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전시제목: eoracle
전시기간: 2022.9.21.(수)~10.19.(수)
참여작가: 업체eobchae
전시장소: 두산갤러리
관람시간: 화-토 11:00~19:00 (일요일, 월요일 휴관)
전시작품: 영상 및 공간 설치
관람료: 무료
주최: 두산갤러리
두산갤러리는 제12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 작가인 업체eobchae의 개인전 《eoracle》을 2022년 9월 21일(수)부터 10월 19일(수)까지 개최한다. 업체eobchae는 김나희, 오천석, 황휘로 구성된 오디오-비주얼 프로덕션으로, 서로의 비평적 관점을 지키되 각자의 관심사와 기술을 활용해 독창적인 작업을 도모해오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컴퓨팅 장치와 크고 작은 스크린의 주변을 배회하며 영상, 웹 기반, 사운드, 퍼포먼스 등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고, 미래를 가속하는 신기술과 환경을 첨예하게 살피며 그 틈에서 누락되거나 소거된 관점을 축으로 삼아 사변적 세계관을 직조해왔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메인 영상 작업인 〈eoracle〉은 수평적 상호교환이 가능한/할 탈중앙화(decentralized) 네트워크 체계인 웹3(Web3)* 에 대한 열광적 기대감과 호기심의 양태에서 시작된 시공간이자 내러티브이다. 업체eobchae는 마치 모두를 위해 이상적인 환경인 듯 회자되는 웹3를 향한 판단을 보류한 채, 비판적 거리두기를 시도하며 질문-예측-상상하기 사이를 오간다. 매력적인 그래픽의 활용과 사운드의 결합 등 특유의 스토리텔링 방법론으로 구축된 세계인 《eoracle》은 아직 오지 않은 시대를 향한 미사여구들이 증폭시키는 욕망과 자라나는 믿음의 크기와 궤도에 대한 물음이다.
〈eoracle〉(2022)은 가상의 알트 코인인 ‘업체코인’이 기축 통화로 유통되며, 업체코인 보유량이 발언권으로 직결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곳에는 오프체인의 ‘사실’을 온체인에 유통하고 업체코인을 보상으로 받는 오라클(Oracle, 특정 사실의 진실 여부를 투표로 결정해 온체인의 나머지 구성원의 인식론적 지평을 조정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존재) 조직체인 TrueDAO가 있다. 그리고 ‘어라클(eoracle)’은 그 중 뛰어난 오라클로, 감질나는 진실 보상 체제에 불만을 갖고 있다. 이러한 어라클에게 TrueDAO의 지하 조직 TrueTrueDAO의 오라클이 더 많은 업체코인을 차지하기 위한 위험한 제안을 건네 오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 어라클은 진실을 향한 득표의 수를 확보하기 위해 더욱 위험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우리가 최신이라고 부르는 것은 기성의 단점이나 그 안에서 다 해소되지 못한 유저들의 욕구와 욕망을 반영한다. 그리고 그 파급력과 영향력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나 자본주의의 기저에 가까울수록 강력하여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을 가뿐히 넘게 한다. 업체eobchae는 이러한 신기술이 등장하는 배경과 자리잡는 과정을 되짚고, 그로부터 구축될 가능 미래를 차가운 시선으로 제시한다. 업체eobchae만의 고유한 시청각적 언어를 통해 제시되는 세계 《eoracle》은 새로움에 대한 수용적 또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유저로서 신기술 탄생의 속성과 마주할 기회를 제공하며, 더 나아가 오늘과 내일의 간극을 가늠하고 대비하도록 하는 매뉴얼일 수 있다. 우리는 과연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말로 가득한 미래의 시간이 결국 당도했을 때, 나의 선택과 판단의 주인일 수 있을까?
* 유저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제공받기만 했던 웹1(Web1)을 거쳐,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플랫폼 상에 직접 정보를 올리고 활발한 소통과 참여가 가능한 지금의 웹2(Web2)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등장한 웹3(Web3)는 거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중심의 웹2에 반기를 들며 발생한 일련의 기술문화적 경향이다. 웹3의 기수들은 웹2 서비스가 소통과 연결을 빌미로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를 사실상 무단으로 현금화하며, 그 이윤을 빅테크라 일컫는 플랫폼 기업이 독식한다고 비판한다. 외부 공격에 취약하기까지 한 단일 중심 구조의 대안으로, 웹3는 탈중앙화한(decentralized)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주요 통신 방식으로 채택한다. 이 방식은 사용자의 활동으로 발생한 데이터를 직접 소유, 관리하고,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오픈소스화해 투명하고 분산된 방식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둔다. 다만 웹3는 이전 방식에 비해 높은 복잡성과 이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 증가 등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업체eobchae(김나희, 오천석, 황휘)는 오디오-비주얼 프로덕션 콜렉티브로 2017년부터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뮤지엄헤드(2022, 서울), 백남준아트센터(2019, 서울), 공간사일삼(2017, 서울), 미디어극장 아이공(2017, 서울)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프리즈 필름(2022, 서울), 아르코미술관(2022, 서울), 하이트컬렉션(2020, 서울), 세화미술관(2020, 서울), 일민미술관(2020, 서울),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2018, 서울), 플랫폼엘(2018, 서울) 등 다수의 그룹전 및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2021년 제12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