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20-12-30 ~ 2021-01-05
이휘린
무료
+82.2.737.4678
갤러리도스 기획 이휘린 ‘Into the Void’
2020. 12. 30 (수) ~ 2020. 1. 5 (화)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이휘린 ‘Into the Void'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0. 12. 30 (수) ~ 2020. 1. 5 (화)
가닥의 사연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기에 평소에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무탈히 작동하는 사회 시스템의 이면에는 이름조차 불려 지지 않는 그림자속 구성원의 희생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이휘린은 그 빈틈이 사라져가는 그늘에서 너무도 고요했기에 우선순위로 여겨지지 않았던 개인의 이야기를 바라보고 볕으로 꺼낸다.
철로 뼈대를 세우고 나무와 돌로 채워 넣은 세상에서 안락함을 느끼고 살아가지만 체온을 유지하려면 사람의 피부를 감싸야 하는 것은 돌이 아니라 천이다. 철과 바위가 느리고 꾸준한 열과 풍화를 못 이기고 쪼개지며 변형될 때 섬유는 온기와 바람을 가둘 만큼 강인하다. 섬유의 강함은 구조에서 나온다. 한 가닥의 유약한 실에서 규칙적인 배열과 결합을 통해 가장자리의 모양으로 가둘 수 없는 형상으로 확장된다. 다른 사물을 뒤덮은 후에도 천 아래의 형태가 드러나거나 굴곡에 따라 팽팽해지기도 느슨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물질적 특성으로 섬유가 지닌 강점은 외부의 자극에 맞서는 힘이 아니라 다른 물질을 품는 포용과 유연히 휘어지는 탄성에 있다. 작품하나에 포함된 무수히 많은 실 한 가닥에는 사회를 구성하는 작은 개인이 투영되어있다. 작품의 형상은 작가가 바라는 이상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습이기도 하다. 정교하게 계산된 구조는 큰 형체가 무너지지 않게 지탱하고 있지만 사소하고 작은 상처에서 비롯된 실오라기 하나를 방치하고 무심코 당기면 구조가 붕괴되면서 작품이 형상을 잃어버리고 재료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작은 구멍으로 거대한 물이 빨려 들어가듯 작품 중앙을 향한 주름은 중력을 따라 매달린 채 소극적인 힘이 실려 있는 작품에 속도감과 무게를 더한다.
천을 굳이 단순하게 부르자면 2차원이지만 과장하지 않고 절제된 색과 주름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요철은 달 표면의 그림자처럼 얕은 굴곡임에도 불구하고 해구의 심연을 연상시키는 깊이를 지니게 한다. 작품에 입체감을 더하는 주름과 힘의 방향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중앙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상이거나 가운데로 빨려 들어가는 상태일 수도 있다. 원래 무언가 채워져 있던 빈자리가 남긴 흔적은 기존의 균형이 깨어진 모습이지만 곧바로 새로운 조화를 무정하게 자아낸다. 우리는 사물의 표면에 의지와 관계없이 뚫린 구멍을 예측하면서 살아가지 않는다. 그 순간의 상실을 대비하며 살아갈 수 있지만 빈틈으로 인해 전체의 구조와 형태는 대비를 무색케 할 정도로 변화한다.
이휘린은 작품의 표면에 물질과 겹을 더해서 빈자리와 여백을 만들고 그 부재가 불러오는 일그러짐을 만들어낸다. 작품을 분할하는 그리드 안에서 저마다 다른 주름이 흐르는 형태는 각자 다른 모양의 삶을 살아가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공평하고 무정한 시간 앞에서 닮아 보이는 사람의 일생과 사회의 모습이 담겨있다. 두께를 더해 얕음을 보여주고 채움을 통해 빈곳을 드러내는 모순적인 표현은 동시대 문화를 이끄는 계산적 사고를 숙연하게 만드는 역설로 형상자체에 대한 몰입을 이끌어낸다.
The Alternative
이휘린
미국의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순수미술 분야의 섬유학과 학사를 2020년에 취득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활동을 시작하였다. 다양한 섬유기법 예를 들어 위빙, 니팅, 프린트, 염색, 자수, 퀼팅 등을 이용하여 섬유를 만들며 설치, 조소, 회화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2D와 3D의 경계를 오가며 공간, 디멘션에 대한 탐구를 통해 상상력을 표현하는데 가장 관심이 있으며 섬유의 기본 성질인 소재, 기술, 크기, 질감, 형태를 이용하여 생각하고 보여주고자하는 관념을 나타내는데 중점을 두고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이 안에서 사람들이 생각하길 바라며, 동시에 작가 또한 가 장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주제를 깊이 관찰하고 사유하여 창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더 멀리나아가 측정 할 수 없는, 존재를 알 수 없지만 느낄 수 있는 것을 상상하여 창의성과 선구적인 생각을 이끌어 관객들에 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것에 목적을 둔 아트를 하고 있다.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철학의 개념과 생각을 추상적이고 미니멀하게 시각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강력한 메세지를 주며 동시에 철저하게 시각적 인 센세이션과 감정을 전한다.
관객들이 섬유라는 소재에 흥미를 느끼며 영감을 받고 섬유 미술을 미술의 한 장르로써 선보이고자 한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통해 한국의 전통 섬유 예술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현대적이고 동시대적으로 적용 하고 해석하여 새로운 세대가 섬유를 전승할 때 나오는 한국 섬유미술의 한 챕터를 여는 일에 기여하며 현 대시대의 흐름을 따라 발전해가는 섬유미술을 창작하는 것이 작가로써의 목표이다.
Into the void
Juxta position of hierar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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