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현대미술《봄이 와 있었다》
전시기간
2021-02-09 ~ 2021-05-09
전시장소
1, 2, 3전시실 및 초헌장두건관
전시작품
회화, 조각, 아카이브 110여 점
참여작가
장승업, 김기창, 구본웅, 박수근, 김환기, 권진규, 이우환, 정상화, 백남준 등 37명
한국근현대미술 <봄이 와 있었다>
<봄이 와 있었다>는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까지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한 미술 작품을 통해 오늘의 상황에 지친 우리 삶에 용기와 희망을 북돋고자 마련한 한국 근현대미술 전시이다. 우리나라 주요 공사립 컬렉션을 중심으로 구성한 이 전시는 조선 말기 장승업부터 지금의 시대 임옥상까지 37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당대 교과서와 간행물 등으로 이뤄진 한국 근현대미술 자료와 1930~60년대 한국 흑백 영화도 소개한다.
구한말 이후 일제 강점기와 해방을 경험하고 민족의 참상 한국전쟁과 분단을 겪은 후, 산업화에서 민주화를 거치며 격동의 근현대사를 살아낸 우리는 오늘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대유행 시대를 헤쳐나가고 있다. 사실 우리는 식민, 전쟁, 분단, 독재 등 지난한 세월을 견디며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영위하였고, 그 결과는 서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그리고 여기 <봄이 와 있었다>에는 시대와 삶을 끌어안은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이 있다. 작품은 서사와 은유로 시대현실을 담아내며 작가들이 관통했던 시대의 반향을 고스란히 흡수한 역사의 결정체와 같이 존재한다.
한국 근현대미술은 시대와 삶, 그리고 그것의 연속성 안에서 함께 변화를 거듭해왔다. 구한말, 일제 강점기 통탄스러운 시대현실 앞에서 작가들은 민족성 고수를 위해 전통의 계승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멈추지 않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당대 서구 미술의 유입으로 다양한 양화 양식을 받아들였다. 정치적·사회적 혼란의 해방공간에 들이닥친 전쟁과 분단, 이념적 갈등으로 절망과 위기를 직면했던 작가들은 민족적 감성을 바탕으로 향토적 서정성을 그려내고, 존재에 대해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며 실존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몰입하였다. 시대상황은 작가의 내면세계로 향하고, 그 깊은 성찰의 자세는 새로운 표현형식으로 치환되어 작품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특히 종전 이후 작가들은 국제적 미술 흐름을 인식하고 수용하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하였다. 격변하는 한국 사회, 그들은 산업화의 그늘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 속에서 노동, 인권, 자유 등과 같은 사회 문제를 직시하며 실천적인 태도로 문제의식에 접근하였다.
작가들은 작품 활동을 통해 질곡의 역사를 견디며 오롯이 자신의 삶을 이어나갔다. 그들은 암담한 현실에 위축되지 않았고, 고통의 상황에서도 생(生)에 의욕을 갖는 것처럼 결코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작가들의 성과는 시대정신을 고민하고 시대상황에 맞서고자 용기 냈던 태도 위에서 꽃을 피웠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위대한 작품들은 감동적인 향기를 전하고 우리는 그 향기 속에서 현재의 고난과 좌절을 딛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전시는 4개의 공간에서 전개된다. 1전시실에서는 일제 강점기 조선 정통회화의 계승과 서구 조형기법의 이식으로 형성된 우리나라 근대회화를 살피고, 초헌 장두건관에는 이식된 미술형식이 증식하여 해방 이후 한국적 향토성을 기반으로 생활 감정의 서정성을 담아낸 작품을 만난다. 2전시실에서는 전쟁 이후 존재론적 고민을 이어갔던 작가들과 한국에서 태동한 미술사조로 미적 이상을 추구했던 다양한 시도를 선보인다. 마지막 3전시실에서는 사회 참여적 미술 현장을 끌어와 냉혹하고 참담했던 현실과 공명한 결과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