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전 시 명《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Climate Museum: Life and Death of our Home
전시기간 2021. 6. 8.(화)~8. 8.(일)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1층 전시실, 전시동 외벽, 마당, 정원, 옥상
전시부문 사진, 영상, 박제, 표본, 설치 등 30여 점
전시작가 참여 작가(팀) 총 10명(팀)
참여 기관 총 5곳
초청 큐레이터 이혜원(대진대학교 교수)
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모든 사물과 생명체가 공존하는 지구 생태계라는 ‘큰 집’과 사람이 거주하는 살림집 ‘작은 집’의 관계를 통해 기후위기를 간접 체험하는 전시
- 기후위기로 고사한 침엽수,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동물과 곤충, 도시에서 서식지를 잃은 벌과 새들의 생존을 돕는 작품 선보임
- 우리나라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을 짓고 부수는 과정에서 생산, 소비, 폐기되는 사물을 작품과 데이터로 설치
-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재사용·재활용하는 원칙을 전시 그래픽, 공간 조성, 웹사이트에도 적용
- 배우 박진희(에코 지니)가 녹음에 참여한 서울시립미술관 도슨팅 앱 음성서비스 제공
□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은《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를 6월 8일(화)부터 8월 8일(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한다.
○ 기후변화는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이 시대의 근본적인 도전이다. 이에 서울시립미술관은 2021년 기관의제 ‘배움’과 전시의제 ‘트랜스미디어’에 기반하여 기후위기를 직면하고 기후행동을 촉구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 본 전시는 <기후시민 3.5>(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의 연구를 토대로 기후위기의 현실 인식을 촉구한다. 기후변화의 해결책에 관한 전시는 아니지만 한 나라의 시민 3.5%가 행동하면 사회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에리카 체노워스의 연구에서 영감을 받아 인식의 전환을 통해 기후행동을 촉구한다.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는 ‘오이코스(oikos)’라는 같은 어원을 가진 지구라는 모든 사물과 생명체의 ‘큰 집’과 사람이 거주하는 살림집 ‘작은 집’의 관계를 보여준다.
□ 예술의 ‘집’인 미술관의 안과 밖에서 총 세 개의 ‘집’으로 전시가 구성된다. 전시를 구성하는 <비극의 오이코스>, <집의 체계: 짓는 집-부수는 집>, <B-플렉스>의 세 개의 집은 실상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집이다. 이러한 세 개의 집의 접점에 작가, 활동가, 과학자, 건축가가 바다 사막화, 빙하 소실, 해수면 상승, 자원 착취, 폐기물 식민주의, 부동산 논리의 환경 폐해에 대해 이야기한다.
○ 세 개의 집은 미술관 전시실과 마당, 정원, 건물 외벽, 로비에서 옥상까지 여러 장소에 걸쳐 전시된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처럼 생명체와 인공물들이 공존하고 대비를 이루는 풍경을 만들었다.
□ 첫 번째 집: 죽어가는 지구의 생태계를 담은 <비극의 오이코스>
○ 한라산에서 백두대간까지 집단 고사하는 침엽수, 서식지를 잃고 아사한 동물, 플라스틱과 독극물로 오염되는 물, 홍수·산불·이상기온으로 이어지는 남극과 북극의 해빙,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는 데이터 센터 등을 고사목과 박제 동물, 영상을 통해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의 현장을 미술관에서 간접 체험한다.
□ 두 번째 집: 짓고 부수는 사람의 주택 <집의 체계: 짓는 집-부수는 집>
○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40%가 건설 산업에 기인하는 만큼 수명이 짧은 주택의 생산, 유통, 건설, 폐기의 일상에서 사람과 사물의 생애주기를 대형 영상, 설치, 인포그래픽으로 보여준다.
□ 세 번째 집: 도시에서 인간의 활동으로 서식지를 잃은 벌, 새, 나비들의 생존을 돕는 <B-플렉스>
○ 미술관 옥상과 정원에 세워지는 <B-플렉스>는 전시일정, 관람객의 유무와 별개로 벌과 새의 산란기를 고려하여 설치된다. 벌, 새, 나비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도록 관람객의 방문은 제한되며 미술관 마당에 준비된 망원경과 외벽 모니터로 관찰할 수 있다.
□ 이번 전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반응하여 미술관의 안과 밖, 사람이 있는 전시장과 관객의 입장이 제한된 전시장,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기획하였다.
○ 미술관 외벽 아치형 창문에 배치한 <기후미술관 윈도우> 모니터를 통해 전시 전경과 영상이 제공되며 사람의 입장이 제한된 곤충과 새들의 공간 <B-플렉스>, 인간의 근대적 생활양식을 살펴보는 <집의 체계: 짓는 집-부수는 집>의 웹 플랫폼을 볼 수 있다.
□ 또한 예술을 위한 ‘집’인 미술관에서도 기후위기 상황을 접근하여 자원 재활용을 통해 전시 그래픽과 전시 공간을 구현하고 전시 운영 전반에 걸쳐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 전시 그래픽, 전시 공간, 웹사이트에 이르기까지 폐기물과 에너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이전 전시의 가벽, 전시대, 페인트를 재사용하였다. 또한 시트지 대신 이면지 사용, 인쇄물 최소화, 잉크 절약형 서체, 모듈형 벽체, 환경친화 보양재, 버려진 책상과 액자, 중고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전시 폐기물을 최소화하였다.
□ 배우 박진희가 이번 전시의 국문 오디오가이드 녹음에 참여하였다. 평소 ‘에코 지니(eco_jini)’라는 닉네임으로 지구 환경에 대한 생활 속 실천을 수행하는 박진희는 “이번 전시에 동참하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게 생각한다. 지금의 기후위기, 환경문제를 이번 전시를 통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우리가 거주하는 지구 생태계의 현실을 직면하고 실천을 촉구하는 이번 전시는 배우 박진희의 애정 어린 목소리와 호흡으로 기후위기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 전시도슨팅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울시립미술관’을 검색하면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전시 기간 중 전시 전경 및 전시 추진 과정 등을 담은 온라인 전시투어 영상을 서울시립미술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는 사람과 사람이 만든 사물 그리고 생명체가 공존하는 지구라는 커다란 집의 현실이 어떠한지 직면함으로서 환경을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전시 기획의 글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사람이 사는 집, 그리고 모든 사물과 생명체의 집. 살림집과 지구의 생태계는 오이코스라는 같은 어원을 가진 우리의 집이다.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는 위기에 처한 우리의 크고 작은 집에 관한 전시이다.
《기후미술관》에는 세 개의 집이 전시된다. 첫 번째 집은 기후변화로 죽어가는 오이코스, 지구의 생태계다. 한라산에서 백두대간까지 집단 고사하는 침엽수. 서식지를 잃고 아사한 동물. 플라스틱으로 오염되는 바다. 홍수, 산불, 이상기온으로 이어지는 남극과 북극의 해빙,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는 데이터 센터. 이것들을 고사목과 박제 동물, 영상을 통해 기후변화를 미술관에서 간접 체험 한다. 두 번째 집은 짓고 부수는 사람의 주택이다.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40%가 건설 산업에 기인하는 만큼 근대기 이후 우리나라의 살림집과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사물의 생애주기를 보여준다. 《기후미술관》의 세 번째 집은 벌, 새, 나비들의 생존을 돕는 집이다. 미술관 옥상에 세워지는 <B-플렉스>는 전시일정과 관람객의 유무와 별개로 새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기 시작하는 봄부터 야생벌들이 꽃가루를 모으고 월동 준비를 마치는 초가을까지 설치된다. 벌, 새, 나비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관람객의 방문은 제한되며 미술관 마당에 준비된 망원경과 CCTV 화면으로 관람한다. <비극의 오이코스>, <집의 체계: 짓는 집-부수는 집>, <B-플렉스>, 이런 집들은 실상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집들이다. 이런 세 개의 집의 접점에는 작가, 활동가, 과학자들이 바다 사막화, 빙하 소실, 해수면 상승, 자원 착취, 폐기물 식민주의, 부동산 논리의 환경 폐해 등 생태문명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후위기는 매 순간 급박해지며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 양상은 세계 평균의 약 2.5배의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위기에 관한 전시는 시의적절하면서도 그 자체가 탄소배출 행위이기에 매우 불편하다. 《기후미술관》은 이런 모순을 대면하며 기후위기 상황에서 예술을 위한 ‘집’을 접근한다. 전시 그래픽, 전시 공간, 웹사이트에 이르기까지 가벽, 전시대, 페인트, 시트지, 인쇄물, 잉크까지, 폐기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이면지, 모듈형 벽체, 버려진 액자, 중고 노트북 등 재사용과 재활용을 원칙으로 하였다.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 <기후시민 3.5>가 개발한 콘텐츠를 토대로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는 해결책이 아니라 현실을 보여주려는 전시다. 다만, 시민의 3.5%가 동참할 때 근본적인 변화가 올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기후미술관》은 경제 체제, 제도, 기술,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지속적인 활동의 한 꼭지이다.
참여 작가(팀) 및 참여 기관
□ 참여 작가: 칼레드 라마단(Khaled Ramadan), 이브 모셔(Eve Mosher), 서원태, 알프레도 야르(Alfredo Jaar), 윤수연, 한나 융(Hanna Ljungh), 이동용, 이성민, 제시카 플럼(Jessica Plumb)
□ 참여 기관: 강북재활용품선별처리시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극지연구소, 녹색연합, 한국수산자원공단
□ 집의 체계: 최혜정, 강난형, 김대천, 박상민, 엄광명, 정성규, 김아리, 장가연,
황지은, 정동구, 이인규, 이용현, 이택수, 황동욱, 현박, 방나영
전시 전경 및 주요 작품 소개
전시 전경
윤수연 / <정선 시멘트 채굴장>, 2021, 사진, 이면지 인쇄, 가변설치
겸제의 금강산전도를 떠오르게 하는 웅장하면서도 수려한 백두대간을 배경으로 시멘트 채굴장의 벌거벗은 모습을 대면한다. 바로 우리의 초상화이다. 산업 기반이 전무했던 해방 이후 남한이 유일하게 생산 능력을 갖고 있었던 건설 자재가 시멘트였다. 이러한 자연 파괴를 기반으로 한국의 근대화가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통째 없어진 산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사라진 산봉우리에 건설 폐기물을 부어 그 덩치를 다시 만들면 광역 생태계는 완전히 파괴된다.
한나 융 / <폭포를 문명화 하는 방법>, 2010,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4분3초
한나 융은 <폭포를 문명화 하는 방법>에서 인간의 권위를 내세우며 자연의 무심하고 독립적인 힘과 대결한다. 하드록 뮤직의 극적인 표현력에 영감을 받은 융은 폭포에 수력발전소가 되라고 종용한다. 영상에 사용된 스크립트는 스웨덴의 대규모 전력회사에서 배포한 수력발전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언제나 자연을 개척과 개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처절한 울부짖음. 이에 어울리지 않는 정확한 수치들은 우습고도 역설적인 자연과 사람 간의 관계를 드러낸다. 감성적이고 영적인 만남이며, 그래서 자신과의 만남이다.
김대천+강난형 / <주택 유령: 1958-1983-2002>, 2021, 4채널 비디오, 3D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 4분
<주택 유령: 1958-1983-2002>는 <짓는 집의 사물>과 마주 보며 지난 70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세 개의 주택유형을 입체적으로 모델링 하였다. 자연석을 박은 석회 블록과 흙벽돌의 부흥주택(1958), 대규모 단지, 콘크리트 벽식 구조의 아파트 시대를 열었던 개포 아파트(1983), 철재와 유리가 만든 초고층 부의 상징 타워 팰리스(2002), 채널별로 이들의 모델링을 영상으로 담았다. 사람이 사라진 상황에서 집의 사물에 일시적으로 담긴 에너지를 선으로 표현하였다. 반세기 동안 집은 일정한 산업 조건 속에서 우리가 생산한 사물이자, 사람의 노동의 매개물이며, 기후위기의 동인이다.
테크캡슐, <모든 것일 수도 아무것도 아닐 수도: 짓는 집, 부수는 집>, 2021, 3D 공간 정보, 항공사진, 2채널 비디오, 10분28초
3D 스캐너를 통해 집을 정보화하고 그 정보를 재구성해 또 다른 시간 속의 집을 만든다. 오래전 살던 집의 문을 열고 바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데이터 속의 집은 존재하지 않는 시간의 틈 속에 유령처럼 떠다닌다. 집은 지어지고 쓰이고 부서진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사물들이 배출된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집에 대한 기억은 재배열 되고 가공된다.
(사진: 윤수연)
이동용, <B-플렉스>, 2021, 혼합재료, 가변설치
<B-플렉스>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는 벌, 나비, 새들의 생존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올해 5월부터 이동용 작가는 미술관 옥상과 정원에 비계 구조물, 폐목재, 각종 재활용품을 활용하여 새들이 날아와 모이를 먹고, 물을 마시고, 둥지를 틀 수 있는 서식공간, 그리고 군집을 이루지 않는 고독성 야생벌의 집을 만들었다. 작품이 설치된 옥상에는 관람객이 접근할 수 없다. 새와 벌들은 미술관 마당과 정원에 설치된 망원경, 옥상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미술관 외벽 창문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외부에서 볼 수 있다. 또한 미술관 정원에 울창한 나무 사이사이에 숨은 그림 찾기 하듯 벌집을 찾아볼 수도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이 진입할 수 있는 공간과 관객의 입장이 제한된 전시 공간을 설정하여 인간 중심의 전시 방식을 부분적으로 탈피해보고자 하였다.
(전시 그래픽디자인: 홍박사)
전시 메인 아이덴티티는 전시를 구성하는 세 개의 집을 하나의 화면에 담아 구현하였다.
지구의 생태 위기 현장을 보여주는 <비극의 오이코스>에 극지연구소가 제공한 <남극 빙붕 붕괴 현장>과 짓고 부수는 사람이 사는 아파트 생애 주기를 담은 <집의 체계: 짓는 집-부수는 집>에 등장하는 재건축 현장의 개포 아파트, 마지막으로 도시에서 인간의 활동으로 서식지를 잃은 벌집을 하나의 화면에 시각화하였다. 홍박사는 이번 전시에서 환경을 고려한 전시 그래픽디자인 구현을 위하여 잉크를 절감할 수 있는 서체와 1도 인쇄, 그리고 전시에서 통상 사용되어 온 비닐, 플라스틱 대신 사무실과 학교에서 나온 이면지를 재사용한 시공 방식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