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2022-05-31 ~ 2022-07-31
고영훈, 권유미, 권혁, 김덕용, 김용진, 석철주, 양성훈, 이용순, 이이남, 최영욱
051-256-8253
실재의 열망 속에서 피어나는 달항아리, 달 맞이전
달항아리는 신비롭다.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조선 후기 1725-1751년 사이 26년 동안 왕실 도자기 제작처였던 경기도 광주 금사리 가마에서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제작에 따른 연혁이나 용도, 목적은 알려져 있지 않다. 행사나 장식용이기에는 지나치게 평이하고 조잡하며, 장류나 약재 혹은 술을 담는 용도라면 항아리입구나 바닥이 좁아 불편하다. 왕실 가마에서 도공이 실험이나 장난삼아 감히 대충만들었다고도 보기 힘들다. 문헌이나 여타 서화에 따로 등장한 적도 거의 없다가, 200여 년이 지나서 홀연히 수화 김환기의 그림과 글에 홀연히 나타났다. 그는 “단순한 원형이, 단순한 순백이 그렇게 복잡하고, 그렇게 미묘하고 불가사의한 미를발산할 수가 없다”며 이 항아리에서 한국의 미에 눈을 떴노라 고백했다. 이때는 아직 달항아리가 아니라 백자원호(白磁圓壺)나 백자대호(白磁大壺)였다.
2005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관전으로 9점의 국보와 보물급 달항아리 전시가 열렸으며, 2011년 문화재청에서 백자대호를 공식적으로 달항아리라고 명명했다. 대영박물관 한국관에서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가 1935년대에 가져갔던 달항아리와 더불어 일본 나라시 동대사 관음원에서 도난 사고로 산산조각난 달항아리를 그대로 복원한 소위 “시가의 항아리”도 이때 함께 전시되면서 달항아리가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다.
이때부터 우리는 달항아리에 대해 넘쳐나는 찬사를 듣고 읽어왔다. 브리티쉬 뮤지엄 한국관에 있는 달항아리를 버나드 리치는 “자연스러운 무심함(naturalunconsciousness)”이라고 했고, 최순우는 “어리숙하고 순진한 아름다움”, 무심한아름다움”, “원의 어진 맛”때문에 “넉넉한 맏며느리같다”고 했다. 한국 고고학계의원로 김원룡은 “이론을 초월한 백의의 미”라고 했으며, 유홍준은 “한국미의 극치”라고도 했다. 이런 대부분 표현은 야나기 무네요시가 주창한 민예론의 기본 로직과 언어에 포섭되어 있다. 노자의 “대교약졸”에서 비롯된 교졸한 느낌을 바탕으로 한 “무기교의 기교”라는 자연 그대로의 소박한 조형 세계를 미적인 스탠다드로삼은 데서 나오는 표현들이다.
mM Artgallery의 개관전 ‘달, 맞이’展은 한국 달항아리 작품계의 대표작가 10인이 각자의 방식으로 구현한 각자의 달항아리를 전시한다. 과거의 달항아리를 전통방식 그대로 재현한 오늘날 달항아리 실사 도자기부터 나무결에 새겨진 달항아리, 다양한 회화뿐만 아니라 디지털적으로 변모된 달항아리까지 다양한 오브제와 기법을 통해 새로운 개채로 구현된 오늘날의 달항아리들이 우리의 눈앞에 실재하게 된다. 110여 평의 넓은 전시공간은 각각의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작품을 구성하여 관람객에게 쾌적한 전시관람 환경을 제공한다. 이 공간에서 어떤 달을 맞이할지는 보는 사람에 달려있다.
고영훈은 200여 년의 시간을 견뎌온 달항아리, 즉 “시간을 삼킨” 달항아리를 캔버스 위에 재현한다. 그 긴 시간을 빨아들인 항아리가 단순한 물체라고 하기보다는스스로가 영물이 되어 비물질화 되어가는 모습을 페인팅을 통해 표현해낸다.
권유미는 달항아리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달항아리로 드러낸다. 달항아리에 대한 경탄, 기쁨, 환희, 쓸쓸함 등의 감정을 자개나 금박 등 다양한 미디움이나 색채로 상상적으로 구현되었다.
권혁은 달항아리에 색을 입혔다. 항아리 자체보다는 항아리가 놓여있는 배경과 공간을 색채로 물들였다. 달항아리의 형태적 특징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데 그치지않고, 도자기를 실제로 제작하듯이 평면을 조성한다.
김덕용은 나뭇결에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 위에 달항아리를 새겨 놓았다. 도자기라는 물성 속에 녹아있는 시간과 감정을 나무의 결 속으로 파서 심었다.
김용진의 달항아리는 점이 빚어내는 시뮬라크르다. 철심이 촘촘히 박힌 캔버스 위에 달항아리가 얼굴을 내밀 듯이 떠 있다. 철심이 점이 되고 선이 되며, 면이 되어마침내 입체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석철주의 달항아리는 그 자체라기보다는 항아리의 몽환적 환상성이다. 현실이 아닌 꿈속에서 황홀하게 보던 달항아리를 깨어나서 재현하였다.
양성훈의 달항아리는 달항아리의 표면에 새겨진 흔적과 얼룩을 개인의 기억을 드러내는 매체로 다루고 있다.
이용순의 달항아리는 입은 크고 몸체에 비해 밑굽이 좁은데도 위태로워 보이지 않는다. 몸통과 굽 사이의 직선으로 인식되는 선으로 되레 수평선 위에 둥실 떠 있는달을 연상시킨다.
이이남의 디지털 화면에서 바로 빠져나온 듯한 매우 가상적인고 비실재적인 두 점의 달항아리는 마치 꿈에서 꿈꾸는 달항아리같은 몽환적인 어디에도 없을 이이남의 달항아리를 보여준다.
최영욱은 달항아리 표면에 갈라진 미세한 틈인 ‘빙렬(氷裂)’에 강렬한 의미를 부여한다. 실타래처럼 엮인 사람들의 인연과 관계 속에서 윤회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은유를 달항아리 표면을 통하여 보여준다.
mM Artgallery의 개관과 개관전 ‘달, 맞이’ 展을 통해 서부산 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자한다. 개관전의 주제인 달항아리는 예술적 열린 감성과 가치를 담은 신비로운 그릇으로 앞으로 부산 미술계의 무한한 잠재력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되고자하는 mM Artgallery의 가치를 투영한다.
□ 개관 전시 개요
전 시 명 : 달, 맞이 展
전시기간 : 2022 .05. 31.- 07. 31
참여작가: 고영훈, 권유미, 권혁, 김덕용, 김용진, 석철주, 양성훈, 이용순, 이이남, 최영욱
전시위치: 부산광역시 중구 구덕로 48번길 4, 2층(mM Artgallery)
운영시간 : 화 ~ 금 10:30 ~ 19:00
주말 10:30 ~ 17:00
월요일, 공휴일 휴관
- 관람문의: 051-256-8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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