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 MMCA-SUMA 협력기획전 《바람보다 먼저》개최
□ 수원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수원시립미술관 협력기획전 《바람보다 먼저》개최
□ 사회참여적 미술을 공통 의제로 1979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전국에서 벌어진 미술운동을 한눈에 조망
- 41(팀) 작가들의 회화, 설치 등 총 189점 작품 및 아카이브 약 200여 점 주요작품 망라
-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전관에서 8월 18일(수)부터 11월 7일(일)까지 개최
수원시립미술관(관장 김진엽)은 국립현대미술관(MMCA)―수원시립미술관(SUMA) 협력기획전《바람보다 먼저》를 8월 18일(수)부터 11월 7일(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개최한다.
《바람보다 먼저》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수원시립미술관이 공동으로 1979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수원을 비롯한 경기, 인천,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던 사회참여적 미술운동의 양상을 조망하는 전시다. 양 기관은 사회참여적 미술이 당시 전국 각지에 노동과 분단, 그리고 여성의 문제들을 동시다발적이고 다양하게 폭발시켰으나 여전히 미술사적 기술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협력기획전을 마련했다.
전시 제목인 《바람보다 먼저》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시인 김수영(金洙暎, 1921-1968)의 「풀」(1968)에서 차용하였다. 유연하고 강인한 ‘풀’은 ‘바람’같은 고난에도 뿌리 뽑히지 않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바로 이 제목은 고난과 시련을 능동적으로 타개해왔던 들풀과도 같은 우리 민중의 주체성을 집약하는 표현이다.
이번 전시는 41인(팀)의 작가가 선보이는 총 189점의 작품과 20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던 시기에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존재 이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예술가들의 숨결을 느껴볼 것을 제안한다.
《바람보다 먼저》는 1부‘포인트 수원’과 2부‘역사가 된 사람들’ 총 2부로 나뉜다. 1부에는 권용택, 박찬응, 손문상, 신경숙, 이억배, 이오연, 이윤엽, 이주영, 임종길, 최춘일, 황호경 총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1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1979년부터 1990년대 초반에 걸쳐 활동하며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수원미술의 실천적 동기를 마련했던 POINT(포인트), 時點·視點(시점·시점), 목판모임 ‘판’, 수원문화운동연합, 미술동인 ‘새벽’, 노동미술연구소 6개의 소집단 아카이브 약 150여 점이 소개되어 수원지역 소집단 활동의 맥락과 의의를 연대순으로 확인할 수 있다.
2부 ‘역사가 된 사람들’은 중앙화단 중심으로 쓰여 왔던 미술담론을 지역미술 의제 확장시켜 경기, 인천, 대구, 광주, 부산 등지의 지역작가와 더불어 MMCA 소장품으로 구성된다. 전시 참여 작가와 그룹은 총 30명으로 강요배, 곽영화, 광주시각매체연구회, 김봉준, 김정헌, 김종례, 그림패 둥지, 노원희, 민정기, 박경효‧배용관‧서성훈, 박경훈, 부산청년미술인협회, 성효숙, 신학철, 안성금, 윤석남, 이기연, 이상호, 이응노, 이종구, 임옥상, 전정호, 정비파, 정정엽, 정하수, 천광호, 최민화, 한국TC전자 여성노동자, 홍성담, 홍성민이다. 특히 지역중심으로 발생했던 움직임을 조명하여 1980년대 사회참여, 실천 미술담론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또한 이번 전시는 1980년대 집단적 사회 참여 예술 활동 이후, 꾸준히 개인적 작업을 예술로 승화시켜 작업해 온 작가들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갔던 사람들이었으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 역사의 흔적이 된 치열했던 시간의 궤적을 탐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은 “《바람보다 먼저》는 수원시립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현대미술의 사회참여적 미술이 지닌 다원성을 복원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는 민중의 목소리와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시개요
- 전 시 명: (국문) 《바람보다 먼저》
(영문) Before the Wind
- 전시기간: 2021. 8. 18.(수) ~ 2021. 11. 7.(일)
- 전시장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1, 2, 3, 4, 5 전시실
- 출 품 작: 회화, 설치 등 189점
- 주 최: 국립현대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 상기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1부 : 포인트 수원
1부 ‘포인트 수원’은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수원 미술에 있어 실천적 동기를 마련했던 1979년부터 1990년대 초반에 걸쳐 활동하였던 6개의 소집단(POINT(포인트), 時點·視點(시점·시점), 목판모임 ‘판’, 수원문화운동연합, 미술동인 ‘새벽’, 노동미술연구소)의 아카이브와 이 소집단에서 활동했던 11명의 작가(권용택, 박찬응, 손문상, 신경숙, 이억배, 이오연, 이윤엽, 이주영, 임종길, 최춘일, 황호경)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의 1부에서는 6개 소집단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그 활동의 맥락과 의의를 연대순으로 정리한다. 또한 이 소집단에서 활동하였던 참여 작가 11명의 개별 작품을 선보이며 개인의 창작의 궤적을 더듬는다. 이를 위해 당시의 작품과 함께 손·망실된 경우 재제작한 작품을 선보이고, 사진, 자료, 인터뷰 등의 아카이브를 망라하여 당대의 사회적 배경과 의미를 동시에 추적한다. 1부는 3개의 하위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은 ‘하나의 점, 시대를 꿰뚫다’라는 부제로 수원의 사회참여적 미술운동의 전사(前史)라고 할 수 있는 소집단 POINT(포인트), 時點·視點(시점·시점), 목판모임 ‘판’을 살펴본다. 시대적 지평에 대한 ‘포인트’의 고민은 자연스레 ‘시점·시점’으로 이어졌고, 목판모임 ‘판’을 통해 보다 본격화되었다. 이후 최춘일을 구심으로 수원에서는 ‘수원문화운동연합’, 미술동인 ‘새벽’, ‘노동미술연구소’ 등 소집단의 자생적 활동이 이어지며 새로운 미술 흐름이 만들어졌고, 이억배와 박찬응을 중심으로‘그림사랑 동우회 우리그림’이 결성되며 안양지역으로까지 번져나갔다. 시대를 꿰뚫고자 했던 하나의 작은 점은, 경인·경수지역 민중미술을 견인하는 큰 물줄기로 발원(發源) 되었다. ‘하나의 점, 시대를 꿸뚫다’에서는 최춘일, 이억배, 박찬응 작가의 작업을 선보인다.
두 번째 섹션 ‘새벽이 오는 소리’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주창한 ‘수원문화운동연합’, 미술동인 ‘새벽’, ‘노동미술연구소’의 활동을 선보인다. 이들 소집단은 개인의 창작 활동보다 노동미술, 생활미술, 현장미술 등 공동의 문예실천이나 미술의 사회적 활동에 방점을 두었다. 권용택, 이주영, 이오연, 신경숙, 황호경, 손문상은 이러한 활동의 중심에 있었고, 이후 임종길과 이윤엽이 합류하며 1990년대 지역의 미학적 실천을 고민했다. 미술동인 ‘새벽’이 모태로 1991년 결성된 ‘수원미술인협의회’는 《환경미술전》을 개최하며 도시개발과 환경의 문제를 고민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이들 활동의 주요 의제다.
1부의 마지막 섹션인 ‘수원 소집단 아카이브’는 수원의 6개 소집단, POINT(포인트), 時點·視點(시점·시점), 목판모임 ‘판’, 수원문화운동연합, 미술동인 ‘새벽’, 노동미술연구소 활동 아카이브로 구성된다. 수집된 436점의 자료 중 200여점의 소집단 별 문서, 사진, 도서 등을 통해 각 소집단의 활동과 연대를 돌아본다.
2부 : 역사가 된 사람들
2부 ‘역사가 된 사람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를 중심으로 서울, 수원, 인천, 경기, 대구, 광주 등의 공간에서 하나의 일관된 지표를 가지고, 다양하고 전 방위적으로 움직여 왔던 작가들의 사회적 실천의 장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갔던 사람들이었으나,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동맹의식은 투철하고 맹렬했다. 역설적으로 그들의 헌신적인 맹렬함 뒤에는 화려한 영웅적 수식어구가 붙어 있지 않다. 이처럼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치열했던 암흑 속에서 앞으로 다가올 활기찬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섹션 ‘봄은 오는가’는 주로 광주항쟁과 그해 봄을 상징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모았다. 1926년 《개벽(開闢)》지(誌) 6월호에 발표되었던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처럼 윤석남의 <봄은 오는가>는 시대적, 사회적 억압과 울분을 딛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염원을 그려냈다. <봄은 오는가>에 이어 신학철의 <가투>, 김정헌의 <그해 5월-광주의 푸르름 Ⅱ>과 더불어 이상호, 천광호의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번째 섹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노동자, 여성, 사회적 약자 등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로 묶었다. 신학철의 작업 제목이기도 한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는 신동엽의 미발표 유고시이기도 하다. 억압된 상황 아래서도 현실을 직시하여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림패 둥지의 <맥스테크 민주노조>, 박경효, 배용관, 서성훈의 <현대노동운동사>, 부산청년미술인협회, 곽영화의 <사수대>, 한국 TC전자여성노동자, 김종례, 노원희, 성효숙, 정정엽, 이종구, 홍성담 작가의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들이 수없이 그려낸 이웃의 현실은 영웅적 역사화와는 거리가 멀다. 이들은 그늘진 사회적, 역사적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그려냈다. 세 번째 섹션 ‘역사의 초상’에서 그림 속 사람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저 평범한, ‘이름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역사의 그늘에 갇혀 있기도 했고, 스스로 뜨거운 불구덩이 속으로 스스럼없이 걸어들어 가기도 했다. 이제 우리에게 도래하는 현실은 소외된 이들의 마음과 의식을 회복시키고, 역사의 초상으로 남겨진 이들을 되새기는 일이다.
네 번째 섹션 ‘분단, 그리고 해방 아리랑’은 천광호의 <분단>, 전정호의 <해방아리랑>, 민정기의 <숲을 향한 문>을 비롯하여 강요배, 김봉준, 정비파의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적 실천, 참여를 다루었던 움직임에서는 한민족이 처한 슬픔과 고통의 맥락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한 염원을 그림의 주제로 삼았다.
전시의 마지막 아카이브 섹션인 ‘Zoom in 지역의 민중미술’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협력망 사업의 취지에 상응할 수 있도록 인천, 경기, 광주, 부산, 제주에서 발생했던 지역의 민중미술 단체를 소개한다. 단체는 현대미술상황회, 부산미술운동연구소, 제주동인 보롬 코지 등이다. 이러한 시도는 그간 서울과 광주 중심으로 쓰던 민중미술 담론을 여러 지역의 이야기로 확장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