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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나 : Hidden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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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배한나 'Hidden Light'

2021. 4. 14 () ~ 2021. 4. 20 ()






전시개요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배한나 ‘Hidden Light'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37 갤러리 도스

전시기간: 2021. 4. 14 () ~ 2021. 4. 20 ()

 

틈을 만들고 틈을 메우다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작가는 자신이 기대고 있는 벽에서 세상과 연결되리라 믿던 환상과 지난 순간을 돌이 켰을 때 마주하는 매정한 단절을 읽는다. 깊은 밤 다세대 주택의 표면을 밝히고 벽과 벽 사이를 채우고 있는 형광등의 불빛은 콘크리트 상자 안에 살아가고 있을 사람을 당장 품어주는 온기가 아니다. 텅 비어있지 않음을 작위적으로 과시하는 공허한 불빛이다. 수많은 행위와 관계로 채워진 채 흘러가는 도시의 야경은 바람소리 너머에 인생의 왁자지껄한 마찰이 가득하지만 그 복잡한 삶은 넘지 못하는 각자의 선과 이해를 가로막는 벽으로 세워진 고요한 미로이기도 하다.

 

  배한나가 바라보는 벽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작가의 시선을 거쳐 균열과 구멍으로 부스러진다. 기억 속 사건의 중심이 되는 주요 사물들은 흰 여백으로 채워지고 주변 환경은 구체적인 묘사와 짙은 농도의 물감으로 가득 비워졌다. 사물이 지닌 존재감의 무게를 반전시키기에 화면 안의 공간은 미완의 상태로 박제된다. 네 개의 모서리로 이루어진 화면은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처럼 이미지를 가두고 의도적으로 비워진 대상은 멀리서 바라본 아파트단지의 거실을 밝히는 조명처럼 한 칸의 작품을 채운다. 작가의 붓질은 실존하는 공간이 구분해놓은 경계를 자유롭게 침범하며 물리적인 형태를 무시하고 색을 채운다. 사물의 형상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나는 농도는 선을 넘는 배덕감이 부르는 쾌감이나 딱딱한 형태를 벗어난 해방감을 담은 채 연하게 내쉬는 작가의 숨결이기도 하다.

  쉽게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의 사이에서 흰 여백으로 남겨진 익숙한 형상은 갑작스레 취소된 약속처럼 시선을 차갑게 환기한다. 성가시게 느껴지는 작은 고통이 삶의 증거가 되듯 마땅히 채워지리라 여겨지는 화면 속 빈자리는 힘든 시기를 거치며 단절되고 홀로 남겨진 오늘날 관계의 모습이다. 우리가 밟고 살아가는 굳건하고도 기나긴 도시의 바위가 무색하게 틈을 꽃과 물기로 채우는 계절은 단순한 힘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어렵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여 많은 부분이 생략되었음에도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이미지를 그려낸다. 물에 섞이고 닦이는 수성 재료가 지닌 평범함은 어찌 보면 작가가 다시 맞이하고 싶은 가까운 미래에 대한 소탈한 바람이자 방법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벽을 허물기도 하지만 벽은 손가락 하나로도 완성될 수 있다. 관계가 이어지고 끊어지는 모습 역시 섬세한 노력과 사소한 마찰이 깃들어 있다.

 

  작가의 이야기에서는 남겨진 빈자리가 상실로 방치되지 않는다. 작품의 여백을 채우고 있던 것은 거창한 사건의 일부로 존재하던 조각이 아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겪어온 지난 시간이 의도하지 않은 사건의 거친 표면에 긁혀 흐려진 생채기다. 당연하던 일들이 추억으로 지나가고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인내와 시련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오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한나는 지난 시절을 기억하며 내일을 기대한다. 떠들썩하고 화려한 축포가 아닌 시시콜콜하고 소박한 손님이 하루라도 빠르게 찾아오길 기대하며 관객에게 빈자리를 내어준다.








The Key to the air, Acrylic on canvas, 21.5cmx27.5cm, 2020









Hidden,190cmx130cm, Acrylic on canvas,2015










wall clock 90cmx72cm, Acrylic on canvas, 2016








작가노트

 

  어렸을 때부터 유독 구석진 곳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동화책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옷장 속, 식탁 밑처럼 쉽게 보이지 않는 숨겨진 장소를 찾아서 놀고, 낮잠을 자거나 공상을 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감춰지고 가려진다는 것은 기분 좋은 야릇함도 느끼게 해줬다.

 사람은 누구나 공간 안에서 살아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공간이 존재한다. 카페, 음식점과 같이 일시적인 만남의 장소가 될 수도 있고, 대대로 몇 십 년을 거쳐 한 가족이 살아가는 뿌리깊은 역사를 지닌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유동적이고, 유동적이지 않은 장소를 우리는 하루에도 적게는 두 번, 많게는 수 십 번을 옮겨가며 살아가고 있다. 공간이라는 것은 인류가 필요와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낸 장소이다. 각 가정이 생기고 사생활이 중요시해 지면서 예전보다 더 많은 공간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목적을 필요로 하는 공간 또는 건물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목적에 따른 공간들이 굉장히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 바뀌는 공간의 형태가 아닌 공간에 의해서 사람의 위치와 역할 심지어 정서적인 것까지도 바뀌어진다는 사실에 큰 매력을 느낀다.









배 한 나

*(2014~2015) 런던예술대 M.A(석사), Fine Art at Chelsea College of Arts(UAL) 졸업, London, UK

*(2006~2010)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석사과정 졸업

*(2007~2008) Fine art and Design in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 단기과정수료, London, UK

*(2002~2006)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18) ‘Hidden Spaces’ 갤러리너트

*(2012) ‘Winter Portrait’ 갤러리이즈

*(2010) ‘A part of story’ 석사학위청구전 가나아트스페이스

*(2009) ‘Story telling’ 아트스페이스 휴

단체전

*(2016) ’CHELSEA ALUMNI SUMMER SHOW’ 2016, London, UK

*(2016) 한국화 여성 작가 협회 한.러 교류전, 러시아

*(2016) 젊은나래 청년아티스트 공모전 2016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

*(2015) ’CHELSEA COLLEGE OF ARTS POSTGRADUATE SHOW 2015, London, UK

*(2015) ’NO MATTER, FINE BETTER’ MA Fine ART Interim Show Chelsea College of Arts,

London, UK

*(2015) ’artist’ MA Fine ART Group Show Chelsea College of Arts, London, UK

*(2014) ’Tangent’ MA Fine ART Intro Show Chelsea College of Arts, London, UK

*(2013) 한국화 여성작가 협회 정기전, 조선일보 미술관

*(2013) ‘International Contemporary Painting Exhibition, Seoul, DMC gallery

*(2013) ‘International Contemporary Painting Exhibition, NY, bcs gallery, USA

*(2013)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Mandarin Oriental Hotel, 홍콩

*(2013)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웨스틴 조선호텔

*(2009) ‘서교난장 2009’, 상상마당

*(2009) 동양화 새천년 , 한가람 미술관, 예술의 전당

*(2009) 2회 아시아프 참가

*(2009) AATS 2009-Asian Top Show 2009 Art Fair, 베이징, 중국

*(2008) 가나아트센터 25주넌 기념전 참가

 

*한국화 여성작가 협회 회원. / 성신여대 출강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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