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 가 : 오상열
전 시 : 오상열 개인전 – 삶의 순간, 순간들
장 소 : 인사동 선화랑 1 - 2층 전시장
일 시 : 2020년 6월 17일(수) - 7. 7일(화)
출 품 : 회화작품 30여점
문 의 : 02) 734 - 0458
내 용 |
선화랑(원혜경 대표) 에서는 2020년 6월 17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양화가 오상열(b.1979)의 개인전을 연다. 오상열작가는 선화랑이 매해 첫 기획전시로 개최하는 역량 있는 젊은 작가의 그룹전 ‘예감전’을 시작으로 아트페어-신진작가 특별전, 선화랑 기획전 등을 통해 지속적인 인연을 맺어왔다. 작가는 성실하게 자신만의 색깔로 일상에 대한 솔직하고도 담백한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왔다. 회색빛 도시 속에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투영하고 있다. 그러한 작품 이미지들은 오히려 어려운 시국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분명 큰 공감과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 전시를 마련하게 되었다. 오상열의 그림들은 개개의 고충, 애환 그리고 기쁨, 아름다운 추억 등 삶의 이야기를 대변하며 그가 바라다본 사회와 그 안의 사람들의 모습 그대로를 그림 속에 축도해 놓은 시대 회화, 현대인의 자화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몇시에 일이 끝날까, 41X53cm, acrylic on canvas, 2018
저게 재밌니, 72.7×116.8cm, Acrylic on canvas, 2018
월세 올려 달라는데... 91X116.8cm(50F), acrylic on canvas, 2019
‘삶이 무대’
오상열 작가의 화면은 극적 요소를 지닌다. 화면 전체를 아우르는 회색 빛의 도시 속에 단독 인물만이 색으로 강조되거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하여 마치 무대 위에 존재하는 희극의 주인공으로 탈바꿈된다. 또한 그 주인공은 작품의 타이틀처럼 마치 독백을 하며 삶 속에서 겪고 느낀 자신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듯 하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여러 순간들을 클로즈업해서 이어 붙인 단막극 같다’는 작가는 현대사회의 일상적인 풍경에 그곳을 살아가는 인물을 배치하여, 관객들이 자신의 삶의 흔적을 작품 속에서 발견하며 다시금 회상해보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가게 문을닫아야 하나... 41×53cm(10P), acrylic on canvas, 2019
이일을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아하나(부분) 53X45.5cm, acrylic on canvas, 2017
접어야 되나 계속해야 되나, 33.4X53cm, acrylic on canvas, 2018
‘뒷모습’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쁜 일상과 치열한 현실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뒷모습이다. 어둑한 사무실 복도를 지나치는 사람, 홀로 남겨진 사무실에서 미처 끝내지 못한 일에 골몰한 사람, 가게 앞이나 포장마차에서 술잔을 기울이거나 저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사람이 그렇다. 왠지 그 모습은 소외되고, 세상에 홀로 던져진 듯 쓸쓸해 보이고, 삶의 무게를 버겁게 짊어지고 있는 듯 하다. 전면의 얼굴을 통해서라면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힘든 현실이고 감정일 것이다. 오히려 사람의 뒷모습은 처연한 현실의 감정을 예시해 주고있다. ‘회색 빛 도시’ 작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슬픔, 기쁨, 외로움, 고독, 소외감 등의 감정과 고민을 공유하고 싶었다. 이런 감정과 고민은 세상의 색을 뺀 채 온통 회색 빛이 가득한 풍경으로 대변된다. 그 안의 삶은 냉혹하고 처절하기만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름답다고도 했다. 비극적 감정이 단지 슬픔과 우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내면을 더욱 정화해주는 카타르시스처럼 말이다. 작가의 그림에는 이런 존재에 대한 비극적인 감정과 함께 타인을 향한 연민과, 애정 어린 시선이 묻어난다. 나를, 나와도 같은 삶을 살아가는 타인을 위안하는 연민의 정이 작가의 그림 속에 담겨있다. 어쩌면 이런 감정과 고민을 통해 스스로가 답을 찾아가는 삶의 과정이 비로소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고,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역으로 반문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날들..., 60.6X72.7cm(20F), acrylic on canvas, 2020
‘아름다운 날들’
작가는 일상이 전개되는 도시의 모습을 대부분 회색 빛으로 그려내며 현실에 부딪히는 현대인의 고충, 고독을 표현해 내었지만 최근작에서는 색채의 절제속에서 파스텔 톤의 따듯하고 화사한 꽃 길 등을 보여주며 좀 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아름다운 어느 날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삶 속에서 바라고 희망하는 봄날 같은 어느 날이 아닐까 한다. 유례 없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더더욱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분들께 오상열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삶의 고충을 함께 공감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다시금 삶에 대한 의지와 에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간이, 그리고 마음의 위안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