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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ngularity is Near 특이점이 온다전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20-08-12 ~ 2020-08-23

  • 참여작가

    노영미, 윤보현, 장유정

  • 전시 장소

    갤러리수:

  • 문의처

    070-7782-7770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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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2020. 8. 12 - 8. 23

방문하시는 분들께서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부탁드리며, 갤러리에서는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자체 소독과 개인 위생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전시장소: 갤러리 수 | 서울시 종로구 팔판길 42
안내: T. 070-7782-7770 | info.gallerysu@gmail.com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해외여행에 대한 경보가 장기화되면서 무력감과 고립감이라는 심리 상태로 이어지는 '코로나 블루(Covid Blue)'의 시대가 왔다. 동시에 비대면의 사회적 관계를 바탕으로 한 경제 활동과 소비 문화가 확산되는 현실을 경험하며, 미래 논쟁은 한발 더 앞당겨졌다. 무엇보다 예술계는 직격탄을 맞으며, 갑작스레 맞이한 언택트 바람에 새로운 전시의 판도를 전망하고 개척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랜선 경험이 오프라인의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본질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있으며, 긴급 지원정책은 현장과의 어색한 간극을 드러낸다. 이 패러다임 변화의 시기에 예술은 어떤 모습과 위상으로 관람자에게 다가가야 할까?  

전시 타이틀의 ‘특이점(Singularity)’이란 어떤 기준을 상정했을 때, 실제로 그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점을 이르는 용어로 물리학, 수학에서 사용된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시점으로서 '특이점 이론'을 주장하는 미래학자 레즈 커즈와일은 특이점의 예상연도인 2045년를 전후로 AI가 인류 전체의 것을 합친 지능을 초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번 전시 <The Singularity is Near 특이점이 온다>는 기술과 예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진화해 나갈 수 있는 방향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하며, 참여작가 노영미, 윤보현, 장유정 3인은 2020년을 살아가는 동시에 기술과 예술이라는 두 영역을 사진, 오브제, 영상,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매개한다.

세 작가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과거와 현재, 서양과 동양,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각자의 방식으로 넘나드는 작업을 시도해 왔다. 갤러리를 들어서면 보이는 장유정의 ‘자연스러운 자연 Natural Nature(2018)’은 식물원에서 찍은 사진과 그 사진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수집하고 가공한 오브제를 나란히 제시한다. 작가는 지난 작업들에서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이미지와 실재 사이의 관계’를 확장해 다루며, 그 관계 속 새로이 형성되고 있는 순환 구조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사전, 키세스 초콜릿, 목상자와 같은 사물과 사진 속의 식물 중 무엇이 실재에 가까운가? 눈 앞의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카메라 렌즈로 그 모습을 담아내는 이미지 홍수의 시대에 우리에게 실재란 무엇인지, 우리는 오늘날의 사물, 이미지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묻고 싶다.

1층 코너를 돌면 왁스로 제작한 누드 피규어와 그림자로 이뤄진 윤보현의 작품 'Shadow(2014)'를 마주하게 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TV 쇼나 영화가 여러 장소들에서 촬영된 무수한 컷들을 편집해 매끄러운 장면을 연출하듯이, 다수 개의 마디로 분절된 몸체들은 그림자로나마 완벽한 형체를 입게 된다. 작가는 퍼펫 쇼를 연상시키는 작품에 단일한 빛을 이용한 그림자 트릭을 적용해 우리의 '자유로운 몸' 배후의 보이지 않는 권력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개인과 집단, 인간이 이루는 관계 속 가시성과 인식에 대한 작가의 탐구는 갤러리 2층의 조각, 설치, 인터랙티브 등의 장르를 통해 다각도로 풀어낸 유리 매체 작업들에서 한층 심화된다. 윤보현은 투명한 ‘유리’를 빛, 소리, 진동으로 변형시키며 인간 관계와 시각성 사이에 내재하는 여러 레이어를 탐구하고 있다.

2층 노영미의 영상 작품 3점 ‘파슬리 소녀(2018)’, ‘KIM(2019)’, ‘I am not yours, I am you(2019)’는 세계의 드넓은 망(world wide web)을 떠도는 문서, 소리, 그림, 동화상(moving image)의 소스들로만 제작되었다. '파슬리 소녀’에서 주인으로부터 독립하는 이탈리아의 오래된 동화를 연기하기 위해 모인 데이터들은 저작권으로부터 해방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릴레이로 상영되는 ‘KIM’은 어느 여인이 자신의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해 미스터 킴을 찾으러 산으로 가는 이야기로 박지원의 ‘김신선전’, 헤르만헤세의 ‘산길’, D.H.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각색하여 만들었다. ‘I am not yours, I am you’는 그린 스크린 속 뛰고 있는 한 여자와 안개 낀 강가의 모습을 담은 두 파운드 푸티지의 스틸 컷을 ‘구글 이미지 검색’해 찾은 유사 이미지들로 교차 편집한 작품이다. 작가는 저작권이 풀린 자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계 속 그들의 자유, 해방, 그리고 소외, 불안감을 담아내며 그들의 이용자 혹은 방관자일 우리에게 몰입과 동시에 거리감을 준다.

전시는 끝으로 건물 외부를 활용한 윤보현의 작품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새로운 행동지침 속 개인과 집단의 경험과 소통에 대한 의식 변화에 대한 생각을 되새기며, 관람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자 ‘행위’한다. 이 전시에서 주목하는 세 작가의 작업은 인간과 기술 간의 관계와 포착하기 힘든 그 이면의 양상을 추적하며, 21세기의 팬데믹 사태라는 연속선상을 벗어난 사회적 변곡점에 접근하는 차별화된 예술적 우회 경로를 제공한다. <The Singularity is Near 특이점이 온다>는 기술발전의 무게 중심을 재고하며 ‘특이점’을 재정의하고자 한다. 노영미, 윤보현, 장유정 3인은 동시대의 관찰자이자 예술 행위자로서 코로나 시대 속 ‘예술’의 본질과 존재를 고민하고 세상과 소통해야 하는 숙명을 공동의 ‘사명’으로 삼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미학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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