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
개방ㆍ특별 수장고 첫 개편
◇ 미술품수장센터 개관 이후 첫 번째 개방 수장고(1층) 개편
- 조각 소장품 170여 점 연대별, 매체별 재분류 및 재배치로 새 단장
- 동·식물 소재 소장품 15점 증강현실(AR)로 구현, 야외 잔디마당에서 체험
- 11월 24일(화)부터 1층 재개방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 청주가 개관 이후 약 2년간 유지해 온 1층 개방 수장고와 4층 특별 수장고를 전면 개편한다.
청주관 미술품수장센터는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서 수장과 전시를 함께하는 1층 ‘개방 수장고’와 3층의 ‘미술은행 개방 수장고’, 4층 ‘특별 수장고’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에는 1층과 4층 두 개의 수장고 전면 개편을 진행한다.
1층 개방 수장고 새 단장
1층 개방 수장고는 그간 국립현대미술관의 조각, 공예 소장품 약 170여 점을 보존, 보관, 대중에 공개하며 새로운 ‘수장형 전시’로 주목받아왔다. 몇 차례 소장품의 반출과 반입 등 이동이 있었으나 전면적인 재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개편에서는 열린 수장고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수장 공간과 작품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조각 소장품들을 ‘1950-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이후’로 나누어 연도별로 1차 분류하고, 다시 ‘돌’,‘나무’,‘금속’,‘기타/복합재료’ 조각 재료별로 2차 분류하였다. 학예사 설명 영상을 전시장내에 배치하고, 조각 재료를 상징하는 아이콘을 곳곳에 사용하여 작품과 재료의 관계를 관람객 스스로 발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각 재료별 보존관리 방법을 함께 제시하여 작품의 수장과 보존이라는 미술품수장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한다.
이번 개방 수장고 개편에는 청주 청년 디자인 콘텐츠 그룹 V.A.T(권진호, 김민재, 김향미, 박슬아, 백신영, 임웅빈)가 참여하여 수장고 내·외부 그래픽과 각종 안내 자료를 디자인하였다. ‘관계자 외 출입 가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유쾌하게 표현된 각종 안내 자료와 이모티콘은 수장고 내·외부에 다채롭게 사용되어 관람객이 곳곳에서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며 생동감 있는 수장고를 연출한다.
또한 개방 수장고 연계 프로그램으로 소장품 중 동물과 식물 소재의 15점을 증강현실(AR)로 구현한 <MMCA미술원(園)>을 청주관 야외에서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마치 가상의 동물원·식물원 게임처럼 야외 잔디광장을 돌며 휴대폰과 태블릿을 이용하여 숨겨진 3차원 증강현실 소장품을 보물찾기 하듯 직접 찾아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20 국립문화시설 실감 콘텐츠 체험관 조성 및 공공향유형 콘텐츠 제작 사업의 일환이다.
한편, 미술품수장센터 3층 미술은행 개방 수장고에서는 다양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소장품전을 12월 22일 선보일 예정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개방 수장고 개편과 증강현실(AR)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교육의 장으로서 개방 수장고의 역할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미술품수장센터의 특성을 살린 800여 점 대규모 드로잉전으로 미술관 소장품의 새로운 방식의 접근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일반인 전화문의: 043-261-1400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대표번호)
개방 수장고 전경
■ 개방 수장고 개요
○ 일 시: 2020.11.24.(화) ~
○ 장 소: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 개방 수장고(1층)
○ 작 품: 국립현대미술관 조각 소장품 170여 점
○ 관 람 료: 무료
1. 개방 수장고 연대별 분류 소개
a. 1950~1970년대
1950년대 한국 현대조각은 조각가 김복진에 의해 서구식 조소가 도입된 이후 인체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전통적 표현 방식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현대의 조각가들은 해방과 한국전쟁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겪으며 점차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추상적 형태의 조각 작품들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 국내에 유입되어 70년대 말까지 주류를 형성한 추상주의는 재료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고 돌, 나무, 청동 등 기존의 조각 재료에서 더욱 확장되어 철을 비롯한 다양한 금속의 사용과 용접이라는 새로운 기술적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러한 재료의 확장은 다양한 조형적 실험으로 이어지며 거칠고 표현주의적인 앵포르멜, 단순하고 간결한 미니멀 조각, 재료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유기적 형태의 조각 등 다양한 추상적 표현 양식으로 진화한다.
b. 1980년대
1980년대 한국 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격변의 시기였다. 특히 군부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 운동과 함께 민중의 삶과 행동을 반영한 민중미술이 등장하였다. 민중미술은 기존의 제도권 미술과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인간의 삶과 존재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다루었다. 민중미술의 대두와 함께 사실적인 구상의 흐름이 조각의 형식적 특성으로 다시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외적인 면에서 아름다움이나 조형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삶과 현실을 반영하고 형식보다는 내용을 중요시하는 ‘형상성’의 추구를 특징으로 한다. 이와 함께 기존의 형식적 틀에서 벗어난 일회적인 성격의 설치미술, 퍼포먼스 등 탈 장르적 작업이 활성화되었고, 재료에 대한 관념 또한 더욱 확대되어 합성수지, 플라스틱 등 새로운 재료들이 작품에 사용되기 시작한다.
c. 1990년대 이후
1990년대는 88서울올림픽이라는 국제적 행사와 미술시장의 확대 등 미술의 세계화 움직임이 두드러진 시기이다. 탈 중심적, 장르 파괴적 성격을 특징으로 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기존 형식들은 해체되고 표현의 영역이 확대되어 갔다. 양식이나 장르보다는 개인의 다양한 세계관을 반영한 시도들이 활성화되었고 사진, 비디오, 컴퓨터 등 다원화된 매체와 혼합재료라는 새로운 추세가 자유로운 표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내용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자본과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대중문화의 차용, 복제 등이 작품에 활용되었다. 매체와 장르의 영역 안에서 벗어난 현대조각은 일상의 사물이나 오브제 등을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조각의 특징인 물성에서 벗어나 비물질 조각, 부드러운 조각, 사진 조각 등 이른바 탈 조각 현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2. 개방 수장고 조각 재료별 보존관리 방법
a. 돌
돌은 전통적으로 조각에 많이 사용되어 온 재료이다. 망치나 정으로 깎고 다듬어 만드는 돌조각은 불상이나 능묘를 수호하는 석물 제작에 많이 사용되었다. 돌은 단단한 재질감과 견고한 특성으로 인해 다른 재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상에 강한 편이다. 그러나 야외에 설치되었을 경우 배설물이나 거미줄 등 생물학적 피해와 산성비, 대기오염 물질에 의한 화학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돌로 제작된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작품을 관찰하고 표면을 깨끗이 유지하기 위한 세척 작업 등 예방 차원의 관리를 실시해야 한다. 세척 작업 시에도 표면이 거친 화강석과 표면이 매끈한 대리석에 차이를 두어 작업을 해야 한다.
b. 나무
나무는 온습도에 매우 민감한 재료로, 특히 낮은 습도 환경에서는 나무 속의 수분이 감소되어 작품이 수축되거나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온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을 경우에도 작품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여 균열이 생기는 등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나무 작품의 경우 온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환경 관리가 필수적이다. 또한 나무는 생명을 가진 유기물이기 때문에 벌레와 세균에 의한 손상 위험이 있다. 나무 작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살충과 살균 처리 등을 진행하고, 보관 장소의 환경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
c. 금속
금속은 단단한 물성으로 인해 야외 조각 작품에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재료이다. 특히 구리와 주석이 합쳐진 청동은 역사적으로 오래된 합금으로, 청동기시대부터 각종 제의용 도구 제작에 사용되어 왔다. 금속으로 된 작품에서 제일 주의해야 할 것은 변색과 녹이다. 특히 높은 습도에서 발생하는 산화 현상으로 인해 부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작품 표면에 지문이나 땀이 묻을 경우 녹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금속 작품을 다룰 때는 항상 보호용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표면의 부식을 막기 위해 화학약품으로 코팅을 해 보호하고 주기적인 세척 작업으로 먼지를 제거하며 작품을 관리한다.
d. 기타/복합재료
현대미술은 매체의 혼성화와 탈 물질화 현상,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재료의 사용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조각 또한 흙과 돌, 나무 등 자연적인 재료에서 더욱 확장되어 플라스틱과 같은 신소재, 일상생활용품 등이 작품에 사용되기도 한다. 새롭게 등장한 재료들은 그 수명을 예측할 수 없고 어떤 환경에서 어떤 손상을 입게 되는지 정확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존처리의 방법을 결정하는 데 매우 어려운 조건을 만든다. 따라서 주기적인 관찰과 새로운 재료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각 작품별 특성에 맞는 개별적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