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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풍경-되기, 바람-되기, 흔적-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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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공주 올해의 작가전
이만우 풍경-되기, 바람-되기, 흔적-되기

작가명: 이만우 (Lee Manwoo / 李萬雨)
전시기간: 2021. 11. 10.(수) ~ 11. 21.(일)(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공주아트센터고마 1, 2 전시실
주최주관: (재)공주문화재단, 아트센터 고마
관람시간: 10:00 ~ 18:00/ 10일 16:00 ~ 18:00 
홈페이지 주소: http://www.gongjucf.or.kr/
이메일 주소: jjin@gongjucf.or.kr
SNS계정: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jcf2020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jcf_2020/
대표전화: 041-852-6038

공주문화재단은 지역의 역량 있는 중견작가를 지원하여 창작의욕 고취 및 지역문화예술활성화를 도모하고자 <공주 올해의 작가전>사업을 추진하며 이만우 작가를 선정하여 기획초대전을 개최합니다.

김복수 큐레이터
2021 공주 올해의 작가로 이만우 작가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여 년간 제작해온 작품들 중 그의 작업 여정을 볼 수 있는 대표작들로서 아직, 고향인 공주에서 발표하지 않았거나, 하지 못했던 작품을 포함하여 70여 점을 선보인다. 이만우 작가의 작품들은 꼿꼿하고 진중하게 대상을 그리면서도 그 이면의 보이지 않은 미시적인 사이를 그려내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땅’과 ‘노동’을 소재로 하는 회화와 공간 설치작업, 드로잉 등 자신이 관찰해온 미시적인 시각에 대한 소탈한 편린들을 작품에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간 무수한 작품들을 발표했던 작품을 시간적 전개과정과 개념적 범주로 나누고, 또 아직 미술계에 알려지지 않은 일련의 작품을 정리하여 선보임으로써 그의 작품세계가 갖는 특유의 미학적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전자부품을 그림 곳곳에 오브제로 배치하여 해석한 전자부품 시리즈부터 농기계들이 휘젓고 지나간 논밭의 바퀴 자국을 그려낸 농지화 시리즈, 최근 그려낸 바위 그림과 들풀 연작 시리즈까지 그의 오랜 ‘그림 그리기’와 ‘그림-되기’에 대한 열정과 양가성의 의미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1997년 첫 번째 개인전 이후 여럿의 전시들과 작업들에서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그림의 핵심은 늘 ‘변주되는 미시적인 풍경 그리기’ 뒤에 있는 그의 ‘예술노동’의 개념이다. ‘어떤 예술가가 그만큼의 노동 없이 그림을 그리지 않는가’ 라지만 특이하게 그의 무의식에 ‘손 모내기’처럼 그려내는 예술적 노동은 붓이 풍경으로 들어가 풍경을 헤집고 다니듯 하나하나의 생성하는 시간의 가치로 캔버스에 숨 쉬게 한다. 그림의 붓질은 표면을 경유하며 그림의 시간이 되었다가 다시 붓질의 시간으로 빠져나온다. 이렇게 그의 모든 작품들은 늘 한결같은 오랜 노동으로 일궈야 하는 농사적 시간 되기와 붓질의 시간을 캔버스에 일치시키려는 태도가 배어있어 일과 예술이 갖는 생태적 유사성이 드러나는 사건이며 예술노동의 발견이다. 그림을 그리는 속과 겉을 ‘일치/불일치’하려는 자족적인 ‘헛됨’은 늘 자신에게 주어진 노동이라는 가치로 승화된 예술 행위로 보았기에 가능한 것이며 그의 모든 작품의 예술적 개념 속에 함축되어 있다. 이후 그리기로 다가가면 갈수록 그리기의 몸은 해체되고, 명료한 언어나 형태로 쌓으면 쌓을수록 공허의 과정으로 종결시킨다. 또 화면의 모든 풍경들에 보이는 걸출한 재현적 기념물인 오롯한 형태들은 무수한 붓질로 부수고 갈아엎은 ‘예술노동’의 결과이자 또 다른 가치로 더해진 화면은 이미 다른 사유로 풍부해졌음을 볼 수 있다.
최근 더 드러난 미시적 그리기는 최근 바위 풍경과 들풀을 그려내기도 하고 또 다른 농지의 풍경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에 이전 작업과 사뭇 다르게 그림에서 어떤 본질적 권위와 기준에 다다르려는 그리기의 목표였던 ‘자발적 상징’은 사라지고 과정 자체에 대한 느슨함과 함께 늘 어떤 종착지가 없는 ‘비자발적’의 생성하는 그림, 즉 의도가 사라진 의미가 발생하는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후기구조주의자 들뢰즈에 의하면 우리가 사물 속에 집어넣은 것만 사물로부터 끄집어내는 능력을 ‘자발적 능력’으로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새로운 것이 아닌 것이다. 이에 반해 ‘비자발적 능력’은 아무것도 보지도 지각하지도 기억하지도 못하는 자처럼 사소하게 던져진 기호를 유일한 단서로 삼아 온몸으로 해독하는 자, 스파이, 미친 사람, 질투에 빠진 연인이 지니는, 거미와 같은 초감각적 능력이라는 것이다. 최근 이 ‘비자발적’ 사유가 이만우의 ‘예술노동’에서도 감지되듯 그의 그림의 ‘미시성’은 그도 모르게 도착한 곳이 필연적으로 가려고 한 장소로 되게 하는 힘이다. 마지막으로 이 전시는 그의 그림 전편을 이해하는 전시로 ‘풍경-되기, 바람-되기, 흔적-되기’를 주제로 삼았다. 늘 작업의 오랜 모티프였던 고향에서의 삶을 반추하며 그림을 그려내었다기보다는, 고향에서의 편린 같은 기억 조각을 사용하여 늘 그 장소와 떼어낼 수 없는 관찰자로 또는 수행자로서 그의 작업을 끄집어내는 것으로 초점을 두었다. 그 자신이 풍경-되기로 하여 그림을 헤집고 다니고 바람-되기와 흔적-되기로 미시적인 시간을 캔버스에 옮겨 놓은 것으로서 논이든, 바위든, 풀꽃이든 그림-되기의 숙명으로 한 이만우의 작품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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