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작 개관 15주년 기념전 – Re:Born 展
김정수, 진달래-축복, 72.7x60.6cm, Oil on Canvas, 2021
갤러리작이 개관 15주년을 맞았다. 권정화 대표는 지난 2007년 5월, 서초구 양재동 라시따델라모다(구 하이브랜드) 쇼핑몰에 갤러리를 개관하여 서초지역 일대에 문화예술 환경을 정착시키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갤러리작은 개관 이래 15년의 역사를 재조명하면서, MZ세대가 미술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현 대한민국 미술계의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앞으로도 작가 발굴과 아트 컨설팅, 아트 페어 참가, 기업 콜라보 등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늘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의미를 담아 ‘Re:Born’전을 4월25일부터 5월24일까지 연다. 갤러리작은 이 전시회에 특히 한국의 정체성에 대해 연구하면서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해온 우리나라 대표작가 김덕용 김명곤 김정수 김창열 김태호 전광영 등 6명을 초대, 주옥같은 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김명곤, reborn, 53.0x45.5cm, Mixed media, 2022
미술담당 기자 15년 경력을 가진 권정화 갤러리작 대표는 갤러리가 위치한 서초구 양재동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숲으로 둘러싸인 양재동에 활기찬 문화예술 환경이 조성된다면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이 부럽지 않은 세계적 명소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끊임없이 우리나라 원로, 중진, 신진 작가를 발굴, 개인전과 그룹전을 꾸준히 개최해왔다. 권 대표의 소신으로 미술계 불황이 장기화되던 시기에도 대관 없이 기획전 중심으로 우리나라 작가의 우수성을 알려왔다. 현재 양재동에는 갤러리작의 뒤를 이어 후발 주자 갤러리들이 10여개 속속 합류하면서 지역 내 미술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갤러리작이 위치한 양재동은 양재시민의 숲, 양재천, 서초조각공원, 청계산, 우면산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더불어 최근에는 양재-우면 R&CD 특구 지정 등으로 활기를 띄어 권정화 대표의 오랜 소망대로 미술문화의 르네상스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갤러리작은 복합쇼핑몰에 위치한 갤러리로서 특히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친근한 전시들로 화제를 모아왔으며, 한국의 정체성을 살려 세계미술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작가들과 함께 주로 가족의 사랑, 행복, 축복 등 보편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홍콩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쇼에 8회 참가해 세계미술흐름에 동참하면서 우리나라 작가의 역량을 알리는 문화사절 역할을 해왔다.
갤러리작 권정화 대표는 “다사다난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미술은 우리의 꿈, 희망, 축복이 될 수 있다. 기획중심의 상업화랑은 국가나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개인이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명감과 끈기 없이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이다”면서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미술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을 걷어내 공공재로서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미술문화를 육성, 지원해야 우리나라 미래가 있다”고 확신한다. “공공기관에 미술품 설치를 확대하고,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미술에 대한 소양을 넓혀야 진정한 문화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광영, 집합, 117x93cm, Mixed media with Korean mulberry Paper, 2022
이 전시회에 초대한 작가들은 한마디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갤러리작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스타작가들이다. 오랜 기간 갤러리작과 더불어 우리나라 정상의 작가로 성장한 ‘진달래-축복’ 시리즈의 김정수 작가를 비롯해 ‘물방울’ 작가 김창열, 최근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해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높이고 있는 전광영, 씨실과 날실의 조화와 균형을 통한 ‘내재율’ 시리즈로 울림을 주는 김태호, 나무와 자개의 결을 긁어내고 다듬어 새로운 생명으로 표현한 김덕용 등 이들은 모두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극대화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또한 자동차와 꽃, 풍선 등으로 꿈을 이야기 해온 김명곤 작가가 우리나라 전통 한옥에서 영감을 받아 한지, 먹 등을 통해 ‘거듭남’의 미학을 표현한 리본(Re:Born)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다.
권 대표는 “지난 15년을 돌아보면 장기화되는 미술시장의 불황과 부대끼며 오직 일에 대한 열정으로 버텨온 시간이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역설적으로 가정의 소중함이 부각되면서 미술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여태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한국적인 심미감에 토대를 둔 작가 발굴로 한국미술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02-2155-2351)
김태호, Internal Rhythm 202169, 54x46cm, Acrylic on canvas, 2021
▪ 작가 소개
김정수 – 소박한 한국의 미와 정서를 상징적으로 표현
커다란 바구니에 진달래 꽃잎을 수북이 담아 축복을 표현하는 김정수 작가는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면서 진달래 꽃잎을 작품에 담아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김 작가의 어머니는 부산 장산에서 진달래 꽃잎을 뿌리며 자식을 축복했다. 소박한 한국의 미와 정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김 작가의 작품은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축복받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았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며 자식을 키워낸 어머니들의 사랑과 그가 전하는 희망과 축복의 메시지가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창열 – 물방울은 전쟁, 사랑, 고통 등 직접 체험한 삶의 이야기
김창열은 ‘물방울의 화가’라 불린다. 물방울 작품을 40년 동안 그려온 작가는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다. 그의 ‘물방울 미학’은 국제 화단을 가로 흐르며 세계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곧 사라질듯 한 순간을 붙잡고 있는 그림, 존재와 부재의 아슬아슬한 경계의 긴장을 주는 그림이다. 그럼에도 그 물방울 하나하나에는 기쁨과 슬픔이 있고, 어떤 아련한 추억을 불러내는 따뜻한 정감이 흐른다. 대학교 2학년 때 전쟁을 겪었던 작가에게 물방울은 전쟁, 사랑, 고통 등 직접 체험한 삶의 이야기들을 담은 결정체이며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온 원동력이다.
김태호 – 물감 층으로 씨실과 날실의 조화와 균형 표현
‘내재율(Internal Rhythm)’ 시리즈는 캔버스에 그려진 수직과 수평의 격자문양을 바탕으로 삼아 캔버스를 90도로 돌려가며 20회 이상의 색을 올리는 수행과정이다. 수직·수평을 이룬 물감의 계획성은 특수 제작된 칼로 깎이면서도 조화롭다. 이는 새로운 시각기호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자, 회화와 부조(relief)의 경계를 넘나드는 회화의 평면성을 재해석한 시도이다. 2차원의 회화이면서 부조를 품고 있는 다양한 색깔 층의 화면을 통해 관람객이 다른 모노크롬의 작가들과 차별화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광영 – 한국적인 소재로 세계와 소통하는 작가
작가는 ‘집합(Aggregation)’이라는 타이틀의 한지 부조회화를 전 세계에 알린 주인공이다. 해외에 더 잘 알려져 있는 전 화백의 작품은 한지로 섬세하게 싸고 묶은 작은 삼각 오브제들을 천연 염색 기법으로 물들여 캔버스 위에 촘촘히 붙이는 작업이다. 지난 95년 어느 봄날, 어린 시절 큰할아버지의 한약방에 달려있던 한약봉지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한 작업이다. 이 전시에 선보이는 전광영 화백의 작품은 무수한 시공간 속 해체된 이야기들을 동양 특유의 포용적 사고로 다시 결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구의 ‘박스’ 문화보다는 우리나라 고유한 정이 담긴 ‘보자기’ 문화로 코로나 시대의 상처를 싸매는 메타포이기도 하다.
김덕용 – 나무와 자개의 결을 살려 추억과 기억을 담는다
우리 인류에게 끊임없이 내어주는 나무의 결을 ‘덕’이라고 표현하는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머금은 작품으로 새롭게 승화시킨다. 또한 깊은 바다 속에 뿌리를 두는 자개조각, 쓰임을 다한 숯가루를 사용해 “생명은 형태가 변하더라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고 순환하고 영속한다”는 작가의 철학을 그려낸다. 이 전시에 출품한 ‘결-심현(深玄)’ 작품은 잘게 쪼갠 숯가루를 얹고 자개를 더해 옻칠로 마감한 작품으로, 우주이자 심현인 공간을 표현한 것이다.
김명곤 – 우리나라 전통 한옥에서 영감을 받아 거듭남의 미학을 표현
성경 말씀에 “보라, 옛것은 사라지고 새날이 왔다”는 말처럼 작가는 영적인 거듭남 외에도 작가로서의 작품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자동차와 꽃, 풍선 등으로 꿈과 희망을 표현했던 작가는 긴 시간 준비해온 비구상 작품을 선보인다. 안동하회마을의 한옥에 머무르며 그곳에서 보았던 기와, 전통 담벼락, 단청문양 등이 작업 소재로 떠오른 그는 구상 작업 틈틈이 한국의 정체성을 다룬 비구상 작업에 몰두해왔다. 8년만의 결실을 이룬 이 시리즈는 갤러리작 개관 기념전의 주제이기도 한 ‘Re:Born’이다.
김덕용, 결-심현, 100x100cm, Mixed media on Wood, 2022
김창열, 회귀, 116.3x80.2cm, 마포에 유채, 2017
▪ 전시개요
전시기간 : 2022년 4월 25일(월) - 2022년 5월 24일(화) (30일간)
전시장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매헌로 16 라시따델라모다 (舊 하이브랜드) 패션관 3층 갤러리작
전시작가 : 김덕용 김명곤 김정수 김태호 김창열 전광영
개관시간 : am 10:30 – pm 06:30 (일요일은 예약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