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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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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 전

평론가 박수지

얕게 떨리는 진동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발걸음을 늦추고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오래전부터 공간에 머물던 진동은 가늘게 뻗은 작품의 선을 눈으로 집요하게 따라갈 때야 비로소 들린다. 무겁고 견고하게 내려앉은 건축물 내부의 공기를 가로지르는 부드러운 선은 그곳에 무해한 균열을 낸다. 그때 들리는 음은 마음을 움직인다.

First Echo #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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