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영 개인전 :
[알림] 물도 천천히 씹어먹듯이 마시면 좋습니다.
Chewing water slowly is recommended.
- 사물의 관계를 설치작품을 통해 감각해보는 전시-
전시 개요
전시기간: 2020. 12. 05 – 2020. 12. 20 (휴무일 없음)
관람시간: 오후1시-7시
장소: 탈영역우정국
후원: 서울문화재단
협력: 탈영역우정국
전시소개
접촉지대: 사물의 관계를 감각하기
- 우아름(미술비평)
본 전시는 조호영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가 그간 수면 아래 다져온 작업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작업을 전망할 결정적 장면들로 구성됐다. 조호영 작가는 사물간의 관계와 이를 지각하는 신체의 감각 작용이라는 두 방향의 시선에서 작업의 주제를 조직해 왔다. 물리적 세계에서 사물간의 관계는 그들 사이에 이미 언제나 작용하고 있는 물리 법칙에 의해 결정되며, 사람 간의 관계는 심리적 거리에 의해 결정된다. 사물의 세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지된 물체 사이에 움직임 발생 직전의 팽팽한 대치 상태의 긴장이 서려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사람들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심리적 거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벌어지거나 좁혀지면서 유지되는 물리적 거리의 감각이 있다. 전시작들은 사물 혹은 사람간의 관계를 그들간의 물리적인 현상과 심리적 거리감에 의해 끊임없이 그 위치와 움직임이 재설정되는 현재 진행중인 상태를 통해 가시화한다. 그리고 이제 물리/심리 법칙들의 균형 상태에서 결정된 사물들의 연속적인 상태를 느끼도록 초대된, 당신의 감각하고 착각하는 신체가 있다. 각각의 상황을 통해 관객은 감각의 실체를 마주하고, 착각에 의해 변화하는 오차범위를 절감하고, 물리 법칙과 심리적 거리에 의해 사물 혹은 그 상황에 개입한 자신이 맞이하게 된 상태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 한 켠에는 요동치는 사물을 받치고 있는 저울이 있다. 저울의 눈금 값은 사물의 정확한 질량만이 아니라, 사물의 움직임이 저울 접시에 가감하는 충격과 반동의 값을 포함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눈금은 결코 고정되지 않는 현재를 수치화한다. 전시장은 이 저울의 접시와도 같은 일종의 접촉지대로서, 감각의 오차범위까지 마주할 장소가 된다. 감각 또한 저울의 눈금과 같이 끊임없이 흔들린다. 때로 신체의 감각은 사물의 그러함과는 상이하며, 이는 착각이거나 상대적인 진실일 수 있다. 이제 당신의 감각이 어느 쪽에 가까울지 가늠해 보는 시간으로 입장을 권한다.
작가소개
조호영은 다양한 사물과 기계 장치간의 물리적 관계를 통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의 수면 아래 존재하는 긴장된 힘의 관계를 드러내는 데 관심을 둔다. 작업을 통해 관객이 ‘전환의 순간’을 경험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찰나의 순간에 변화하는 에너지의 운동성에 주목해 주변의 친숙한 대상을 낯설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전시 제목은 작가의 휴대폰 건강관리앱이 반복적으로 알리는 메시지에서 따온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의 삶 속에서 물맛을 느껴볼 여유와 감각의 자리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본 전시는 익숙해져버린 대상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느린 박자로 관찰할 수 있는 일시적 공간을 만들어 본다. 관객이 자신의 감각하는 신체를 자각하고, 대상과의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잘 짜인 장치를 제작하는 것에 집중했다.
<60과 120 사이>, 12개의 연결된 의자, 철, 가변설치, 2017-2019
<너가 전하는 무게> 지시저울, 움직이는 검은 비닐봉투, 15 x 25 x 35cm, 2020
<움직이는 계단>, 비계 파이프, 2750 x 4600 x 3000cm,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