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크갤러리는 2021년 첫 전시로 2월 26일부터 3월 19일까지 유근택작가와 그 제자들의 전시 <산책자들>을 개최한다.
2017년 김지원작가와 제자들의 전시로 시작해서 박소영, 홍승혜, 노충현 작가에 이어 5회째를 맞이하는 스승과 제자들의 전시이다. 신진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한 취지로 기획되었던 기존의 전시와는 달리, 본 전시는 유근택 작가의 가르침을 받은 신진 작가들과 졸업 후에 안정적인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제자들도 함께 참여해 다양한 작업들을 보여주는 전시로 기획되었다.
전시를 통해 저마다의 다른 방식으로 그리기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작가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태도를 어떻게 회화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모색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림이 내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혹은, 내가 그림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화두는 어쩌면 예전에도 그랬지만 시간이 갈수록 난제가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그간의 굳건했던 장르간의 장벽들은 이미 무의미해진 시대에 요즘처럼 시각 매체의 가속화된 속도와 범람하는 플랫폼은 그림의 역할과 존재방식에 대해 자문해야 하는 시간에 직면 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서 있을 것인가? 라는 그리기의 본질과 소통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시대에 이 전시는 저마다의 지금 현재의 이러한 다양한 경향들을 반영하고 있다.
전통적인 사생의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그만의 ‘전경회화’로서 이미 독자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박능생은 여행을 통하여 얻은 새로운 감각적인 체험들을 표현하기위해 기존의 모필의 방식을 고수하기 보다는 자신에 맞는 모필을 개발하고 과감한 색채 감각을 가미하여 다양한 새로운 풍경을 시도하고 있다. ·박형진은 전통 모필의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대상을 예리하게 개념화시키는 그녀만의 방식은 화면에 모필의 조형 방식인 운필의 카테고리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성격과 태도를 오히려 드러냄으로써 흔히 빠지기 쉬운 필법의 함정을 피해 가고 있다. 그의 화면에 가끔 개념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눈종이의 형태는 장흥에서 거주하고 있는 동안 일 년이란, 시간이 지나가는 창문의 색채를 점묘 적인 터치로 기록한 그의 연작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근택은 우리네 삶과 세계에서 그동안 가려져 있을 수도 있는 회화적인 가능성들을 발견하고 이를 증폭시켜 언어와 해석의 폭을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본다는 것’에 대한 자각과 그를 둘러싼 회화적인 해석의 폭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조민아는 자신이 체험하고 있는 청년 세대에 있어서의 판단을 유보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나 우리사회가 처한 민감한 상황을 포함한 사회구조적인 아이러니에 대한 회화적인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회화는 서사구조적인 밀도 있는 구성력과 알레고리적 어법으로 그/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조건들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조원득은 인간의 조건에 대한 질문들을 그녀만의 탄탄한 형상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마치 잔인한 영화의 한 장면을 마주하는 것 같은 그녀의 회화는 인간의 상처에 대한 깊은 내면으로부터 끌어올려지는 서사적인 힘을 이끌어 내면서 풍경과 인간의 사이를 유영하고 있다. 일찍이 비닐산수로 겹의 설치풍경을 발표했던 ·진현미는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배출되고 사라지는 영수증으로 새로운 풍경으로서의 겹-진경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일상에서 경험한 짧은 사건들을 반영하고 있는 영수증으로 쌓여진 ‘육중한 산’의 이미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사소한 사건들이 겹 겹이 쌓여 있는 결과물들이 끊임없이 소비되고 있는 영수증을 통하여 또 다른 개념적 풍경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부터 한지에 연필로 무수한 동그라미를 채워 넣어 거의 수행적 명상에 가까운 작업을 발표했던 ·채효진은 자신의 가족과 주변의 풍경으로 형상에 대한 확장을 시도 하면서도 그의 내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심화되면서 마치 형상 너머의 내적 풍경을 반영하려는 시도를 최근작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본다는 것은 그 자체가 노력을 요하는 창조적인 작업이다.... 매일 매일의 기성적인 이미지들의 홍수 속에선 이미지들은 지성에 있어서의 편견과 같이 우리의 시각을 왜곡시킨다....이러한 모든 것으로부터 초연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일종의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했던 마티스의 지적은 지금의 시대에도 유효하다고 본다.
작가약력
유근택 Yoo Geun-taek
유근택은 1988년 홍익대학교를 졸업한 후 1997년 동 대학원을 마쳤다. <시간의 피부,사비나미술관, 서울, 2021> 외에 다수의 개인전과 기획 단체전에 참여하였고 <석남예술상,2000>,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3>, <하종현 미술상,2009>, <제1회 광주화루 작가상,2017>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서울에서 작업을 하며 성신여자 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박능생 Park Neung-saeng
박능생은 성신여대 미술학 박사과정을 졸업하였고 다수의 개인전, 단체전에 참여 하였다. <국립창동스튜디오 6기>, <난지창작스튜디오 3기>, <금천예술공장 1기>, <에이팩스아트 국제레지던스프로그램, 미국뉴욕, 2011>,<베를린 글루가우AIR 레지던스, 독일베를린, 2015>등 입주작가로 활동하였다. 현재 국립창원대학교 미술학부 한국화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진현미 Jin Green
진현미는 성신여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겹과 결의 곁, 갤러리그림손, 서울, 2018>, <진경, 갤러리 레스빠스71, 서울, 2017>, <겹- The Layer,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2004>등 개인전을 하였고 <제주에서 김홍도를 만나다, 서귀포예술의전당, 제주,2019>,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 2018>, <한여름밤의꿈, GS칼텍스예울마루, 여수, 2018>,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중.고등학교 미술교과서, 교학사 미진사 2009~2018>에 수록되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활동을 하고 있다.
조원득 Jo Won-deuk
조원득은 성신여대 졸업 후에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무엇 없는 어떤 기억, 한지테마파크, 원주, 2019>, <지독한 숲, 박수근미술관, 양구, 2018>, <잘못된 게임, 인천아트플랫폼 G1, 인천,2016>등 개인전을 하였고 <우울한가요?,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2020>, <화가(畵歌) (협력의 진화 The evolution of collaboration), (재)한원미술관, 서울,2018>, <플랫폼 아티스트, 인천아트플랫폼, 인천,2017>,<그 틈, 신한갤러리 역삼, 서울, 2016>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12기>, <인천아트플랫폼 7기> 입주작가로 활동하였다. 현재 강원도와 서울을 오가며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채효진 Chae Hyo-jin
채효진은 성신여대 및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채효진 개인전, 유중갤러리, 서울, 2020>, <밤 두 시선, 2/W,서울,2018>, <시간의 그림자, 갤러리 담, 서울, 2017>등 개인전을 하였고 <푸른지대창작샘터 1기입주작가소개전, 푸른지대창작샘터, 수원문화재단, 수원, 2020>, <2018문래창작촌 지원사업 MEET X GS SHOP 결과전, GS강서 N타워, 서울>, <한·중 서화교류전 : 지평선 너머로, 강릉아트센터, 강릉, 2018>, <뉴드로잉프로젝트, 양주시립미술관, 양주, 2018>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현재 <수원푸른지대창작샘터 1기>에 입주하여 활동하고 있다.
박형진 Park Hyung-jin
박형진은 성신여대 및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먼 빛_Distant light, 백영수 미술관, 의정부, 2020>, <푸르게 앉아있던 공(空), 온그라운드_지상소, 서울,2019>, <좁은 방 넓은 들 ,아트팩토리, 서울,2016>등 개인전을 하였고 <일상다반사, 필룩스 조명박물관, 양주, 2020>, <미묘한 삼각관계, 갤러리 로얄, 서울,2019>, <CRE8TIVE REPORT, OCI미술관, 서울,2018>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OCI 미술관 창작스튜디오 6,7기>, <양주시립777레지던시 4기>입주작가로 활동하였으며 현재 <금천예술공장 12기>에 입주하여 활동하고 있다.
조민아 Cho Min-ah
조민아는 성신여대 및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금호영아티스트- 빼기, 나누기 그리고 다시 더하기, 금호미술관, 서울,2020>, <부분 혹은 전부, Pier-2레지던시, 가오슝, 대만, 2019>, <소란스러운 적막, OCI미술관, 서울,2018>등 다수의 개인전을 하였고 <두 개의 산, 범일운수종점, 서울, 2020>, <작가노트, 경기창작센터, 안산,2020>, <우리의 귀향, 주홍콩문화원, 홍콩, 2020>, <인류 2020, 소다미술관, 화성>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 Pier-2 레지던시, 가오슝, 대만>, <금호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로 활동하였다. 현재 <경기창작센터>에 입주하여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