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서울 284,《전기우주》전 개최
- 근대산업의 산물인 ‘전기’의 문화적 가치를 시각예술로 선보이는 전시
- 일상 속 전기를 통해 전달하는 기계미학, 11.18~12.2 문화역서울284에서 진행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봉현, 이하 진흥원)이 주관하는《전기우주》가 한국전력공사 전기박물관, 한국중부발전 서울건설본부 협력으로 11월 18일(월)부터 12월 13일(금)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개최된다.
《전기우주》는 근대산업의 산물인 ‘전기’의 의미와 가치를 다양한 생활문화예술 콘텐츠에 담아 한반도 철도 교통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근대 산업의 대표성을 띈 구 서울역의 공간에서 소개하는 전시이다.
본 전시는 생활에서 밀접하게 접하는 전기를 예술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전기와 관련된 여러 현상 중 전기의 생산과 발전, 전기발전소와 발전 설비의 원리 및 메커니즘, 전기의 역사 등 전기가 생활문화에 끼친 영향과 그 변화를 통해 전기의 생산이 일상생활로 확장되는 과정을 제시한다. 또한 ‘전기’라는 소재를 무한한 우주의 현상 안에서 정의하며, 우주에 가득한 수많은 에너지 중 전력설비를 통해 일부 에너지를 전기로 생산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기계미학’, ‘전기와 일상’ 2부로 구성된다. ‘기계미학’ 에서는 현재 전력생산을 멈춘 구 당인리 발전소를 입체적으로 재현한다. 현재 구 당인리 발전소는 운영은 멈췄지만, 생산당시의 모습 그대로 존재하는 발전설비들의 기계적인 구조를 서사 형식으로 풀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참여 예술가는 전기가 지닌 점선면 등의 시각성, 전기의 움직임과 파장에서 나타나는 기계미학을 발견하여 작가 개인의 고유한 어법인 예술로 표현한다.
‘전기와 일상’에서는 한국 근현대사 안의 전기와 전기를 둘러싼 사물, 시공간 등을 담은 아카이브와 함께 오늘날 한국에서 전기가 갖는 의미와 현실을 시사한다. '전기의 시간표'에서는 20세기 초 전압기, 에디슨의 배전반 스위치 등 각종 사료를 통해 전기의 역사를 보여주고, ‘전기 123’은 현 시점에서 재해석한 전기와 일상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다리미, 헤어드라이어 등 사용 대상에 정형화된 사물의 새로운 측면을 살펴보고 전기의 공간과 소리, 음파를 다룬 작품과 퍼포먼스를 소개한다.
《전기우주》에는 권민호, 김학량, 박길종, 송호준, 신경섭, 신도시, 이응노, 일광전구, 전지인, 정성윤, 정재호, 티에리 소바주(Thierry Sauvage), IVAAIU CITY 등이 참여하며, 개막일(18일)엔 문화역서울 284 중앙홀에서 뮤지션 신도시의 ‘60Hz Chorus(60헤르츠 코러스)’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 외 전시 한정판 굿즈도 만나볼 수 있다.
개요
ㅇ 전 시 명: 《전기우주》
ㅇ 기 간: 2019. 11. 18. ~ 12. 13.
ㅇ 장 소: 문화역서울 284
ㅇ 주 최: 문화체육관광부
ㅇ 주 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 284
ㅇ 협 력: 한국중부발전 서울건설본부, 한국전력공사
ㅇ 공동기획: 이영준
ㅇ 참여기획: 현시원
ㅇ 참여작가: 권민호, 김학량, 박길종, 송호준, 신경섭, 신도시, 이응노, 일광전구, 전지인, 정성윤, 정재호, 티에리 소바주(Thierry Sauvage), IVAAIU CITY
전시 구성
전시
기계미학
구 당인리 발전소는 2019년 활동을 멈췄지만 그곳의 발전설비들은 현재 그대로 존재한다. <전기우주>는 전기를 만든 국내 주요 공간이었던 구 당인리 발전소를 입체적으로 옮겨오는 과감한 모험을 시도한다. 불과 빛, 강력한 힘을 모티브로 한 전기 생산의 과정은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기술이자 힘이며, 한국 근현대문화의 살아있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구 당인리 발전소에서 가져온 설비, 안내문, 도면, 사진 등은 전기가 생산되는 메커니즘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산업유산이다. 오래 된 문화유산은 기록이 없으면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화력발전소의 설비들은 매뉴얼과 설계도면이 남아 있고 그것을 가동하던 직원들이 여전히 있어서 그것들의 의미를 알기가 훨씬 수월하다. 그 대신, 발전설비의 메커니즘이 워낙 복잡해서 일반인들은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일반인들이 전기를 사용한다는 사실과 그 전기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는 사실 사이에는 엄청나게 깊은 이해불가능성의 심연이 가로 놓여 있다. 이 둘을 연결하기 위하여 <전기우주> 전시는 발전설비들에 얽힌 기계적 메커니즘을 내러티브의 형태로 풀어서 관람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모든 기계에는 발명에서부터 설계, 제작, 작동에 이르는 복잡하고 풍부한 내러티브가 있다. <전기우주>는 그 내러티브를 실물, 도면, 설명의 형태로 풀어낸다. 아울러서, 발전소의 메커니즘을 왜 일반인이 알아야 하는지, 그것을 알면 왜 세상을 보는 눈이 밝아지는지, 우리의 일상에서 전기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도 이 전시에서 다루게 된다.
한편 <전기우주>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구 당인리 발전소를 직접 탐방하며 오랜 시간 신작을 준비한 참여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이들은 한국 근현대기 전기를 만들던 발전소/공장의 시공간으로 뛰어들어가 발전 설비 전체를 거대한 사진으로 아카이브하기도 하며(티에리 소바주), 장엄한 기계 풍경을 조선후기 문인이 그린 <강산무진>을 참조하여 가로로 긴 화면으로 변환시키기도 한다.(김학량) 물을 끓여 증기를 내고 쇠붙이를 돌려 전기를 만드는 작동 원리를 모티브로 한 작업이나(권민호) 발전소의 소리에 집중하거나 느리고 빠른 움직임 자체를 선보이는 작품들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전지인, 정성윤) 참여 예술가들이 모처럼 생각해낸 ‘전기’라는 것은 점선면의 시각성, 그리고 움직임과 힘의 파장을 모처럼 드러낸다는 점에서 2019년 기계미학과 전기, 개인의 고유한 어법인 예술이 만나는 점프의 양상들을 보여준다.
전기와 일상
전기의 시간표
전기를 생산, 경험, 유통, 절약하는 다양한 과정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전기우주의 한 파트인 ‘전기의 시간표’는 전기와 일상문화를 다룬다. 전시는 19세기 말 국내에 상륙한 전기라는 물질과 사고 방식을 둘러싼 역사와 문화를 추적한다. 국내 유일한 전기박물관 소장품과 개인소장자 안명진(전 전기박물관 관장)이 보관한 아카이브와 실물, 역사적 자료, 또 기획자가 찾은 여러 시각적 자료들이 전기의 시간표를 따라 배치된다. 20세기 초 전압기, 에디슨의 배전반 스위치 등 전기가 사물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도구들은 전기를 안에 담은 외양 디자인(나뭇결, 쇠) 뿐 아니라 전기를 측정하는 시각적 기술과 신념 등을 보여준다. 이로써 우리는 전기를 둘러싼 다양한 현실적 문제와 산업의 역사, 가치관의 변화 등을 살펴볼 수 있다.
1887년 3월 고종의 침전인 경북궁 안 건청궁 뜰에서 3쌍의 전등이 일제히 불이 켜지던 순간, 밤의 어둠은 대낮처럼 밝아졌다. 1886년 8월 30일자 <한성순보>에는 음성을 전달하는 신기한 기기인 ‘덕률풍(텔레폰의 중국식 음역)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다. 한편 조선시찰단의 일원이었던 유길준은 전기등 시험 경광을 보고 ‘마귀의 힘’이라고 기록했다. 2011년 9월 15일 전국적인 블랙아웃을 예방하고자 이뤄졌던 ‘순환정전’으로 전국 교통신호등 2800여개가 꺼졌다. ‘마귀의 힘’에서부터 일상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전기(전력)의 힘은 동시대의 24시간을 지배한다. 전기는 온오프 버튼으로 껐다 켰다하는 단순한 물질이나 에너지가 아니라, 한국 근현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짜릿한 텔레파시다.
전기 123
<전기우주>의 한 파트인 ‘전기 123’은 2019년 시점에서 바라본 전기와 일상의 관계를 세 가지 각도에서 바라본다. 첫째 전기와 여성의 간략한 관계로 개인소장자가 보관한 초기 다리미, 헤어 드라이어 등 여성의 스테레오타입화된 사물에 깃든 새로운 측면을 살핀다. 둘째 박길종이 꾸리는 서울역 전파사다. 다재다능한 노동력과 호기심으로 서울의 다양한 공간에서 작업 활동을 한 작가 박길종은 <전기우주>의 한 측면에 지금은 찾기 어려운 ‘전파사’의 전기 재료/용품들을 그의 방식으로 배치한다. 셋째 신도시가 다루는 전기와 소리, 빛, 전파의 감각이다. 신도시는 <60Hz Chorus>라는 작품으로 서울역 전시장에 흐르는 전기 주파수에서 음을 찾아내 증폭 시킨 후, 하나의 신호음으로 만드는 특별한 공연을 여러 뮤지션들과 선보인다.
전기는 현실의 복잡한 삶과 연결되어있다. 오늘날 전자 전기는 일상의 수많은 노동들을 ‘터치’ 하나로 마무리할 것을 꿈꾸는 새로운 가전 사물(인터넷) 들과 결합한다. 발전 설비들에 얽힌 기계적 메커니즘을 내러티브 삼아 실물, 도면, 설명의 형태로 풀어내는 <전기우주> 전에서 <전기 123>은 원 투 쓰리 숫자를 세며 새로운 시공간에 전원을 흐르게 하는 흥미로운 주파수가 되고자 한다.
On Off Everything
송호준
참관객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형태와 방식을 통해 전기 장치와 On, Off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다. 관객들은 설치되어 있는 대형 멀티탭에 직접 가져 온 전기장치를 꼽기만 하면 참여가 완성되고, 이 멀티탭은 주기적으로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한다. 많은 사람들이 설치한 다양한 전기 장치들은 전기의 전원 On, Off 상태를 끊임없이 수행하고 그 결과 복잡한 상황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공유한다.
Power Plant
신경섭
과거의 산업화를 상징하는 많은 것들이 재생이라는 이 시대의 유행을 따라 산업문화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신경섭 작가의 ‘Power Plant’는 탈산업화 시대를 마주하고 있는 우리에게 산업화 시대의 대표적 유산이었던 발전소의 가치를 이미지를 통해 체험하고 엿볼 수 있도록 기록·보존하는 작업이다.
60Hz Chorus
신도시
신도시의 <60Hz Chorus>는 서울역에 흐르는 전기 주파수 음을 찾아내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음악가이자 작가로 동시대 서울의 뜨거운 문화 현장에서 흥미진진한 활동을 펴는 신도시는 문화역 284와 ‘전기우주’를 모티브로 한 특별한 연주를 선보인다. 이 공연은 서울역이라는 장소성, 역사성을 기반으로 한 문화역사적 프로젝트이며 동시에 ‘서울역에 흐르는 전기 주파수를 소리로 바꾸고 음악으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에 대한 시의적절한 응답이다. 신도시가 <60Hz Chorus>에서 12명 정도의 음악가(사운드 연주가, 뮤지션)을 참여해 벌이는 공연은 전기-실험-오케스트라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신도시는 문화역 284 로비 중앙에 커다란 조명을 연결해 작동시킨다. 이후 조명의 전기선을 특정 선으로 변환시켜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연결한다. 이렇게 입력된 전기 신호음 소리는 참여 아티스트 수에 맞게 하나씩 배분되며, 여기서 변형된 소리로 각 아티스트들은 전기 연주를 시작한다. 텔레파시는 상상의 영역이지만 실재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신도시가 실제 문화역 284의 로비에 흐르는 전기음을 입출력 시켜 사운드로 만들어낼 때, 사운드를 감상하는 관객들은 전기의 왜곡과 변형이 만들어낸 공간특정적 일레트로닉 합주를 듣게 되는 셈이다.
Monument to Electronic Music in East Asia _Composition IX
IVAAIU CITY
‘Monument to Electronic Music in East Asia_Composition’ 시리즈는 전자음악을 매개로 하여 동아시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적 흐름에 대한 작업이다.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를 음악을 통해 넘어서고 서로 간에 상호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축되고 있는 이 흐름은 서울, 부산, 도쿄, 상하이, 타이페이, 방콕 등 동아시아의 다양한 도시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모뉴먼트를 만들고자 하였다.
조형적 원리로 점, 선, 면, 공간 그리고 빛을 기초로 한 구조물은 전자음악의 선구자 중 한 명인 Iannis Xenakis의 탈구축적 악보인 Pithoprakta(1955- 1956)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한 전자음악 이전에 존재하던 악보의 형태가 현재 전자음악 신 안에서 탈구축적으로 만들어져 가고 있고 각 문화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당인리 발전소
이응노
자연과 인간의 생동하는 움직임을 문자와 인간 형상, 다양한 화법을 통해 표현해오던 고암 이응노 작가의 작품으로 <당인리 발전소>는 과거 서울 한강변의 랜드마크 였던 당인리 발전소를 담고 있다.
생산의 미학
일광전구
일광전구는 전기용품을 취급하는 전업사로 시작하여 1962년부터 조명용 백열전구를 생산해오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입할 수 있었던 백열전구는 가장 가까이에서 우리의 일상을 밝혀주던 사물이다.‘생산의 미학’설치 작업을 통해 항상 완제품으로만 볼 수 있었던 백열전구를 복잡한 기계 설비의 매커니즘이 가진 미적(아름다움) 가치와 함께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반복적인 회전운동과 직선운동의 조합으로 전구를 만들어내는 시끄럽고 분주한 공장의 모습을 구 서울역사의 공간에서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TD0303290
전지인
당인리 발전소는 한국 최초의 화력 발전소이자 국내 유일하게 설비가 온전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전지인 작가의 작품 ‘TD0303290’에서는 멈춘 시간, 구 당인리 발전소의 정적인 공간을 동적인 움직임이 가능했던 시간을 찾아 소리를 만들고 상상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클립스(eclipse), 솔라리스(solaris)
정성윤
‘이클립스’와 ‘솔라리스’는 규칙 속에 숨겨진 비-규칙성이라는 알고리즘의 시각적 질서를 재현하는 방법론이며 그 구조의 룰에 맞추어 오브제들이 즐기는 일종의 전기구동 퍼포먼스 장치이다. 두 작품 모두 물질과 마음, 마음과 의식 사이의 관계를 부각시키고 인간이라는 미시적대상과 우주라는 거시적 세계의 상호소통을 형상화한다.
빛의 연인들
정재호
‘빛의 연인들’ 연작은 1960-70년대 한국영화의 장면 중 야경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일정한 프레임으로 잘라내어 그린 작업이다.
작가는 전기가 한국이라는 시공간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추적하면서 발전량의 증가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와 맞물려서 일어났고 그와 더불어 도시의 경관과 삶의 모습에도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영화를 관찰해보면 영화의 주 무대가 시골에서 도시로 빠르게 이동하고, 특히 도시의 야경이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재호 작가는 인공조명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얼굴을 통해 도시의 밤이라는 새로운 시공간 속에서 탄생한 도시적 밤의 정서를 드러내고자 시도한다.
당인리 발전소
티에리 소바주(Thierry Sauvage)
정지된 것에 대한 포착 그리고 정지된 것을 바라보며 그것이 작동되던 때 혹은 원본의 본질을 면밀히 하는 작동하는 프로세스에 대한 역산과 다가올 것에 대한 예측 등을 발전소의 장면들에 담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한국의 최초와 새로운 화력발전소 간의 역사와 변모의 흔적, 궤적들을 새로이 엮어보는 경험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