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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 : FAITH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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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욕망을 내보이지 못하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모순과, 그 모습을 바라보는 작가의 고민을 담아낸 'FAITH‘에서는 김홍식 작가의 최근 작업 약 15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김홍식은 그래피티를 통해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옻칠, 자개 등의 전통적 소재와 현대 자본주의 시대의 이슈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 시간 그래피티의 발자취를 따라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전시켜 온 김홍식은 다층적으로 얽힌 현대사회의 문제와 모순이 공존하는 오늘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가 속해 있는 하이픈 아트(hyphen art)와 젊은 감각으로 홍대에 문화예술 활력을 더하고 있는 서드뮤지엄의 협업으로 기획되었다. 하이픈 아트와 서드뮤지엄의 두 번째 협업 전시 ’FAITH‘에 많은 귀추가 주목된다.




주 활동 무대는 바뀌었지만 줄곧 그래피티의 역사와 발자취를 따라 작가 세계를 발전시켜 온 김홍식 작업의 근간에는 사회의 모순과 금기를 깨뜨리고자 하는 작가 의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2013년의 ‘가격 시리즈’부터 현재의 ‘총 시리즈’까지, 김홍식은 쉽게 자신의 물질적 욕망을 드러내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습성을 발견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수준과 행복을 보장하는 돈은 현대인들의 삶의 동력이자 자극제로서 존재하지만 한편으로 물질적 안락함에 대한 선망이 터부시되는 모순이 지속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작가는 그 원인이 조선시대 유교사회에서 비롯된 도덕지향주의에 있다고 보며, 이러한 사고방식에 지배받는 현대인들의 솔직한 본심을 드러내고자 한다.



“나는 문자도의 ‘효제충신예의염치’를 위시한 도덕지향주의의 유교문화 전반을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부조리의 근원으로 개념 지었다.”

- 김홍식 개인전 'FAITH' 작가노트 중


이 과정에서 김홍식은 조선시대, 특히 조선시대의 문자도를 새로운 방식으로 발전시킨다. ‘효제충신예의염치(孝悌忠信禮義廉恥)’라는 유교사회의 필수 덕목과 다양한 길상이 조화를 이룬 문자도는 조선 후기 신분제도의 동요와 민중의 희망을 반영하는 예술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김홍식이 본 문자도는 유교사회로 편입되고자 하는 평민들의 욕망 표현 수단이다. 유교사회의 질서를 공고히 하고 개인의 세속적 소망을 효제충신예의염치로 포장한 문자도는 결국 ‘한국스러운’ 시도의 결과물인 것이다. 때문에 김홍식은 효제충신예의염치를 오늘날 물질적 욕망의 상징인 총으로 치환한 ‘총 시리즈를 전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5점의 총 시리즈를 관람할 수 있다.



작가 소개

김홍식은 2000년대 중반, 홍익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 재학시절에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외래문화인 그래피티는 그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관한 자문을 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그것은 한계이자 출발점이었다. 결국 그래피티의 태도 위에 다양한 재료와 형식을 조합하는 방식을 수년간 실험하였고 그 결과, 2013년에 선보인 컨셉츄얼아트 형식의 그래피티인 <가격시리즈>를 필두로 하여 최근에는 옻칠과 민화 기법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사회의 정체성에 관한 주제를 작품에 쏟아내기에 이른다. 김홍식은 그래피티의 근원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룰을 파괴’하는 전략을 고수해왔으며, 그 방식은 그가 작품의 컨셉을 구축할 때 사용하는 핵심기술이다. 그의 작품에는 긍정과 부정의 양 극단 중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냉철하면서도 개방적인 한국인의 이상향을 꿈꾸는 작가의 비전이 투영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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