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김데몬: 이식 

참여작가  박지은 오정현 홍순명 

전시기간  2020.12.04 ~ 2020.12.30 

전시장소  스페이스깨(서울 종로구 체부동 134) 

               https://www.facebook.com/spaceccae 

관람시간  월, 수, 금요일 3:00-8:00 (공휴일 제외, 그 외의 시간은 예약관람 가능합니다) 

후      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0년 12월 4일부터 광화문에 위치한 ‘스페이스 깨’에서 김데몬 (Daemon Kim) 전을 연다. 

생소한 이름인 ‘김데몬’은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Daemon에서 따온 이름이다. 특히 소크라테스에게 자주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한 Daemon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창작활동에 도움을 주던 신이다. 작가가 작업이 잘 되었을 때 데몬에게 감사를 했고 작업이 잘 풀리지 않으면 데몬에게 투덜거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데몬은 인간들이 신의 영역을 침범하던 르네상스를 거치며 점점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작가와 함께 하던 데몬이 사라져 버린 지금은 창작의 결과물에 대한 영광이나 비난을 작가 개인이 오롯이 감당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작가 자신도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 허다한 창작의 세계에서 ‘꼭 개인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만 하는 걸까? 혹은 데몬을 대처할 방법은 없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주변에 계신 분들과 의논을 하였고 그러던 중에 서로가 서로에게 데몬이 되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김데몬은 그렇게 탄생하였다.

2016년 헬로우 뮤지움의 첫 전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전시를 해 왔다. (김데몬전의 참여 멤버는 전시마다 다를 수 있다) 2020년 올해만 해도 금강 자연 비엔날레, 태화강 국제설치 미술제, 그리고 이번 스페이스 깨의 전시 등을 해 오면서 조력이나 협업과는 다른 형태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이식’이다. 특히 이식에서 생겨나는 부작용을 주제로 작업을 했다. 김데몬은 말끔한 완성품이 아니라 오히려 작업의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부작용은 예상한 바와는 다른 결과물이지만 우리가 이해를 못할 뿐 필연적으로 있어야만 하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돌연변이나 낙오자가 생물의 다양성을 만들어 내듯 부작용은 낯설지만 어떤 새로운 현상으로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김데몬展-이식’의 데몬들은 박지은, 오정현, 홍순명이다. 각자는 원래 자신이 해 오던 작업범위 안에서 이번 전시를 위한 작업을 만들기로 했지만 아이디어 중 평소 자신의 울타리를 넘는듯하여 주저되던 것들에 대해 과감히 한 발짝만 넘어서 보기로 했다. 그리곤 서로 토론하면서 작품들을 이식시키며 결과물을 만들어 가 보도록 하였다. 이미 오랜 시간 작업을 해 온 각자의 작품세계가 있기에 조율의 삐걱거림도 상당했고 전시장은 거북한 모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작품들을 얼기설기 이식시키면서 불안한 웃음을 웃은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허나 언급했듯이 이미 구축되어 있는 나의 작업세계에 타자(데몬)의 간섭과 도움을 각오한 바이고 더욱이 그 결과물이 어색하고 생경해도 그 자체를 새로운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이 전시의 목적이기에 곧 나타날 나비를 꿈꾸며 애벌레를 키우는 심정으로 이 전시를 준비했다.

- 홍 순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