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드는 빛(Pervasive Light):
Works from MoMA’s Media and Performance Collection
2022.6.10 - 9.25
현대카드 스토리지
현대카드 Storage는 뉴욕 MoMA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의 미디어 & 퍼포먼스 소장품 전시를 국내 최초로 개최한다. 지난 2006년부터 현대카드와 파트너십을 맺어왔던 MoMA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신규 소장품 가운데 기술적 혁신과 더불어 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담긴 현대미술 작품들을 선별하여 보여준다.
<Pervasive Light: Works from MoMA의 Media and Performance Collection (스며드는 빛: 뉴욕 MoMA 미디어 & 퍼포먼스 컬렉션)>은 기술이 어떻게 자율적 권한을 가지고 무언가를 배제시키는데 이용되는지, 오늘날 중립적으로 보이는 기술 이면에 내재화된 편견은 무엇인지 등, 인공지능 기술의 형성과 적용에 관하여 이를 예리하고 시적으로 다루는 5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각각의 작품에서 언급하고 있는 기술에 대한 우려는 비디오 매체의 특수성과 얽혀 있는 것으로, 이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상에 스며든 기술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1929년 설립된 이래로 MoMA는 ‘현재’에 도전하는 예술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하며 새롭고 대안적인 예술의 형식을 대중이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2019년 증축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한 MoMA는 새로운 시대를 반영하는 예술의 한 형태로 시간 기반 예술(Time-based art)에 주목하여 전용 전시장을 마련할 정도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MoMA의 이러한 선구적이고 과감한 실험은 현대카드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춰 혁신을 추구하는 태도와도 맞닿아 있으며, 이에 미디어 & 퍼포먼스 아트 전용 공간인 마리 조세 & 헨리 크라비스 스튜디오(Marie-Josée and Henry Kravis Studio)의 모든 전시와 프로그램을 단독 후원해오고 있다. 본 전시장 아래층에는 2019년부터 ‘현대카드 퍼포먼스 시리즈(The Hyundai Card Performance Series)’로 선보이는 일련의 프로그램 하이라이트를 통해 미디어 & 퍼포먼스 아트의 주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참여 작가 및 작품 소개]
1.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1944-2014)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전쟁, 자본주의, 노동 등의 소재를 기반으로 독창적인 영상을 활용한 정치적 에세이 필름을 보여준다. TV나 시네마 상영을 위한 필름을 100여편 작업했다. 런던 테이트(2009), 뉴욕현대미술관(2011), 퐁피두센터(2017) 등에서 전시했다. 지난 2018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하룬 파로키 –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국내 첫 회고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Eye/Machine' 3부작은 군사, 의료, 민간 부문의 작전용, 교육용, 홍보용 영상 등을 결합하여 군사 산업과 기술 산업 간의 유사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전쟁의 기술과 시각적 기술의 발달이 민간인의 삶에 어떻게 침투했는지 다룬다.
2. 마틴 심스(Martine Syms, 1988-)
미국 LA 출신으로 시카고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비디오와 퍼포먼스, 설치 등의 장르를 활용하여 흑인 문화, 페미니즘, 언어 등을 주제로 작업한다. 뉴욕 현대미술관(2017), 시카고 미술관(2018), 프리데리치아눔(2021) 등에서 전시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영국 <아트리뷰> ‘파워 100인’에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YouTube, 80’s TV쇼, 개인이 제작한 영상 등을 기반으로 30초 길이의 영상 180개로 구성된 'Lessons I-CLXXX'과 엘리스 워커의 ‘컬러 퍼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월페인팅 'GIRRRLGIRLLLGGGIRLGIIIRL'을 소개한다.
3.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 1974-)
미국 작가이자 지리학자. 사진, 조각, 영상 등의 매체를 통해 감시, 군사 산업 단지 그리고 현대 사회를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주제로 작업한다. 런던 테이트(2010), 메트로폴리탄 미술관(2012), 뉴욕 현대미술관(2019) 등에서 전시하였으며 베를린 비엔날레(2016), 광주 비엔날레(2018)에 참여하였고 2018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수상했다.
출품작인 'Behold These Glorious Times!'는 AI 네트워크가 물체, 얼굴, 몸짓, 표정을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드는 프로세스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상 후반부에 AI가 사진을 해석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인 선, 픽셀, 흑백명암으로 대상을 분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4. 산드라 무징가 (Sandra Mujinga, 1989-)
콩고 출신의 노르웨이 작가이자 음악가 영상, 설치, 패션 디자인,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장르를 융합한 멀티미디어 작업을 선보인다. 그는 감시와 통제의 사회 속에서 개인 정체성과 관련한 문제를 다룬다. 독일 국립미술관협회가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었으며 베니스비엔날레(2022), 뉴뮤지엄 트리엔날레(2021) 등에 참가했다.
이번 전시 제목이자 동명의 작품인 'Pervasive Light'는 마치 종교 제단화의 삼면화(Triptychs)를 닮았다. 노르웨이 뮤지션 마리아마 엔듀루(Mariama Ndure)가 3개의 모니터 속에서 등장과 사라짐을 반복한다. 매체에서 비춰지는 흑인의 모습이 현실 속 개인으로서, 흑인의 삶을 확장해주지는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5. 아메리칸 아티스트 (American Artist, 1989-)
아메리칸 아티스트는 ‘미국 작가’라는 관념에 도전하기 위해 2013년 본인의 이름을 개명하여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주로 기술, 인종, 지식 생산의 역사를 발굴하고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휘트니미술관(2020), 퀸즈미술관(2019), 시카고 현대미술관(2018) 등에서 전시했으며, 2020년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그룹전을 가진 바 있다.
이번에 소개되는 '2015'는 뉴욕 경찰이 치안 예측 소프트웨어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해를 의미한다. 이 치안 예측 소프트웨어에는 테러 방지 목적으로 안보 시스템에 적용했던 알고리즘이 활용됐다. 아메리칸 아티스트는 이것이 인종 차별적인 치안 유지 패턴을 강화한다는 점을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