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복을 통한 비움, 김대수 사진전 《풍경사색 LAND TO SOUL》
한미사진미술관에서 개최
한미사진미술관은 9월 12일부터 풍경사진으로 한국의 미학을 풀어낸 김대수 《풍경사색 LAND TO SOUL》을 개최한다. 40여 년간 사진 작업을 이어온 김대수(1955~ )는 사진 작업 초기에는 실험적인 사진으로 자아를 표출하는데 집중하였고, 40대에 들어서면서 사진의 본질 탐구에 몰두했다. 1998년 이후 대나무와 숲을 담은 대표 사진 연작으로 한국인 기저에 흐르는 보편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번 전시 《풍경사색》은 김대수가 깊은 ‘사색’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의식을 초점 없는 풍경 사진으로 드러낸 연작을 선별하여 소개한다.
김대수는 특정한 곳에 시선을 집중하기 보다 동등하고 균일한 시각으로 자연을 바라본다. 곧게 뻗은 대나무들이 한 프레임 안에 나열된 《Bamboo》 연작처럼, 작가는 특정한 곳에 초점을 맞춰 구도를 만드는 서구식 배치가 아닌 초점을 맞추지 않는 ‘무심함’을 우리 고유의 미의식과 연결했다. 시선이 머무는 곳이 없어지면서 대상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는 것을 선의 경지로 삼는 한국인의 기질을 《Bamboo》, 《Tree》, 《Sky》 전시작에서 보여준다.
김대수는 대상이 지니는 특성이나 아름다움에 기대기 보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무심한 마음, 관념에서 비롯한 동양적인 보는 방법을 구현했다. 나무가 숲을 이루는 《Tree》 연작에서도 나무의 가지와 줄기의 디테일이 살아있으며, 공간을 이루는 배경 역시 선명하다. 김대수의 사진 속 자연은 원근법으로 인해 강조되는 부분 없이 화면 안의 모든 대상들이 온전히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낯섦과 낯익음이 공존하는, 익숙한 듯 보이지만 눈으로 보는 현실과는 다른 풍경을 재현한다. 작가의 깊은 사색을 통해 재현된 《풍경사색》 속에서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해 별도의 개막 행사 없이 진행되며, 온라인 사전 예약(네이버예약)제로 운영된다.
▲ double take, Gelatin silver print, 1999 ⓒ김대수
▲crazy woman, Gelatin silver print, 2001 ⓒ김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