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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라 : 감각_시간의 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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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주 차세대 작가전

안소라, 감각_시간의 겹


작가명 안소라 安소라 AHN SORA 

전시기간 2021. 08. 04.(수) ~ 08. 15.(일)(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공주아트센터고마 2 전시실(충청남도 공주시 고마나루길 90)

주최주관 (재)공주문화재단, 아트센터 고마

관람시간 10:00 ~ 18:00 / 4일_16:00 ~ 18:00

홈페이지 주소: http://www.gongjucf.or.kr/

이메일 주소: jjin@gongjucf.or.kr

SNS계정: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jcf2020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jKo1xfgv7rd-sVYX6rK_sg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jcf_2020/

대표전화: 041-852-6038

 


공주문화재단은 공주 지역의 청년미술가를 지원하여 창작 발표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차세대 지역 작가를 육성하여 지역 대표미술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사업으로 안소라 작가를 선정하여 기획초대전을 개최합니다.


 

정미정 객원 큐레이터

 공주문화재단은 차세대 작가전 사업으로 선정된 안소라 작가의 “감각_시간의 겹”전시를 개최한다. 차세대 작가전은 공주 지역을 기반으로 영역을 넓히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년작가를 소개하는 전시이다. 올해는 2명의 작가가 선정되었고, 먼저 안소라 작가의 전시를 소개한다.

 안소라 작가는 만화과를 졸업하였다. 다양한 시각예술의 장르 중에서도 만화는 서사가 좀 더 가시적으로 드러나거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작가는 만화의 비(非)서사에 관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관심은 다른 방향으로의 작업세계를  시도해보고 싶다는 출발점이 되었다.


 안소라 작가의 디지털 아트는 감각하는 사물과 인물이 하나의 디지털 공간에 여러 겹의 시간으로 표현된다. 디지털 공간 안에서 그려진 선이 사물이 되고, 인물이 되며, 곧 시간이 된다. 영상 속 이미지는 움직임을 통해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부동의 이미지와 감각하는 움직임을 드러내는 이미지로 나뉘는데, 이는 관람자의 입장에서 불편한 시선으로 포착된다. 


 현실 세계의 동일한 공간에서 움직이는 사물은 바람의 방향이나 공간의 물리적인 영향을 받아 그 힘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으나 안소라의 작품의 사물들은 그렇지 않다. 부동의 이미지로 인해 움직임이 더 부각되거나 하나의 공간 안에 위치해 있지만 서로 다른 공간의 있는 사물처럼 움직임의 정도나 흔들리는 방향이 모두 다르다. 우리가 어느 순간을 포착하거나 관찰할 때 인식된 세계는 관찰자 중심, 곧 인간이 인지하고 지각하는 것을 본다. 통상적으로 자연스럽다고 인지된 움직임은 인간이 인식되어온 경험적 수치에 의해 일반화된 것인데, 작가는 인식된 것, 객체가 된, 혹은 인식의 대상이 된 다른 생명체의 감각이 주체가 되는 방식으로 작품을 표현한다. 

 

 영상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서로 각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각각의 감각으로 일렁이듯 움직인다. 하나의 화면에 존재하지만 개별의 시간을 이끌고 있으며, 존중된 그들의 시간은 서로 다른 겹이 되어 작품으로 표현된다. ‘본다’라는 관점에서 관찰자가 주체가 되는 상황이 반전되고, 인식된 대상이 시간을 이끄는 작품의 진행은 관람자에게 어색한 혹은 불편한 상황으로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바가 전달된다. 여러 겹의 감각하는 시간은 어느 시간의 한 지점이 될 수 없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끌 수 없다. 작가는 서로 다른 시간의 겹을 가로질러 그들의 시간으로, 그들의 감각으로 작품이 감상되길 바란다고 한다. 등장인물이나 소재가 지니고 있는 고유의 시간을 넘어서 작가가 의도한 작업의 시간은 관람자의 시선으로 어떠한 시간이 생성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이번 전시는 안소라 작품의 소재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Part1_감각하는 정물, Part2_그들의 시간, Part3_세월의 겹’의 흐름으로 진행되며, 매체에 따라 감상 중심의 디지털 미디어 작품, 체험을 할 수 있는 몰입형 미디어 작품, 영상과 관련한 사진 작품 등 다양한 방식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차세대 작가전 안소라의 전시를 통해 디지털 아트의 시간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기대해 본다.



허나영 미술비평가 평론글

유화의 마티에르, 수묵화의 스밈, 청동조각의 차가운 금속 질감이나 대리석의 매끈한 표면 등 전통적인 예술매체에서는 특유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 매체의 질감이 디지털로 복제되고 있다. 그리고 화가의 행위와 평면의 지지체(support)의 관계성에서 이루어지던 회화는 디지털 화면 속에서 일정 단위 이미지의 확대 혹은 축소, 복사와 이동 등, 더욱 자유롭고 즉흥적인 작가의 결정에 따라 그려진다. 이외에도 현실의 한계들은 더이상 디지털 공간 속에서는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더 자유로워진 세상에서 예술가들은 마음껏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관객은 시각예술을 ‘눈으로 본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전히 인간의 신체를 통한 감각을 배제할 수 없다. 디지털이라는 도구로 만들어진 예술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인간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다. 디지털로 제작된 안소라의 작품 역시 특별한 방식이 아닌 우리의 기본적인 지각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일상의 이미지들

안소라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을 디지털 화면에 담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조선의 달항아리, 시골집이나 카페, 아름다운 꽃들, 사람들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특별한 어떠한 사건이나 메시지가 있기보다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이미지다. 이 이미지는 작가가 그저 떠올린 것이 아니라, 사진으로 찍었거나 인터넷에서 가져온 디지털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현실 공간 속에서는 흔적을 남기던 사물의 형상이 작가의 디지털 화면에서 다시금 새로운 이미지와 표현으로 재탄생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인간은 매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관에 따라 재해석하고 재구성하여서 이해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안소라의 화면 속 이미지들은 일상에서 경험했던 것들의 편린인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 속에 어떠한 이야기도 넣고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단지 일상 속에서 작가가 포착한 것들이 또 다른 감각적 표현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생성 속에서 이루어지는 ‘되기’에 작가는 방점을 찍는다.



차이를 감각하기

일상의 한순간이 사진으로 포착되고, 이 사진이 다시 작가의 손으로 표현한 선으로 구성된 디지털 이미지로 구현된다. 그리고 변화의 결과로 관람자 앞에서 움직이는 선으로 그어진 디지털 이미지는 익숙한 듯 살짝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게한다.


안소라는 이미지를 고정된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화면 속에서 꽃과 풀은 흔들리고, 사람들은 팔과 다리를 움직인다. 물고기가 수영을 하기도 하고 나비가 날기도 한다. 그런데 그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다.’ 풀이나 꽃은 바람에 의해서 하늘하늘 움직이지 않고 마치 각기 다른 의지를 가진 듯 튀어 오르기도 하고 각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방향과 속도가 모두 제각각이다. 안소라는 이러한 미세한 부자연스러운 차이를 사람들이 감각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운 차이를 감각하면서 알게 되는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저 세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다른 지점을 느끼고 이를 작품을 통해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의 감각을 통하여 관객들은 익숙한 자연스러운 리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현실과 안소라의 작품 속 이미지의 이러한 차이를 통해 현실의 특성을 사유하게 되는 순간이다. 이러한 차이의 제시가 예술의 역할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작가의 생각은 설득력을 갖는다.



몰입이 아닌 사유로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기본적으로 안소라의 작품은 처음 시작부터 전시가 될 때까지 전적으로 디지털 환경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디지털 아트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러한 디지털 아트를 지각하는 방식에 대해 많은 이론가들은 마치 영화와 같은 ‘몰입’을 꼽는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현실을 만들어내어,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가 말하는 시뮬라크르(Simulacre) 속으로 빠진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안소라의 작업은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은 움직임을 통해 몰입을 깨고 다시 현실로 보는 이들을 밀어낸다. 그리고 현실의 시공간에서 다시금 작품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러한 지점은 독일의 이미지학 이론가 비징(Lambert Wiesing)의 논의와 맞닿는다. 비징은 디지털 이미지 역시 수용방식에 있어서 매체적으로 다른 특성이 있지 않음을 말한다. 그러면서 유화나 조각 등과 같은 전통적 매체로 표현된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지각 가능함을 이야기한다. 안소라의 작업 역시 디지털 매체를 사용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작품 속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는 작가의 행위가 담긴 ‘선(line)’과 이 선들로 이루어진 형상의 움직임을 감각하게 되는 것이다. 안소라 역시 비록 자신이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통해 모든 인간이 세상과 처음 마주 대하게 되는 그 감각 자체에 집중하기를 원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이를 통해 현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예술로 표현해내려 한다.


이렇게 몰입이 아닌 차이를 감각하는 방식은 작품과 관객, 그리고 관객과 세상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세상을 인간이 어떠한 방식으로 감각했는 지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안소라의 작품은 그저 아름다운 색이 있는 꽃과 풍경이 있는 디지털 액자를 넘어, 세상을 우리가 어떻게 감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세상에 대한 다른 관점을 지닌 안소라의 생각에 동감하며, 앞으로 또 어떻게 세상을 다르게 보고 그 차이를 제시할 것인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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