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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은 : 피어오르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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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공간’
2022년 하반기 기획공모 선정작가전
2022. 7. 27 (수) - 8. 2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2022년 하반기 갤러리 도스 '내면의 공간' 기획공모 선정작가展  
             조정은 ‘피어오르다 사라진다’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 (B1)
■ 전시기간: 2022. 7. 27 (수) ~ 2022. 8. 2 (화) 



2. 전시서문

나와 마주하는 시간

김민영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자기혐오는 자신에 대한 혐오로 자기 초월에 대한 환상에서 비롯된다. 이상적인 ‘나’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상과 다른 현실의 ‘나’가 내부의 타자가 되어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혐오는 열등한 자신을 내부의 타자로 보고 배척한다. 이러한 강박적 자기 성취에 대한 태도는 결국 무기력함에 빠져 불안으로 작동한다. 실존주의 심리학자인 빅터 프랑클은 많은 사람들이 공허한 느낌 속에서 자신의 존재의미를 상실하는 실존적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현대인이 삶의 목적을 잃고 혼란과 불안 속에서 헤매게 되는 것은 자신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가 채워지지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저마다 다양한 불안을 경험하면서 여전히 존재와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이다. 나아가 자기 자신에 대한 무지에서 오는 불안, 가능성의 무지에서 오는 불안이 질적 비약을 일으켜 타락을 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달심리학적 관점에서 불안은 자본주의 사회구조로부터의 불가피한 현상이면서도 자아의 자발성을 되찾도록 하는 생산적인 힘으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불안이라는 것은 삶의 필연적인 현상이라 볼 수 있으며 인간 실존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인간 존재론적인 본성임을 나타낸다. 

 조정은 작가는 혼란한 세상 속 자기혐오에 빠져 무기력하고 불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존재를 인정하고 현실을 살아가고자 작업을 통해 삶을 스스로 되새기고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작가는 주로 한국화와 회화성이 강한 캐릭터 일러스트 사이의 경계선을 탐구하고 대중의 공감을 기반을 개인의 내면 세계관을 풀어나가는데 초점을 두는 작업을 수행한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고양이와 토끼의 형상을 나타내는 ‘캣빗’이라는 캐릭터와 마블(Marble)로 표현한 배경이다. 작가는 ‘캣빗’에 삶의 기쁨과 비극을 담아 불안과 혼동 속 나아가고자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중심적인 역할을 부여한다. 배경의 마블은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을 마블의 우연한 효과에 빗대어 나타내고자 하였다. 특히 마블은 물감을 섞지 않은 채 유동적인 붓의 움직임으로부터 생동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환영주의의 효과와 초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작가는 대부분의 작품에 호분을 사용하는데 호분은 백색의 대표적인 한국화 안료로 다른 색채에 비해 입자가 굵어 색이 잘 섞이지 않고 가라앉는 특성이 있다. 작가는 이러한 호분의 특성을 이용하여 장지 위에 곱게 간 호분을 올려 초연함과 무한한 신비감을 동시에 표현하였다. 세필의 세밀한 터치는 집적된 밀도감 높은 작업을 보여준다. 세필 붓 자국 하나하나가 집합 상태를 이루어 형상의 표면에서 촉각을 드러내며 내용적인 측면과 제작 과정의 시간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작가의 창작활동은 나로부터 불안을 몰아내고 자아를 낳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이때 억압된 감정을 표출하며 스스로 직면한 무력감에 대해 저항하고 삶에 대해 갈구한다. 이러한 삶의 서사가 담긴 여러 시리즈의 작품 속 ‘캣빗’은 캐릭터로서 여러 상황과 설정에 맞춰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자유롭게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아울러 현시대의 감정선을 도출해 작가 본인의 자화상 또는 그 누군가의 자화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전시를 통해 본인이 어딘가에 내려놓은 혹은 숨겨둔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




<피어오르다 사라진다>, 162.2x130.3cm, 한지에호분, 2021




<하얗게 빛난다>, 72.7x60cm, 장지에 호분과 채색, 2022




<불안속으로>, 162.2x130.3cm, 한지에 호분, 2021




<Time to say goodbye1>, 90x90cm, 순지에 호분, 2022





<오늘도 입에 문 걸레를 빤다>, 장지에 호분, 180x200cm, 2022




<쏟아지듯이>, 110x203cm, 삼베에 채색, 2022




3. 작가노트

 토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상상으로 토를 자아낼 수 있다. 과거에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사람이었다. 하지만 다시 돌이켜보면 나는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을 기만하고, 스스로 만들어낸 울타리 안에 혐오와 좌절을 반복하며 어느 순간 몽상가가 되었다. 

 현실을 뒤로 하고 망상에 빠지면 빠질수록 평범한 작은 마찰을 참을 수 없는 괴로움으로 부풀려 자기중심적 사고관으로 자신의 고통을 과대평가한다. 고고해 보였던 과거의 우울증은 현재에는 한심하기 짝이 없고 나의 상처에 운운해 했던 시간들이 지금은 그저 한낱의 겁쟁이가 칭얼거리는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희미해져 버린 기억은 왜곡과 자기혐오로 뒤섞여 무기력을 자아내고, 두려움 때문에 현실에 남아 있기를 선택했다면 그 동안 현실에 충실하지 못했던 댓가를 성인이 되어서 치뤄야한다. 죽은자들에게 경외로움을 표하며, 항상 비겁하게 도망만 다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도망가기로 한 자기자신에게는 혐오감을 느끼며, 현실에 타협하기 시작할때 쯤 나는 더 이상 과거의 어린 아이가 아님을 인지한다. 현실에 충실해질 수록 따라오는 성취감과 책임감은 과거의 나를 더욱 혐오하게 만들고 혐오가 커지면 커질수록 분노는 강해지고 그 열기는 발열되며 가책과 자책으로 뒤섞인 혐오감은 뒤틀린 왜곡과 아른거리는 물방울에 잠겨 마침내 그 자리에 동정심만 남게 된다. 성인이 된 후에 따른 온전한 나의 고통을 씹고 또 씹으며, 세상에 발악을 해보고, 분노도 해보지만 분노가 걷어지고 눈물이 닦인 후 찾아온 평온은 무섭게도 나를 또 한번 무기력하게 만든다. 살아 있기로 선택했을 때 따라오는 책임감은 비로서 앞으로도 계속 자기혐오와 무기력증에 부딪칠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한다.

결과인줄 알았지만, 현실의 연속임을 깨닫을 때 

혼란한 세상 속에 나를 잃지 않으며 
자기 혐오에 빠져도 내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무기력에 빠져도 나를 부여잡으며 
꿈을 만들어내며 이상을 만들어내며 

결코 모든 것이 내 뜻하지 않은,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게 될지라도 
나는 현실과 마주할 것이다.



4. 작가약력 

조정은 / CHO JUNG EUN
e-mail: rrki@naver.com
instagram: @caaaab_it

2022 홍익대학원 동양화과 석사 재학
2021 동국대학교 동양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2 피어오르다 사라진다, 갤러리 도스, 한국
2022 피어오르다, Gallery hoM, 한국

그룹전
2022 아트 경기 작가 선정
2022 오프라인 자선경매, 헤럴드아트데이, 한국
2022 울산 아트페어, 한국
2022 아트페스티벌, 단체전, 갤러리 빈칸, 한국
2022 동네아트페스티벌, 단체전, ADM갤러리, 한국
2022 처음과 처음 사이, 단체전, Gallery M, 한국
2022 격리 소외 존재 삶, 단체전, D KUNST 갤러리, 한국
2021 강남 스타트업 & 아트 페스티벌, ADM 갤러리, 한국
2021 한 집 한 그림, 단체전, 영아트 갤러리, 한국
2021 아웃어브박스 (Out of the box), 기획전시, 한국
2019 캠퍼스타운 조성 추진단, 지역 상생 프로젝트 '거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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