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Gallery form의 기획 전시로 이문호 개인전이 2020년 7월 10일부터 8월 10일 까지 열린다.

이문호의 근작들에 밝은 관객이라면 공간들을 연결하는 이 ‘벽 아닌 벽들’이 최근 몇 년간 작가가 관심을 기울여 온 공간 트라우마(밀집되고 단절된 도시 주거 공간에서 거주민들이 느끼는 심리적 위기)에 대한 사유로부터 유래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Master Plan>이나 <Inner-view>(2015)와 같은 작업들에서 그는 주거 공간에 대한 근대적 기획(르 코르뷔지에의 공동 주택 개념)이 야기한 분열적 징후들을 매우 낯설고 기묘한 시각적 경험으로 재구성해 낸 바 있다. 이번 작업은 작가가 밝히고 있듯, ‘벽을 해체하고 개방하는 시도이며, 이를 통해 근대의 폭력적 공간성에 대항하고, 삶의 환경을 재인식하려는 기획’이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일종의 ‘공간 비판’인 그러한 작업들이 작업에 내장된 비판의식과 별개로 매우 뚜렷한 미적, 형식적 완결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 이문호 작업은 매우 세련된 형식성을 드러낸다. 

로스코의 그림처럼 보이는 정제된 색면, 시점에 따라 상이한 스펙트럼을 취하도록 계산된 컬러 패널, 초기 미니멀 조각을 보는 듯한 단호하고 논리적인 공간 구조, 각각 금색과 은색으로 처리된 거울들의 매혹적인 표면 등은 이문호가 작업의 형식적 측면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다.

-벽 아닌 벽, 이문호 작업의 형식에 관해- 

(최종철 미야자키 국제대학교 미술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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