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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규 개인전: Be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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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시 개요


▪ 전 시 명 : 한애규 개인전 <Beside> 

▪ 전시기간 : 2022. 06. 17(Fri.) -07. 09(Sat.)  

▪ 장    소 : 아트사이드 갤러리 (종로구 통의동 33번지)

▪ 장    르 : 조각 

▪ 작 품 수 : 총 38여점 

▪ 오 프 닝 : 2022. 6. 17(Fri), pm 5:00 


2. 전시 및 작품 내용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2년 6월 17일부터 7월 9일까지 한국의 테라코타(Terracotta)작업을 선두에서 이끈 여성작가로 손꼽히며 작업의 깊이와 가치를 인정받아 많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한애규의 개인전 《Beside》展을 개최한다. 온전히 흙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전해온 그는 신작 38여 점을 선보인다. 한애규와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10년이 넘는 오랜시간 함께 걸어오며 다양한 전시를 진행했었는데 이번 전시는 지난 2018년도 개인전 <푸른 길>에 연속된 이야기인 동시에 그의 작품에 대한 가치관을 더욱 견고히 보여주고자 한다. 

 

˙ 천천히 써내려간 일기, 손 끝에서 탄생된 이야기


한애규(b.1953)는 오랜 시간 작업을 하면서 많은 갈래의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그 이야기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에서 파생된 것으로 삶과 죽음, 여행과 꿈, 여성과 같은 다양하지만 커다란 맥락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는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경험과 감정들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었는데 그가 만들어낸 테라코타 형상에는 부드럽지만 단호하며 때론 묵묵한 손길이 묻어나있다. 그가 작업하는 테라코타(Terracotta)란 이탈리아 어로 ‘구운 흙’이라는 뜻으로 석기 시대와 같은 고대 유물에서부터 내려온 기법이며 흙을 빚어 초벌구이한 것을 말한다. 고전적인 장르인 테라코타 작업은 흙, 연료, 불, 가마, 온도 등 세심한 제작환경을 구축해야하면서 날씨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요소들까지 고심해야한다. 1980년대부터 한애규는 그렇게 노트에 써 내려가 듯 흙의 물성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구현해왔다. 


˙ ’푸른 그림자‘, 눈 앞에 일렁이는 감정의 물결


 그의 푸른 그림자 시리즈는 물 위에 비친 일렁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어딘가 쓸쓸하고 외로워 보이는 그림자는 계단, 벽, 바닥 어느 곳에서든 존재하며 이는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작가는 베네치아에 갔을 당시 주변에 물이 곳곳에 있던 풍경을 회상하며 

그 곳에서 바라봤던 물의 표면과 감정들을 바탕으로 푸른 그림자를 작업하게 되었다. 푸른 색이라 말하지만 그가 표현하는 색은 명도,채도 모두 각기 다른 색으로 보여지고 그만큼 다양한 감정들을 마주할 수 있다. 단순화된 형태와 곡선적인 그의 일관적인 작업세계가 투영된 그림자 조각을 마치 ‘나’의 그림자로 받아들일 때에, 그간 미처 돌보지 못했고 애써 보지 않으려고 했던 감정들은 수면 위로 떠올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조명받지 못한 그들에 대하여


 ‘여성’은 한애규가 오래도록 작업을 하고 있는 대상이다. 작가는 여성의 삶에 집중하며 그와 관련된 소재를 택하여 개인적이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를 해왔다. 이번 작품에도 그는 역사 속 분명 존재했고 존재할 수밖에 없던 여성을 꺼내와 행렬을 만들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역사는 지속될 수 없었을 것이기에 태초의 여성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함께 그는 강인하며 묵묵한 여성을 그려냈다. 작가는 힘이 쎈 여인, 배 나온 여인 등 정형화되지 않은 여성 군상을 모으고 여성의 곡선을 닮은 말과 늑대를 놓아 끊어진 한반도 너머 북방으로의 길과 ‘교류’의 역사를 다시 한번 주목하고자 한다. 그는 북방과의 교류로 의미되는 유물을 손에 쥔 채 행렬하는 작품을 통하여 분단된 현실이 과거처럼 하나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염원한다. 이번 전시 <Beside>는 지난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진행한 한애규의 개인전 <푸른 길>에서 보인 무리 속 여성들의 표정에 한층 온화함과 부드러움이 더해졌으며 다채로운 형태, 그 속에서 여유로운 표정과 더불어 특유의 단호하면서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다. 


테라코타(Terracotta)작업으로 따뜻한 감성과 짙은 위로를 건네온 한애규가 빚어왔던 시간들의 이야기가 이번 전시에 모여있다. 그가 사유했던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자가 되었고, 하나의 여성이 되었으며, 하나의 무리가 되어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 순간을 조명하며 그의 이야기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그가 형상화한 장면들은 우리 앞으로 다가와 무의식 속에 숨어있던 감정을 꺼내줄 것이다.


3. 작가 노트


생각하나


벽 


여기 벽이 하나있다

아주 긴 시간동안 사람과 동물이 다녀

다져져 있는 길을 막고 있는 벽이다

거대하고 두터운 

그 벽을 바라보는 일은 고통스럽다.


생각 둘



벽 너머에 길이 있다

분명히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과 동물이 다녀 

닳고 닳은 길이다

길은 대륙으로 이어져 있고, 그 길을 통해

여기, 이곳으로 왔던 아주 오래된 기억 같은 것이 있다

길은 기억이다.


생각 셋


이민자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니

따지고 보면 우리 인류는 모두 이민자의 후손이다

또한 여권도 비자도 없이 무작정 들이 닥친

불법체류자들의 후예이기도 하다.


생각 넷


그림자


그림자의 형태는 그때그때 다르지만 풍기는

인상과 분위기는 늘 같다

쓸쓸함이다.

오늘 합격통지서를 받은 이의 그림자도

방금 당선소식을 들은 이의 그림자도

그의 기쁨을 담아내지 못한다

그것은 그 본연의 모습으로 우리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으며 마치 무언가 중요한 것을

일깨워 주려는 듯하다.


⊙ 장면하나


행렬도


그 길로 여인들이 오고 있다

대륙의 딸들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자기 땅에서 살지 못하고

떠나야 했던 길 위의 여인들이다

어떤 이는 두려워하고 어떤 이는 결연한 모습이며,

어떤 이는 미지의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희망찬 모습이다

그 길 위에서 그들은 짐을 나르고 

아픈 이를 돌보며, 죽은 자를 묻고, 때로는 출산을 하기도 했다

긴 시간을 견디고 버텨낸 강인한

여인들이다.

그들이 오고 있다.

2022 한애규


4. 전시 서문

                                           

 원초적인 재료인 흙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오랜 시간 전달해온 한애규는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해왔다. 흙의 특성으로 자연스러운 형체를 보여주는 그의 작업세계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과 위로를 자아내고 있다. 


 그의 푸른 그림자 시리즈는 물 위에 비친 일렁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어딘가 쓸쓸하고 외로워 보이는 그림자는 계단, 벽, 바닥 어디든 나타나 나를 따라다니는 듯한데 이는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의 그림자 조각을 바라보고 마치 ‘나’의 그림자로 받아들이며, 그간 미처 돌보지 못했고 애써 보지 않으려고 했던 감정들은 수면 위로 떠올라 온전히 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한애규의 작품은 부드러운 듯 거친 표면과 따뜻하지만 강인해 보이는 표정, 완만하게 흘러내리는 곡면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끊어진 한반도 너머 북방으로의 길과 이를 통해 ‘교류’의 역사를 다시 한번 주목하고자 한다. 이동이 자유로운 듯 보이는 현실은 사실 갈 수 없는 길이 아직도 존재하기에 작가는 행렬하듯 놓인 작품을 통하여 하나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염원한다. 

 또한 작가는 역사 속 분명 존재했던, 존재할 수밖에 없던 여성을 꺼내와 행렬을 만들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역사는 지속될 수 없었을 것이다. ‘여성’은 한애규가 오래도록 작업을 하고 있는 대상이다. 태초의 여성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함께 그는 강인하며 묵묵한 여성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전시 <Beside>는 지난 전시 <푸른 길>에서 보인 무리 속 여성들의 표정에 한층 온화함과 부드러움이 더해졌으며 그 속에서 여유로운 표정과 더불어 특유의 단호하면서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는 더 이상 여성들은 두려울 것이 없다는 듯이 보이며 주도적인 태도가 느껴진다. 


 이렇듯 한애규가 빚어왔던 그 시간들의 이야기가 이번 전시에 모여있다. 그가 사유했던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자가 되었고, 하나의 여성이 되었으며, 하나의 무리가 되어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 순간을 조명하며 그의 이야기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그가 형상화한 장면들은 우리 앞으로 다가와 무의식 속에 숨어있던 감정을 꺼내줄 것이다.


5. 작가 약력


 한애규 / HAHN AI KYU


한애규 작가는 (b.1953) 서울대학교에서 응용미술과와 동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하였다. 흙이 가진 본연의 질감과 색채를 담은 그의 작품은 곡선적인 형태를 통해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가진 특징적인 작업을 보여왔다. 총 25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으며 주요 개인전으로는 <푸른 길>(아트사이드 갤러리, 서울, 2018), <폐허에서>(아트사이드 갤러리, 베이징, 2010), <조우>(포스코 미술관, 서울, 2009), <꽃을 든 사람>(가나 아트 센터, 서울, 2008) 과 주요 단체전은 <한국의 채색화 특별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2>, <토요일展>(서울, 2012-2020), <긴 호흡>(소마미술관, 서울, 2014), <테라코타, 원시적 미래>(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경상남도, 2011) 등에 참여하였다. 주요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대전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시청,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고려대학교 박물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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