나타난 결과물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결과물을 다양한 색채로 인지하지 못한다. 오히려 나에게는 서로 다른 명암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색처럼 보여지거나 그라데이션으로 구분되어질 뿐이다. 그래서 화려한 색채 속에 감춰진 일상의 다양한 모습을 본인의 시선으로 재해석 해보고자 한다. - “색의 보이지 않는 경계” 시리즈
황아영 작가노트 | 전구는 우리 생활에 빛을 밝혀주는 도구이다. 어둠을 밝히는 기능을 가진 일상의 '도구'인 전구 속에, 'DARK'라는 text를 배치함으로써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의 화려함 속에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두운 면이 있다는 걸 담고 싶었다.
조나라 작가노트 | “기억은 없고 감정만 있을 뿐” 특별했던 우리, 특별했던 시간은 일상이 되었고 권태로워졌고 새로운 특별함을 갈망한다. Anomaly 는 변칙적, 이례적이란 단어와 리사라는 여성이 이름의 합성어이다. 작품은 ‘노멀’ 함을 벗어나 변칙적이면서도 동시에 특별할 거 없는 남녀의 사랑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하여 인간의 존재와 삶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은 욕망과 권태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존재”라고 했는데 우리의 권태는 욕망 할 것 없음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지만, 무가치한 질문도 절대 아닌 본질적인 의문에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할 것이며, 앞으로도 직, 간접적 경험과 학문적 회화적 연구를 통해 시각화한다.
최혜원 작가노트 | 우리는 지금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나는 기억에 대한 감정 상태를 색감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삶의 치유의 목적을 가지고 작품 제작에 힘쓴다. 나의 개인적인 기억에 의해 표현된 색감을 나의 감정 색채로 명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상황과 기억에 저장된 개개인의 기억색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물리적인 빛을 통해 색을 지각하지만 과정에서 겪는 경험들을 포함하여 색채로 기억한다. 색채와 감정의 관계는 일생을 통해 쌓아가는 일상적인 경험과 언어적, 문화적 환경에 깊이 근거한 경험의 산물이다. 색의 상징성을 통한 치료적 과정 및 호전에 대한 사례들을 보면 심리적인 영역에서 색채가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색채뿐만 아니라 인간은 자연의 요소가 많은 환경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일상은 과도한 업무와 시간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자연과 같은 회복적 환경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고, 그로 인해 충분한 심리적 안정상태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현재 수많은 자극적인 요소들 속에서 생활한다. 도시의 소음, 복잡한 인구밀도, 복잡한 거리, 미세먼지 등 현대 시대의 자극 요소들은 우리의 안정감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정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 마음이 동한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자연이나 자연적 속성을 지닌 환경이나 요소를 통해 휴식을 취하고 그것을 체험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현대의 바쁜 흐름과 급격한 도시의 발전으로 우리의 주변에서 자연환경(산, 바다 등)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는 많은 자연적 요소들이 숨어져 있고 나는 나의 감정 색채와 일상의 숨겨진 자연적 요소를 찾아 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