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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展 - 因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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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개요


  ■ 전 시 명 : 2022 기억공작소Ⅳ 이태형展 - 因緣

  ■ 관람일정 : 2022. 10. 19.(수) ~ 12. 25.(일) ※월요일 전시 없음

  ■ 관람시간 : 10:00~18:00

  ■ 장  소 :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2층)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그대에게, 2022, 120×120cm, mixed media

그대에게, 2022, 130×162.2cm, mixed media

그대에게, 2022, 69×69cm, mixed media       그대에게, 2022, 69×69cm, mixed media


▢ 전시 소개


 기억 공작소Ⅳ『이태형』展


작가가 자신만의 기교, 독창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양식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필연적인 숙명과도 같다. 각기 다른 내면에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은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지만 어느새 허상 속을 헤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좌절하고 또 도전한다. 자신의 미학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예술가들의 험난한 도전적 과제는 결국 창의적인 자기파괴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야 그 해답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과정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이태형 작가는 고희(古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또다시 변화의 영토를 개척하고 탐험하는 모습을 보면 몽상가처럼 보이기도 한다. 예술적 감각이란 깃털 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창작이란 고뇌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이성에 지배되지 않는 순수한 자신을 찾는 행위 속에 시대적 고민이 묻어난 예술작품을 생산해 내기란 무척 힘든 과정일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에 만족하고 안주하면서 변화를 두려워하면 결국 오만한 태도나 나태함으로 반복적인 작품을 생산해 내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휴브리스’와 같은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그리고 쉽지 않은 선택지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뿌리내리며 자신의 예술적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찾는 새로운 과제를 생산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꿈꾼다. ‘아프락사스(Abraxas)’ 온전한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파괴를 통해 새로움을 생산해야 한다는 작가의 신념과 창조와 창작에서 얻어지는 성취감을 자양분 삼아 오늘도 ‘인간의 삶’에 “행복이란?” 같은 질문들을 자신에게 던지며 해답을 찾기보다 새로운 질문을 재생산하는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불태우고 있다.


질문의 여정


이태형 작가의 초기 양식은 풍경화로 일반적인 자연주의 형식으로 시작되었지만 1990년대 초부터 공간을 해체하고 형태를 변형시키는 관조적인 양식을 취하기 시작한다. 1996년에 나타난 <天地間> 작품 시리즈에 화면 전반에 모노톤 색조를 띤 형식으로 형과 면을 전면에 배치하며 두터운 마티에르로 조형적 실험을 보여주게 된다. 이런 경향은 작가의 내면적인 욕구를 표현하기 위해 기존의 방식을 대체할 새로운 방법적 모색의 시작점이었지만, 작가는 다시 형을 단순화한 2002년 作 <풍요>, <섬진강>, <합창> 등 당시 시대적인 흐름에 맞춘 자연주의적 표현 양식으로 회기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해학과 관조는 단순화된 독특한 형태와 평면적인 색면 속에 내재 되어 있었으며, 이후 <新모란도>에 나타난 민화의 형식적 표현과 <당신에게>라는 희망적인 염원의 메시지로 인간의 삶에 대한 아름다운 승화와 위안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新모란도>는 2010년에 들어와서 흡사 불교사찰의 문창살과 같은 입체적인 공간으로 확장하며 회화 매체가 가지는 한계점을 극복하려는 큰 변곡점을 보여주게 된다. 모란, 역사적 인물, 풍경 이미지 등 회화적 공간 안에서 형을 만들고, 채색하고 이를 재배치하는 조형적 실험은 새로운 양식으로 탈바꿈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화려한 장식성과 부귀영화라는 상징적인 의미까지 장착한 모란 작품의 상업적 가능성에도 작가는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간을 다시 해체하고 작품 부분 부분을 또다시 단순화시켜 지금까지의 구상적 양식을 과감히 버리고 작가의 주된 관심사인 ‘인간의 삶’을 시공간적으로 새롭게 접근하는 추상적인 조형 양식을 잉태해낸 것이다.


X × Y = 


전시장 입구부터 보이는 가로와 세로의 색면 조합은 작품 관람 내내 얽히고설켜 있다. 좁은 선과 넓은 선, 화려한 색채와 무거운 색채, 가로와 세로가 만들어낸 단순하고 절재된 조형형식이 전시장 내부를 변화와 통일의 이미지로 이끌고 있다. 패턴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기하학적인 형상은 끝없는 시간의 무한함과 공간의 절대성 속에 맴도는 규칙과 같은 조합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하고 싶은 작가 내면세계의 무한함을 설명한 듯하다.

작가는 “어느 날 갑자기 스마트폰, 컴퓨터, SNS 등 내가 모든 것을 습득할 수 없는 지식이 수없이 늘어남으로 내가 빠르게 변하고 반복되는 알고리즘 속에 혼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한다. 그 의문을 X축과 Y축으로 인간의 삶을 시공간 속에 입체적인 형상으로 구조화해보기 시작하였다고 설명한다. 요컨대 X축은 사회, Y축은 그 속에 존재하는 자아로 역사 속 혹은 변화되는 사회 속에 있는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사유와 감정들로 인간의 근원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까지 작가의 예술적 화두인 ‘인간의 삶이란,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또 다른 예술적 질문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에서 때론 화려하게, 때론 부드럽게 패턴이 가지는 통일감으로 유연하게 대처하고 감정과 의식의 대립 속에 일어나는 양립할 수 없는 충돌도 서로 결속하고 결합하는 X와 Y로 무한한 연대를 보여주며, 지친 현대인 <그대에게>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인연 속에 녹아있는 치유의 메시지가 예술적 방법으로 기억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을 담고 있다.


다시 만나거나, 다시 못 만나거나...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조동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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