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김해박물관(관장 오세연)은 2020년 특별전『말을 탄 가야』를 개최한다. 가야 사람들이 말과 함께 일구어낸 문화와 지혜가 담긴 가야 말갖춤 800여 점을 선보인다. 가야 사회에서 말의 역할과 가치를 살펴 볼 수 있도록 기획한 이번 전시는 다음과 같이 3부로 구성하였다.
제1부 고대 말의 모습
말은 뛰어난 기동성과 힘을 지닌 가축으로 인류와 오랜 기간 함께하며 인류 사회가 성장하는 데 이바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 이전부터 말을 잘 다루며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이용했다는 것은 문헌 기록을 비롯하여 유적에서 출토된 말 관련 자료들로 알 수 있다.
고대 여러 유적에서 출토된 말뼈와 함께 말 모양 토우, 말 탄 사람 모양 토기, 말 무늬 토기를 소개한다. 고대 사람들이 그리고 빚은 말모양을 바탕으로 당시의 말 모습을 추정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제2부 가야 말갖춤의 흐름
말갖춤은 말을 부릴 때 쓰는 연장이나 말에 딸린 꾸미개로 기능과 쓰임새에 따라 말을 부리기 위한 제어용, 기수가 말에 안전하게 올라 앉기 위한 안정용, 말을 장식하기 위한 장식용, 말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용으로 나눠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말갖춤의 특징과 발달과정을 소개한다. 가야의 말갖춤은 처음에는 중국 동북지방의 제작 기술의 영향을 받아 등장하지만, 점차 독자적인 특징과 기술을 발전시켰다. 가야 초기의 말갖춤은 제어용과 안정용을 중심으로 실용적인 성격이 강하였지만 5세기 이후에는 귀금속을 이용하여 화려한 장식용도 널리 제작하여 사용하였다.
제3부 말갖춤으로 보는 가야 문화
가야 유적 곳곳에 남겨진 말갖춤은 가야 사람들이 말을 일상생활에서는 짐을 나르거나 이동하는 수단으로, 지배자들에게는 그들의 위세를 뽐내는 대상으로, 전쟁에서는 용맹한 전사로, 신성한 제사에서는 숭고한 희생물로 사용하였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또한, 가야의 말갖춤에 남아있는 신라와 백제의 영향을 함께 보면서 당시 주변 여러 나라와 활발하게 교류하며 성장했던 가야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대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말을 부리고 장식한 도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재현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가야 주요 고분군에서 출토된 자료와 연구 성과와 전문가들의 학술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금관가야와 대가야의 장식용 말갖춤과 아라가야의 전쟁용 말갖춤 복원을 시도하였다. 각각의 유물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말갖춤의 기능과 역할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연출하였다.
가야 말갖춤의 역사는 가야 사람들이 말과 함께 일구어낸 문화와 지혜를 반영하고 있다. 가야 사람들이 남긴 말갖춤을 선보이는 이번 특별전을 계기로 가야 문화와 가야 사람들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