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전시구성
1부 '풍속이 속살대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풍속이 국립민속박물관과 독일 MARKK(Museum am Rothenbaum–Kulturen und Künste der Welt, 舊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150여 점에 이르는 풍속화와 나무기러기, 종경도, 거북점구 등 민속품이 생활공간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펼쳐진다.
2부 '풍속을 증언하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기산 풍속화와 그 속에 등장하는 기물(器物)을 통해 변하거나 변하지 않은 민속의 변화상을 찾아보는 자리이다.
<농부 밥 먹고>, 1890년대, 독일 MARKK 소장
■ 민속 전 분야를 그린 수수께끼 인물이자 K-culture의 '원조', 기산 김준근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 생몰년 미상)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화가로, 부산의 초량을 비롯하여 원산, 인천 등 개항장에서 활동했고, 우리나라 최초로 번역된 서양 문학작품인『텬로력뎡』(천로역정, 天路歷程)의 삽화를 그렸다. 그는 조선시대 대표 풍속화가인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나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1758~?)처럼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생업과 의식주, 의례, 세시풍속, 놀이 등 전 분야의 풍속을 그렸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당시에 우리나라를 다녀간 여행가, 외교관, 선교사 등 외국인에게 많이 팔렸으며, 현재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 북미 박물관에 주로 소장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미술사, 민속학 등 관련 분야 연구자들에게는 관심 대상이었지만,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기산 김준근의 존재와 그의 풍속화 세계를 널리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다.
■ 1부 '풍속이 속살대다*'*속살대다: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자꾸 이야기하다
1부 '풍속이 속살대다'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풍속이 국립민속박물관과 독일 MARKK(Museum am Rothenbaum–Kulturen und Künste der Welt, 舊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150여 점에 이르는 풍속화와 나무기러기, 종경도, 거북점구 등 민속품이 생활공간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펼쳐진다. 이번에 전시되는 두 박물관 소장품은 대부분 국내에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다.
사람과 물산(物産)이 모이는 시장과 주막, 그 시장에서 펼쳐지는 소리꾼, 굿중패, 솟대장이패의 갖가지 연희와 갓, 망건, 탕건, 바디, 짚신, 붓, 먹, 옹기, 가마솥 만드는 수공업 과정을 볼 수 있다. 또한, 글 가르치는 모습, 과거(科擧), 현재의 신고식과 유사한 신은(新恩) 신래(新來), 혼례와 상·장례 등의 의례, 널뛰기와 그네뛰기, 줄다리기와 제기차기 등의 세시풍속과 놀이, 주리 틀고 곤장 치는 혹독한 형벌 제도 등이 소개되어, 한 세기 전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림 가운데 '그네뛰기', '베 짜기'처럼 주제가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인물과 구도의 풍속화도 있어서 눈길을 끈다. 또한, 예물 보내는 모습부터 친영 행렬, 초례, 신부 행렬에 이르기까지 혼례 과정을 보여주는, 마치 파노라마 같은 그림도 전시된다. 전시장에는 기산 풍속화의 동작영상(모션그래픽), 풍속화 속의 주제·인물·기물(器物)을 찾아보는 '기산 풍속화 알아보기', 틀린 그림을 찾고, 퍼즐 맞추며, 색칠해 보는 '기산 풍속화 즐기기'도 마련되어 있다.
■ 2부 '풍속을 증언하다'
2부 '풍속을 증언하다'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기산 풍속화와 그 속에 등장하는 기물(器物)을 통해 변하거나 변하지 않은 민속의 변화상을 찾아보는 자리이다. 그림 속에는 사라진 기물도 있고, 모양과 재료, 사용 의미가 변했지만, 기능이 남아있는 것도 있으며, 형식은 바뀌면서 여전히 의식이 이어지는 의례도 있다. '수공업(갈이장이, 대장장이)', '식생활(맷돌, 두부, 물긷기), '놀이(바둑, 장기, 쌍륙), '연희(삼현육각, 탈놀이), '일생 의례(혼례)', '의생활(모자, 다듬이질), '사회생활(시험, 합격)'의 7개 주제를 중심으로 기산 풍속화, 사진엽서, 민속자료, 영상을 통해 쇠퇴하거나 변화하고 지속하는 민속의 특성을 소개한다.
■ 코로나19를 뚫고 126년 만에 고국에 온 독일 MARKK 소장 기산 풍속화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그림은 독일 MARKK 소장 기산 풍속화 79점(원본: 71점, 복제본: 8점)이다. 특히 외교관이자 인천에 세창양행(世昌洋行)을 설립한 상인인 에두아르트 마이어(Heinrich Constantin Eduard Meyer, 1841~1926)가 수집한 61점은 그림 주제가 다양한 데다가 대부분 인물과 배경이 함께 그려져 있어 예술적·학술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 이 그림은 우리나라를 떠난 지 126년 만에 다시 한국 땅을 밟게 되는 것으로, 전체 실물이 공개되는 것은 한국 최초이다. 또한, 1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채색이 그대로 살아 있어 당시 시대상을 우리에게 천연색으로 고스란히 전달한다.
■ 민속은 무엇인가?
민속은 전승되지만, 또 변화한다. 사람과 사람이 바뀌고 세대가 바뀌면서 민속은 당연히 변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민속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2020년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가 우리 삶을 변화시키듯, 한 세기 전을 기록한 풍속의 블랙박스인 기산 풍속화를 통해 그 속에 담긴 삶의 변화상을 찾아볼 수 있다. 민속의 변화상을 살펴보면서 '민속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며, 현재의 풍속은 어떻게 기록되어 훗날 오늘의 민속으로 소개될지 그려보길 바란다. 아울러 전시 관람이 코로나19로 지친 우리 국민들의 일상을 치유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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