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미혹하다 4TH
THE FORTIES; ALLURING MOMENTS
Maiko Kobayashi, 김진, 우국원, 장광범, 정성준
4.22. -5.28.
갤러리조은이 오는 22일부터 시작하는 불혹, 미혹하다 4th 展을 통해 다섯 작가의 대표작 30점을 소개한다. 불혹, 미혹하다 전시는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40대 젊은 블루칩 작가들을 소개하는 갤러리조은의 봄여름 연중 기획 전시이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이번 불혹 전시에는 자신만의 특색 있는 화풍으로 국내외 다양한 미술 애호가들을 확보한 마이코 코바야시 · 김진 · 우국원 · 장광범 · 정성준 작가가 참여한다.
사전적 의미로 불혹[不惑]은 나이 40세를 이르는 말로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한다. 이번 불혹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가들도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확고히 한 젊은 아티스트들이다.
–귀여운 캐릭터로 용기와 희망을 그려내는 작가 _Maiko Kobayashi
이번 전시에서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마이코 코바야시 작품에서는 전통 화지 위에 등장한 귀여운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관객들과 마주하는 이름없는 캐릭터들은 어쩌면 일상에 지친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반복되는 캐릭터들의 얼굴에서 다양한 감정표현의 스펙트럼과 그들의 감정일기를 읽을 수 있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점점 더 어려워지고 힘든 상황을 마주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는 절대 잃어버릴 수 없는 본질적인 생명력이 있다. 마이코는 이러한 인간의 마음속에 가득 찬 용기와 희망을 화지 위에 아크릴로 표현한다.
마이코 코바야시는 도쿄 무사시노 예술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에서 미술디자인과 사회과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도쿄에서 활동하고 있다.
–창으로 들여다보는 누군가의 공간_김진
영국 유학시절 관찰자의 입장으로 완전히 낯선 타인으로 지냈던 김진 작가의 경험은 작품에서 ‘창’으로 표현되었다. 눈 앞에서 강렬하게 어른거리는 선들은 공간을 구성하면서 동시에 해체한다. 항상 눈에 띄는 강렬한 색의 창문을 투과하는 빛은 방안을 가득 채우기도 부분만 조명하기도 한다. 그 그림자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는 붓질의 표현과 강렬한 색의 차이는 우리의 상상력을 증폭한다. 바라보는 시선 정면에 위치하는 수많은 ‘창’들은 안 과 밖을 구분하지만 그 간극에서 가까워지거나 멀어진 시점의 자유로운 이동은 작품 내의 심리 장치로 작용한다. 때로는 서재 같기도, 또 거실처럼 보이는 누군가의 공간은 소소한 사물들로 정체성을 드러낸다. <Fictional Life 21Jo13> 등장하는 태양신 아폴론의 토르소는 방안에 있지만 마치 창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타자의 시선으로도 느껴진다.
–솔직한 감정과 서정적인 아름다움, 강렬한 경험의 조화_우국원
그림을 보면서 동물 캐릭터의 의미, 캔버스에 휘갈겨진 글씨들, 제목과의 상관관계 등 끊임없이 관람객들이 물음표를 던지게 하는 우국원 작가는 창작자와 관람자의 시선차이와 해석의 다름, 그리고 그 해석의 욕구를 이해한다. 나무보다 숲을, 하나보다는 전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작품 안에서 세밀하고도 균형 잡힌 배열로 드러난다. 개인적인 경험과 동화나 소설, 신화에서 차용한 상상의 조합은 새롭고 강렬하게 캔버스에서 재 탄생했다. ‘못 그렸지만 예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작가는 항상 아이처럼 순수하고 정직한 그림을 그리길 소망한다. 최근에 캔버스에 유채에서 혼합재료로 변화한 다양한 미디어들을 활용한 작품들은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극대화 하고 있다.
–시간의 흔적과 사물의 재현_장광범
장광범 작가는 현재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주목 받고 있는 젊은 한국인 작가 중에 한 명이다. 물질과 대상에 쌓인 시간을 주제로 샌딩(Sanding)기법을 활용하여 수 겹의 아크릴 물감 칠을 산이나 물결의 흔적과 같은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는 시간의 흐름과 축적,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허물며 시간의 영속성과 일시성을 표현한다. 작가가 표현하는 시간의 이미지는 넓은 의미에서의 사물의 재현을 지칭하고 있다. 이 이미지는 기억 속에 녹아든 경험의 흔적과 지나간 과거를 기록한 영상들이다. 그는 형태를 규정할 수 없고 파악하기조차 힘든 흔적들에서 시간의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찾는다. 장광범의 회화는 크게 물감을 입히는 작업과 걷어내는 작업으로 진행된다. 덜어냄으로써 오히려 무게가 느껴지는 존재감을 나타내게 되는데, 장광범의 모든 작업과정 역시 시간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이러한 지각과 인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그 세상에 대한 염원_정성준
흑백의 도심을 다니는 빨강, 노랑의 트램들은 미세먼지 세상을 뚫고 야생동물들과 함께 자연으로 향한다. 정성준 작가는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선보여온 트램 시리즈에서 환경오염을 다루고 대중들에게 그 경각심을 전달하고 있다. 2008년 조선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러시아 샹트페테르부르크 국립미술대학 연수를 거쳐 중국 중앙미술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중국 중앙 미술학원에서 100년 역사상 최초 외국인 수석졸업에 이어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 레지던시를 거치면서 베이징을 기반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는 최근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 재단과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 완크어에서 작품을 소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