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욱 개인전 《EMOTION》
가나부산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292, 그랜드 조선 부산 4F)
2022. 5. 10(화) – 6. 12(일) (오전10시~오후7시, 월요일 휴관)
가나부산은 5월 10일부터 6월 12일까지 도성욱 개인전 《Emotio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9년 런던에서의 전시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으로 작가가 그동안 발표해왔던 <Condition> 시리즈부터 시작하여 새롭게 선보이는 <Emotion> 시리즈까지 총 40여 점으로 구성되었다.
도성욱은 숲을 그리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그림에는 수많은 나무들이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어, 그림을 마주하는 사람은 마치 자신이 숲 속의 어느 한적한 길을 걷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곤 한다. 하지만 미술 전문가들은 도성욱을 두고 숲을 그리는 작가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를 빛, 공기, 온도, 습도 등 비물질적인 것을 묘사하는 작가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숲을 구성하는 물리적인 요소인 나무는 화면의 바깥쪽에 자리하고, 빛, 공기, 안개 등 비물질적인 요소가 그림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걸 볼 수 있다, 그가 제작하는 작품의 제목은 <Condition – Light>이다. 작가 스스로가 그림의 ‘조건’으로 ‘빛’을 산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숲이라 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지 무수한 나무들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작가가 그려내듯, 빛과 공기, 온도, 습도 등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숲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그의 그림을 마주하며 마치 숲 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는 이유도 그가 그림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물리적인 형태가 아닌 비물질적인 것들로 구성된 어떤 분위기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도성욱은 최근 화폭에서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비물질적인 것을 묘사하기 위해 도구로 삼아 왔던 숲과 바다 등이 화면에서 사라지진 것은 아니지만, 그 톤과 온도가 달라졌다. 그가 최근 새롭게 제작하는 작품의 제목은 <Emotion – Light>이다. 이 제목을 통해 유추해 볼 때, 작가는 빛과 공기 등의 비물질적인 것에서 더 나아가, 바라보는 이의 감성과 마음까지도 화면에 담으려고 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현상학자들은 같은 사물을 바라본다 셈 치더라도 각자의 기억, 심리 상태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고 말한다. 작가는 몇 년 전 개인적으로 큰 일을 하나 겪었다. 어쩌면 이러한 변화는 작가가 겪은 그 일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오랜 시간 비물질적인 것들을 묘사하며 꾸준히 노력해오며 다다른 이치일 것이다.
이번 전시 <Emotion>을 감상하며, 그의 그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편안한 감성과 함께 도성욱 작가가 한 화가로서 오랫동안 갈구하며 이루어 놓은 현상학적 진리도 함께 경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