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개관 이래 두 번의 전시를 성황리에 마친 갤러리 인사1010이 8월 31일부터 9월 18일까지 성신여대 서양화과 임상빈 교수와의 공동 기획으로 전 층 각기 다른 작가들과 세 가지 테마의 전시를 진행한다. 

  첫 번째 전시는 회화 및 조형 작가들로 구성된 그룹전 <유머라면(On Humor)>이다. 각박한 세상, 메말라 가는 우리의 감정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유머력 넘치는 13인의 작가들이 모여 유쾌한 웃음과 그 속에 담긴 삶의 비애를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로 표현한다. 광화문광장을 포토존으로 만든 생기발랄한 조형물의 주인공 김경민 작가, 하나의 동물 이미지를 반복과 기하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로 위트 있게 재창조해내는 김경원 작가, 무서운 외모와는 달리 허당미 넘치는 귀여운 건달을 묘사하는 김원근 작가, 아이를 돌보며 마주하는 평범한 삶 속에 그만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김태형 작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를 따라가면 마주칠 법한 동화 같은 광경을 그리는 이경훈 작가, 인간에게 이롭기도 하고 두렵게도 만드는 AI 연작을 선보이고 있는 이지환 작가, 몽글몽글한 구름으로 작은 여유를 선물하는 이흙 작가, 현대인의 불안을 풍자로 풀어내는 이흥덕 작가, 자아를 ‘소녀’에 투영하여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는 장수지 작가, 기괴한 인체를 통해 인간을 탐구하는 정복수 작가, 표정 없는 얼굴과 이와 대치되는 강렬한 컬러의 캐릭터 마요·마토를 선보이는 최나리 작가, 평온한 일상의 풍경을 익살스럽게 만드는 최석운 작가, 오랜 친구와도 같은 새 캐릭터 ‘토코토코’와 여러 동물들을 팝아트적으로 해석하여 매진 행렬을 이끌고 있는 토코토코 진 작가가 참여하는 <유머라면>은 풍성한 볼거리로 색다른 즐거움의 향연을 펼친다. 1층과 3층 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 전시는 최근 개인전 및 여러 아트페어를 통해 MZ세대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가구 디자이너 함도하 작가의 <나와 함께(With Me)>이다. 인간관계에서 소통의 핵심인 ‘감정이 인간에게만 존재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는 그의 작업은 감정이라는 개념을 가구라는 사물에 투영해서 관객이 작가가 제시한 감정 이외의 다른 감정을 느끼고 가구와 교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가구가 가진 형태뿐 아니라 문양과 색감, 도안 또한 가구에 감정을 불어넣는 요소들로 사용되었는데,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서 관객은 가구가 가진 의미와 표현에 대해 다양한 주관적 해석을 하고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시그니처 캐릭터인 팔다리가 달린 의자 ‘톰’과 ‘도나’의 역동적인 제스처와 청량감이 느껴지는 비비드한 색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2층과 4층 전시관에서 진행된다.

  세 번째 전시는 성신여대 서양화과 출신으로 구성된 ‘스튜디오 오버파워’ 작가 20인의 연합전 <자의식 과잉(Over Self-Consciousness)>이다. 실제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애정 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대하고 있을까. 스튜디오 오버파워는 자의식 과잉을 주제로 실은 자의식이 부족한 이들에게 과하다 싶을 만큼 자신을 사랑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소크라테스가 말한다. ‘너 자신을 알라.’ 스튜디오 오버파워가 대답한다. ‘이미 잘 알고 있거든요!’ 남의 시선을 신경 쓰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짧다. 자기애 가득한 이들의 작품을 보며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존재임을 느껴보기 바란다. 지하 1층 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갤러리 인사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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