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 가 명 송수민
전 시 명 ○○이 머문 자리
전시기간 2020. 6. 16 - 7. 11
전시장소 OCI미술관 2층 전시실
○ 2020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 송수민(1993-)의 개인전
○ 이야기를 털어 내고, 이미지를 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들린다!
○ 식물, 방울, 거품, 격자, 구름, 논밭, 바위가 ‘소리’를 만나 변신
○ 시청각적 경험에서 획득한 이미지를 추출, 변이, 강조하는 회화 실험
“멀리 산이 보이고, 그 앞으로 푸르고 누런 논밭이 뻗었다. 알 수 없는 농작물이 보인다. 코가 맞닿을 만큼 가깝게 들여다보니 황토색 바탕에 유기체적 형태의 희고 푸른 무늬가 옷감의 패턴처럼 일렁인다. 화면 속 화면에 들어찬 구름은 문득 석고상의 수염 같다.”
하나의 풍경이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장소가, 다른 이에겐 비극의 현장일 수 있다. 아울러 그러한 맥락에 속박되지 않은 제삼자에겐, 그들이 생각지도 못한 전혀 다른 장면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미지가 맥락을 벗고 홀로 서는 전시가 열린다. 바로 6월16일부터 7월11일까지 종로구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에서 열리는 송수민 작가의 개인전 《○○이 머문 자리》.
OCI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0 OCI YOUNG CREATIVES 여섯 선정 작가가 오는 6월부터 총 약 석 달에 걸쳐 차례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그 첫 전시인 송수민의 이번 개인전은 시청각적 경험에서 정황을 걷어내어 순수한 이미지를 유리하는 다양한 과정과 양상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회화 메커니즘 탐구에 힘을 실은 전시이다.
특정한 시기와 장소, 맥락에서 포착한 장면들이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정황과 기억은 점차 흐려지고, 감회는 퇴색한다. 본 적 있는 풍경도 새삼스레, 낯설게, 색다르게 와닿기를 거듭한다.
인상과 기억은 처음의 그것과 영 딴판으로 멀어지고, 장면은 정황과 유리되어 단지 ‘이미지’로 남는다. 이미지는 이미지 자체로서의 시각적인 감흥을 부르고, 또 다른 이미지로 전이한다. 맥락의 족쇄를 풀고, 이미지의 이미지로 점차 그 순도를 더한다. 작가는 수없이 많은 서로 다른 형태의 정보가 단단하게 뒤얽힌 사건이란 광석에서 이미지를 증류해내는 일종의 회화 실험에 몰두하는 셈이다.
식물로 뒤덮인 화면은 대개 녹색 계열의 주조색을 바탕으로, 흰 방울이나 거품, 격자, 시각적 질감을 강렬히 풍기는 다양한 모양새의 구름, 산자락, 바위(혹은 이들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이어진다. 희고 누런 줄기로 거미줄처럼 엮이기도 하고, 화면 속에 또 다른 화면이 나란히 들어차거나 겹치면서 다층적 구조를 획득한다. 어딘가에서 떠오른 크고 작은 흰 방울은 프레임의 경계에 가려지기도 하고, 때론 경계를 넘어 다른 화면으로 자유롭게 넘어간다. 자유로운 화면 분할을 암시하듯 사방으로 구획한 논밭이 들어차고, 그 앞을 사선으로 가르며 누렇게 뻗은 밭두렁은, 땅의 모양새인지 또 다른 화면 구획인지 모호한 모습으로 감상자의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한다.
그의 이미지는 자립한다. 이미지가 맥락에서 분가하면, 빈자리는 곧이어 전혀 다른 이야기들로 들어찬다. 그의 이번 작업들은, 작업 과정에서 마주친 수많은 청각적 심상들이 빈칸을 채웠다. 이미지가 새로운 이야기를 섭외하고, 그에 영향 받은 이미지가 또 다른 생각을 불러, 새로운 이미지로 전이 혹은 변모한다. 말하자면, 주변 정황과 맥락에 기대지 않고, 이미지 자체로 전면에 나서는 일종의 독립 선언이다.
[전시 서문]
같은 솥뚜껑도 고물상 주인 눈엔 돈으로, 먹방 BJ에겐 삼겹살 불판으로, 놀란 사람에겐 자라로 보인다. 또 어느 원시인은 방패나 바퀴쯤으로 여길는지 모른다.
송수민은 경험 덩어리에서 기억과 감회를 털고, 정황과 맥락을 깎아 낸다. 표면을 덮었던 ‘누가, 언제, 어디, 무엇, 어떻게, 왜’를 걷으면 어느새 장면과 풍경 자투리만, 이야기가 머문 자리만 앙상하게 남는다. 아무 동기 없이 시야에 들어차는 수풀은 유기체적 형태의 푸르고 누런 기운으로, 얽힌 이파리를 비집고 새는 햇살은 희뿌연 물보라로 화한다. 문득 들려오는 옆집 노랫소리와 예고 없이 쏟아지는 빗줄기는 붓질에 새로운 감회를 더한다. 바야흐로 이것은, 어느 풍경에서 마주친 기운과 무늬, 그 패턴에서 떠오른 어떤 박자, 그 리듬이 작업실 외벽을 두들기는 빗소리에 발맞춰 일렁이는, 그래서 태생과는 영 딴판인 그림, ‘새삼스러운’ 그림이다. 말하자면 거듭 탈 맥락화한 이미지, 이미지의 이미지, 또 그것의 이미지이다. 이처럼 ‘탈 맥락’은 맥락의 제거가 아니라 또 다른 맥락으로의 전격적 이주를 뜻한다.
김영기 (OCI미술관 선임 큐레이터)
송수민(Sumin Song, 1993-)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 학사 및 석사를 취득했다. 시청각적 경험에서 이미지를 추출, 변이, 강조하여 조형성에 주목하는 회화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2020년 OCI미술관 개인전 《○○이 머문 자리》를 통해, 이전보다 한층 다채롭고 보다 자유로워진 이미지 전이 실험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학력
2018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석사
2015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개인전
2020 ○○이 머문 자리, OCI미술관, 서울
2019 하얀 자국, 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2018 플라스틱 이파리, space55, 서울
膜막: 가려진 풍경, 예술공간 서:로, 서울
단체전
2020 mindscape, 이안아트스페이스, 서울
2019 이름 없는 말들, 금호미술관, 서울
In White Space, 아트사이드갤러리, 서울
2018 Solo Show, 해담하우스, 서울
없는 풍경, 성북예술창작터, 서울
ZEBRA ART FAIR, 대안공간 눈, 수원
낯설지 않은 도시풍경의 기억, GS갤러리 나눔, 서울
Support SARUBIA 2018,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서울
2017 두 번째 도시, 세 번째 공동체, 인천임시공간 / space xx, 서울
제3의 과제전,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서울
동전 한 개를 던질 때 나오는 경우의 수, 스페이스15th / 4LOG, 서울
이 작품을 주목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2016 21人의 컨템포러리전, 겸재정선미술관, 서울
회화 말하는 그림전, 서울서부지방법원, 서울
그럼에도 불구하고 X,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Cutting Edge 100, 가나아트센터, 서울
2015 a.school open studio, 북노마드, 서울
E:dea, 팔레드서울, 서울
Emerging Artist, 이화아트센터, 서울
SCOUT전, 갤러리이마주, 서울
수상 / 선정
2020 2020 OCI YOUNG CREATIVE
2018-9 금호창작스튜디오 14기 입주작가
2020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
조해나, 송수민 개인전 개최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의 신진작가 발굴, 지원 프로그램인 2020 OCI YOUNG CREATIVES 의 선정 작가 6명이, 6월 16일부터 9월 26일까지 약 3개월여에 걸쳐 개인전을 연이어 개최한다.
박윤지 송수민 정덕현 정수정 정해나 조해나 6명의 작가는 OCI미술관의 1층 또는 2층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연다. 젊고 유망한 작가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은 물론,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 신세대 작가들의 향방을 가늠해 볼 기회이기도 하다.
OCI YOUNG CREATIVES는…
만 35세 이하의 젊은 한국 작가들을 지원하는 OCI미술관의 연례 프로그램이다. 매년 여름 공개모집을 진행, OCI미술관 학예팀과 외부 전문가를 초청하여 3차례 이상의 심사를 통해 선정한다. 선정 작가 전원에게 각 일천만 원의 창작지원금과 이듬해 OCI미술관에서 개인전 개최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OCI미술관 큐레이터의 전시 기획, 전문가와의 1:1 평론가 매칭, 리플렛 제작 및 온/오프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대외 홍보, ‘작가와의 대화’를 비롯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 등 OCI미술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
오는 7월, 12회 공모를 앞둔 본 프로그램은, 매회 평균 50:1이 넘는 높은 경쟁률 속에 지금까지 총 73명의 작가를 배출했다.
○ OCI미술관의 신진 작가 지원(만 35세 이하)
○ 선정 작가 전폭적 지원
- 창작 지원금 1천만 원
- OCI미술관 큐레이터의 전시 기획
- 전문가와의 1:1 평론 매칭
- 전시 리플렛 제작
- 온/오프라인 홍보
- 작가와의 대화 등 연계 프로그램
○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73명 배출
○ 평균 50~60대 1의 높은 경쟁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