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기예술창작지원 시각예술 성과발표전 생생화화:生生化化
우수·유망작가들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 단원미술관 12/8 개최
안산문화재단(대표 김미화)은 지난해에 이어 경기문화재단과 공동주관으로‘2020년 경기 시각예술 성과발표전 생생화화:生生化化《모호하지만 빛나는 소우주》’를 단원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2020년 경기예술창작지원 사업의 시각예술 부문 성과발표 전시로 경기도를 기반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수작가와 향후 성장 가능성이 주목되는 유망작가에게 신작 제작을 위한 창작지원금과 비평 워크숍 프로그램, 전시 개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단계별 시각예술 지원사업이다.
올해 경기문화재단은 '경기예술창작지원 사업 시각예술 분야'에서 유망작가 12인과 우수작가 10인을 선정했으며, 성남큐브미술관을 시작으로 아트센터 화이트블럭(파주)과 단원미술관(안산)에서 성과발표 전시를 개최한다. 이후 22인의 선정작가들과 매칭 평론가, 기관별 담당 큐레이터 등이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토론하는 전시비평 라운드테이블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선정된 작가들의 신작 과정과 그 결과(전시)를 공유하고 작가와 작업에 대한 해석과 의미 부여를 위한 평론매칭프로그램으로 작가들을 위한 다각적인 후속 지원사업이라 할 수 있다.
성남큐브미술관에 이어 단원미술관에서 진행할 예정인‘2020년 경기 시각예술 성과발표전 생생화화 : 生生化化《모호하지만 빛나는 소우주》는 유망작가 3인(박소현, 김희연, 전병구)과 우수작가 6인(이연숙, 안성석, 전보경, 전혜주, 정석우, 조은지)이 참여한다.
전시의 타이틀《모호하지만 빛나는 소우주》는 작은 존재로서의 인간이 거대한 우주 속에서 뒤엉켜 서로 유기적인 관련성을 맺는다는 파라켈수스(Paracelsus, 1493~1541)의 이론에서 비롯된다. 그에 따르면 인간과 우주 사이 그 대응 관계에 따라 인간(소우주)은 대우주를 통해서, 대우주는 소우주를 통해서 인식될 수 있다고 한다. 전시 타이틀과 같이 모호하지만 빛나는 우리와 사회의 유기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작가 저마다의 이야기들을 따라가 본다.
장소에 대한 개인의 기억과 주변 또는 공동체의 시대와 세대를 걸쳐 나타나는 풍경, 인간의 움직임에 대한 고찰과, 새로운 언어 출현에 관한 상상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조형 방식을 거쳐 재현하거나 재구성한다. 작가들은 일상의 풍경에서 실재를 가늠할 수 없는 세계 또는 애매하고 낯선 풍경들을 발견하고 급변하는 사회와 도시의 이면을 탐구하기도 한다. 또한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상실감에 관한 서사에서 나아가 우리의 행동으로부터 파생되는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시각화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들의 작업을 탐구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전시는 오는 12월 8일 오픈하여 내년 2월 28일까지 진행하며, 코로나-19로 인해 전시 기간 및 관람 시간, 관람방식이 변경 혹은 조정될 수 있다. 전시 관련 문의는 단원미술관 031-481-0508로 하면 된다.
○ 전 시 명 : 2020 경기예술창작지원 시각예술 성과발표전 생생화화 : 生生化化
<모호하지만 빛나는 소우주 Ambiguous murmur, but a shining microcosm>
○ 전시기간 : 2020. 12. 8.(화) ~ 2021. 2. 28.(일)/ 월요일 휴관
○ 관람시간 : 10:00∼18:00
○ 전시장소 : 단원미술관 1관
○ 관 람 료 : 일반 : 2,000원
*할인 : 안산시민, 20인 이상 단체, 초․중․고, 군․경 50%
*무료 : 미취학(~7세), 65세 이상, 장애인
○ 관람방식 : 자유 관람으로 예약 없이 입장 가능, 단체(10인 이상) 입장 불가
○ 주최주관 : 경기문화재단, (재)안산문화재단
※코로나-19로 인해 전시 기간 및 관람 시간, 관람방식이 변경 혹은 조정될 수 있음
1 (유망)김희연 Heeyon Kim
노란빛_Acrylic on linen_162×130cm_2020
Yellow light_Acrylic on linen_162×130cm_2020
김희연은 일상의 평범한 풍경, 그리고 인간이 남긴 인위적인 흔적과 자연이 공존하는 양상을 회화로 재현하는 작업을 한다. 이때 화면에서 대상 외에 불필요한 부분을 생략하고 강한 색감의 대비와 그 장소에서 느꼈던 개인적인 기억을 더해 극적인 장면으로 전환한다. 이번 신작에서는 작가가 거리를 거닐며 마주했던 과거 건축양식과 건축 자재에 주목하고, 자연과 건축물이 서로 둘러싼 가운데 느껴지는 애매하고 낯선 풍경들을 화폭에 담아내려 하였다.
2 (유망)박소현 Sohyun Park
부유하는 물덩이 #43 — 따뜻하게 얼리기_순지에 채색_100×72.7cm_2020
Floating fountain #43 — Lack of hiding_Colors on Hanji_100×72.7cm_2020
<부유하는 물덩이 #43—따뜻하게 얼리기>는 상승과 하강이 동시에 일어나는 순간, 곧 사라질 준비를 하는 시점을 붙잡으려는 움직임이다. 분수는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무대의 중앙에 서서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른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들지만, 또다시 솟아오르기를 반복한다. 밑바닥에서부터 묵묵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 저 높이 쏘아 올리는 노력이 모여 ‘부유하는 물덩이’가 된다. 온전히 보이는 듯하나 이내 사라져버리고, 비어있는 듯하나 또 가득 차 있는 이런 투명하고 반투명하고 불투명한 순간은 그것을 따라가는 붓질이 되어 잠시 맺히고 또 흘러내린다. 흐르다 멈춘 흔적들의 중첩으로 완전하지 않은 형상을 찾아 나간다.
3 (유망)전병구 Byungkoo Jeon
회상_oil on canvas_40.9×31.8cm_2019
Reminisce_oil on canvas_40.9 × 31.8cm_2019
전병구 작가는 이렇다 할 것 없는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친 어떤 대상이나 장면을 그림처럼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나뭇가지에 걸린 비닐, 뒷산에 핀 진달래, 바닥에 흩날려있는 꽃잎, 비 오던 날의 동네 하천 등 그림이 되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하고 지루한 것들. 이처럼 우리 주변 가까이 있지만 먼 것들, 반복되지만 볼 때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는 것들, 기시감을 일으키나 실재를 가늠할 수 없는 현실 너머 어는 먼 곳의 세계를, 작가는 말이 없는 그림의 세계로 담아내고 있다.
4 (우수)안성석 Sungseok Ahn
스트리밍_싱글 채널 비디오_12분_2020
Streaming_single channel video_12'_2020
안성석은 군중의 행동 양식과 역사의 비극적 추동력을 미디어로 재생해 보인다. 신작 <스트리밍>은 우리의 무책임한, 무분별한 행동이 초래하게 될 미래 세계를 예견한다. 작품 제목의 뜻은 우리가 책임감 없는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그에 준하거나 혹은 의도 하지 않은 대로 더 큰 불리한 결과로 돌아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작품에서 관객은 나약한 개인과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불안과 성찰을 마주한다.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미래를 가상으로 그리는 대규모 군중 신이 등장하고 현실 모방 혹은 곧 다가올 미래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그것은 규칙과 무규칙이 혼동된 가상의 세계이다. 이 세계의 창조는 굉장히 직관에 의한 선택이지만 그것은 꽤 정교하다.
5 (우수)이연숙 Yeonsook Lee
붉은 땅 하얀 기_흙, (구)매향교회 플라타너스 나뭇가지_공간 가변설치_2020
Red territory White flag_white soil, the twigs from the plane tree beside the former Maehyang church_variable space installation_2020
“공간은 기억을 통해 장소가 된다.”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은 기억할 수 있는 그 장소가 된다.’
<붉은 땅 하얀 기>는 매향리의 과거와 현재가 축적된 (구)매향교회 옆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와 하얀 흙 그리고 매향리 주민들이 만든 매향리의 향기를 재료로 (구) 매향교회에 설치한 작품이다.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서면 우리는 주민들이 향기 워크숍 때 만든 매향리 향을 맡으면서 푸르스트가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듯 따뜻하고 풍요로웠던 과거 매향리를 소환한다. 전시공간 전체를 가로지르며 삼각 깃발의 형태 흙 위에 세워진 잔 나뭇가지는 아늑하고 따뜻한 매향리의 공간부터 폭격을 감내하며 오롯이 견뎌내었을 시간의 증인이다. 빨간 깃발이 올라가면 시작되었던 폭격과 폭격으로 오염된 땅의 이야기를 작품의 상징으로 표현하며 하얀 흙은 시간이 지나면서 갈라지고 벗겨지며 그 아픔을 그대로 보여준다. 작품명 ‘붉은 땅 하얀 기’는 매향리의 시간을 은유하는 하나의 풍경이며 모호한 시공간의 경계 표현이다.
6 (우수)전보경 Bokyung Jun
Zeros: 오류의 동작_2채널 비디오_13분18초_2020
Zeros: Movement Errors_2 channel Video_13'18'_2020
<Zeros: 오류의 동작>(2020)은 생산적 노동에 최적화된 로봇 팔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흉내 내면서 그와 어긋나는 인간의 비생산적 움직임을 증폭해 보는 작업이다. 작가는 인간의 신체를 대신하여 노동하는 로봇의 등장과 이에 비가시적으로 재조직되는 신체에 대해 고찰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신체를 주목한다.
이 작업은 개별적 습관과 신체의 한계점을 가진 4명의 무용수가 로봇팔의 생산 움직임을 드로잉과 텍스트로 변환한 스코어를 해석하는 움직임을 추적한다. 이렇게 해석된 움직임은 로봇팔의 움직임일까 아니면 오히려 인간만이 가진 고유의 움직임일까? 기계/인간, 유기체/무기물, 산 것/죽은 것, 자연/인공 모호해진 경계에 있는 이들의 움직임은 이질적인 것들이 혼종 되는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과정에 있다.
7 (우수)전혜주 HyeJoo Jun
샴무 샤 알라디(Shammu Sha Aladi)_목재, 달걀, 전란 모터, 픽업 마이크, 스웨이드, 진동 장치, 영상_가변설치_2020
Shammu Sha Aladi_wood, eggs, motor, microphone, suede cotton, vibration transducer, video_dimensions variable_2020
<샴무 샤 알라디(Shammu Sha Aladi)>는 현대인의 염원이 담겨 있는 도시 문명에 대한 고찰과 그것이 맞이하게 될 미래를 고대문명의 역사를 통해 이야기하는 사운드 설치 작품이다. 발굴현장처럼 펼쳐져 있는 전시장 안의 구조물들은 무너진 고대사원을 연상시키며 한 문명의 마지막을 상기시킨다. 의자의 형식으로 고안된 이 설치물에 앉으면 진동이 느껴지는데 그 진동의 근원은 전시장 벽면에 설치된 상자에서 발생하는 소리이며 이 둘은 전선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전시장 한 켠에 진열된 상자 속 움직임의 정체를 확인함으로써 관람자는 이것이 단순히 과거의 흔적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억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끝없는 의지에 의해 생동하고 진화해온 도시의 숙명에 대한 이야기임을 예측할 수 있다. 작품의 제목인 ‘샴무 샤 알라디’는 수메르 키쉬 왕조의 13번째 왕 에타나에 대한 전설 '에타나 서사시'에 나오는 출산의 식물을 뜻하며, 에타나는 이야기 속에서 이 식물을 얻기 위해 신들이 있는 하늘로 올라야 했다. 고소공포증을 느끼며 비행과 낙하를 수차례 반복했던 에타나의 시도는 높은 빌딩 숲을 이루는 현대의 마천루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인간의 욕망이 표현된 형상임을 암시하며, 영상을 통해 제공되는 각색된 이야기와 함께 전시장에 놓인 조형물에 앉아 그 비행의 결말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한다.
8 (우수)정석우 Seokwoo Chung
Organ Valley 1/36, #22,23,24_oil on canvas_227.3×181.8cm_2020
<Organ Valley>는 자본주의를 비집어 나오는 원시 생태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한다. 자본체제의 속성으로 급속하게 확장하고 부풀어진 시대의 흐름 안에 개인과 사회구조의 상호관계, 역할을 생각해본다. 세로 13m 가로 10m 크기로 캔버스에 유화로 그려진 36개의 개별적 화면이 구축돼가는 과정이 중요한 평면회화이다. 2년의 제작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작은 단위에서 점차 큰 단위의 그룹으로 1>4>9>36, 4단계의 분리와 통합 과정을 거치며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채색의 중첩방식을 통해 공명의 흔적과 같은 거대한 유기적 의식체 구조를 만들어간다.
9 (우수)조은지 Eunji Cho
나의 쌍동이 文魚 OCTO-8을 위한 노래_2 Channel Video_가변크기_2020
Song for My Twin OCTO-8_2 Channel Video_dimensions Variable_2020
작가는 먹물을 가진 물고기(文魚octopus)와의 관계를 통해 인간이 중심이 된 편협한 이데올로기를 뒤흔들어야 할 새로운 존재 양태의 언어 출현에 대해 상상한다. 인간은 지금까지 지구의 언어를 소외시키고, 자신이 무엇이어야 했는지를 잊었다. 인간 중심으로 전개된 언어는 이미 지난 세기의 오래된 향수처럼 보인다. 이 새로운 존재 양태의 언어란 완벽한 언어를 벗어나야만 가능한, 실패를 통해서만이 가능한, 오염되고 혼종적인 언어이다. 이 혼종의 언어에 대한 실천으로, 퍼포머들은 인간이 속한 공간에서 물속으로 이동하여 문어에게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는 새로운 공간에서 신체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고 알아듣기 힘든 변형된 소통이자 처음과 끝이 없는 과거, 현재, 미래의 구조를 벗어난 자아와 타자, 주체와 객체의 경계와 없는 언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