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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경 : 이온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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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경 개인전

“이온 러브” Ion Love

 

2020. 12. 17 – 2021. 01. 06

 

전시 <이온 러브>왜 우리의 몸은 피부에서 끝나는가?’라는 도나 해러웨이의 질문을이어나가 한 개인이 피부를 넘어 존재할 수 있는지, 다른 존재의 피부 안으로 스며들어 그 내부에 머물수 있는지, 과연 이러한 상태를 어떠한 감각으로 형상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이온은 물질인 동시에 비물질인 입자로 그것이 지니는 양과 음의 전기가 에너지와 움직임을 발생시킨다. 거의 비물질에 가까운 이 아주 작은 입자는 다른 존재의 내부로 스밀 수 있다.그 곳에서 낯선 물질과 전자를 주고받으며 스스로 변화하는 미세하지만 진정한 작용을 일으킨다. 이전시는 서로 다른 존재를 경계 짓는 얇은 막을 넘나드는 이온의 이미지를 모티브로 삼아 투과될 수 있는 옅은 존재의 감각을 표현하고자 한다

전시는회화 설치의방식으로 회화적 감각을 공간에 구현하는 시도를 한다. 이미지는 망사 천에 안착되도록 아크릴 미디엄에전사되어 전시장 공간에 걸린다. 오돌토돌한 질감에 흐느적거리는 반투명 표면은 피부를 은유 한다. 피부는 우리의 몸을 한 덩어리로 묶어 내는 닫힌 경계인 동시에, 덮여진수많은 모공을 통해 작은 입자들이 넘나드는 열린 반투과성 막이기도 하다. 피부는 이 열림을 유지하지위해 상처 나고 감염될 지도 모를 연약한 상태를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

천에는 흐르고 방울지고 분사되는 물감의 유동적인 성질을 드러내는 이미지가 표현된다. 이는 고체안료, 액체물감, 빛이라는물질과 비물질 모두로 드러나는 색의 변화무쌍한 상태를 보여준다. 증발했다 응결, 응고하는 이미지로 표현되는 색 입자는 이온의 느낌을 형상화한다. 전시장에색 조명을 설치하여 물감이 증발하여 색을 띤 입자가 되어 반투과성 막을 통과해 공간으로 퍼져 나가는 느낌을 연출한다.

이 전시는 회화를 피부에 비유해 연약한 표면으로 제시한다. 연약함은쉽게 다치거나 주저하는 태도와 연관되는 열등한 가치가 아닌 이질적인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열림이다. 물감은회화표면에 그저 칠해진 감정 없는 물질 덩이가 아니다. 물감이 발산하는 색은 작은 이온 입자처럼 보는이의 피부를 통과해 몸 깊은 곳에 닿는 것 같다. 타인의 몸 속에서 세포를 진동하게 하는 이러한 작용이다름아닌 사랑이 발생할 때 일어나는 궁극적인 작용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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