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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 회화전: 연두색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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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빨간 벤치(2019)>의 윤정선 작가가 다소 길었던 침묵을 깨고 새 작업 <연두색 지붕>으로 우리를 찾아 옵니다.

윤정선은 기억을 더듬어 일상과 풍경을 그려 온 작가입니다. 그의 그림에는 언제나 그가 경험한 시간과 장소가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그가 그리는 풍경은 그냥 단순히 '본' 풍경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그 장소에, 그 공간 안에 자리하면서 실제로 보고 경험한, 그만의 이야기가, 기억이 담긴 풍경입니다. 찍어 놓은 사진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그가 풍경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기억 속에 남은 풍경과 그 풍경의 기억이고, 이를 재현해 내는 일이 그의 작업입니다. 그렇게 그는 유학을 떠나며 들렸던 뉴욕 여행길에 만났던 <빨간 벤치>의 기억을 20여년 동안 간직하며, 이후 뉴욕을 방문하는 지인들을 통해 마치 안부를 묻듯 그 <빨간 벤치>의 모습을 전해 받았고, 그 주고 받은 안부의 모습들을 연작으로 담아 2019년 도로시 살롱에서의 개인전에서 발표하며 많은 이들에게 장소가 우리에게 안겨 줄 수 있는 따뜻한 기억을 추억할 수 있게 해 주었더랬지요.

그리고 3년이 지난 2022년 오늘, 이번에는 종로구 익선동의 풍경을 담은 <연두색 지붕>으로 우리를 찾아 왔습니다. 이번에는 벤치가 아니라 지붕입니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찾아 보기 힘든, 그러나 간간히 남아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는 한옥 기와 지붕이 모여 있는 익선동의 지붕을 우리 앞에 펼쳐 놓습니다. 높은 빌딩 숲 사이에 고즈넉하게 남아 있던, 세월의 바람을 맞지 않은 듯 했던 익선동 풍경을 윤정선 작가가 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7년 <스치는 담>이라는 제목으로 갤러리 소소에서 진행되었던 개인전에서 작가는 익선동의 담장들을 마치 실제 모습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100-400호의 대형 캔버스 작업으로 보여주었었습니다. 전시장에서 그가 그려 놓은 익선동의 담장들을 스치며, 우리는 마치 익선동의 좁은 골목길을, 혹은 우리가 어릴 적 뛰어 놀던 동네 골목길을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마법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몇년 후 다시 찾은 익선동에서 그때 그 담장들이 대부분 사라졌음을 알게됩니다. 얼마 안되는 시간 동안 너무나도 급겹하게 변하여 새로운 모습을 가지게 된 익선동의 현실에 충격을 받은 작가는, 아직 남아 있는 것들을 찾아 헤매고, 그때 그모습으로 굳건히 남아 있는 익선동의 지붕들, 한옥 기와 지붕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20여년 간 안부를 물었던 <빨간 벤치>가 사라지고 없는 자리를 그리며 기억과 장소를 추억했던 윤정선 작가가, 고맙게도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익선동의 지붕들을 캔버스에 담기 시작한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연두색 지붕> 일까요?  
당신은 <연두색 지붕>을 본 적이 있습니까? 
어떤 색을 띄고 있는 지붕이 <연두색 지붕>일까요? 
작가는 왜, 익선동의 지붕들을 그리며 <연두색 지붕>을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있을까요?
윤정선 작가가 그려낸 익선동의 지붕들 사이를 거닐며 그 답을 찾아 보러 나오지 않으시겠습니까?

곧 전시장에서 뵙겠습니다.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시기, 별도의 오프닝 행사는 진행하지 않지만, 
윤정선 작가가 오픈 날인 6월 23일 목요일 늦은 오후 여러분을 전시장에서 맞이할 예정입니다.
마스크 단단히 쓰고, 손세정 꼼꼼히 하고 만나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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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 개인전 • 연두색 지붕
YOON Jeong Sun Solo Show • Yellow Green Roof
2022. 6. 23. Thu ~ 7. 10. Sun
 

전시장에 입장하실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셔야 합니다.
Please keep your mask during your visit.
 
서울 종로구 삼청로 75-1 (3층)
도로시 살롱
 
수/목/금/토 13:00-18:00
일 13:00-17:00
월/화/공휴일 휴관
 
문의
02-720-7230
dorossy.salon@gmail.com
@dorossysalon
 
도로시 살롱은 즐겁고 편안하게 전시를 즐기는 문화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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