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22-10-14 ~ 2022-12-25
053-661-3500
▢ 전시 개요
■ 전 시 명 : 2022 유리상자-아트스타Ⅳ 장하윤展
낮과 밤, 그 사이
■ 관람일정 : 2022. 10. 14.(금) ~ 12. 25.(일) ※월요일 전시 없음
■ 관람시간 : 10:00~18:00
■ 작가만남 : 2022. 10. 14.(금) 18:00
■ 장 소 :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낮과 밤, 232(h)x111.2x20cm 3pcs, Acrylic on canvas and wood, steel, LED light, 2022
▢ 전시 소개
봉산문화회관의 기획, 「2022 유리상자-아트스타」전시공모선정 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새로운 시각을 지향합니다. 대구 중구 도심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봉산문화회관의 유리상자(아트스페이스)는 전시공간 밖에서 유리를 통해 관람객이 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곳으로 설치된 작품을 다방면으로 관람하기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시민들이 쉽게 찾고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예술공간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소와 공간적 특수성을 예술가의 다양한 동시대정신을 담을 수 있는 빛나는 그릇으로 활용코자 공모하는 기획프로그램이 ‘유리상자-아트스타’입니다. 이에 봉산문화회관은 변화되는 예술의 시대적 담론을 담기 위한 유연한 정책적 모색과 새로운 도전적 실험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공예술 지원센터로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국 공모를 통해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앞으로도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예술가지원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2021년 전시 공모에 주제로 언급된 ‘공간으로부터’는 “시각의 인식은 공간으로부터 시작된다.”라는 생각을 기조로 현상학적 장소에 대한 새로운 지각이 설치미술의 발흥으로 이어졌듯 작가의 실험적 영감이 공간을 통해 얻어지도록 자극하기 위한 주제입니다. 평면에서 입체 그리고 가용 가능한 실험미술을 아우르는 작가의 일면들을 소환, 재생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재고(再考)하고 실험행위의 반복과 축척에서 얻어진 육체적 감각을 기반으로 대안적 태도를 발산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2022년 유리상자 전시공모 선정작 마지막 전시, 유리상자-아트스타Ⅳ에서는 장하윤 작가의 전시명 ‘낮과 밤, 그 사이’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지난 2021년 9월 서류 및 인터뷰 심사에서 ‘공간 확장’으로 요약되는 공모주제에 대해 작가는 유리상자 공간을 실존하지 않은 심상의 장소로 이동시키며 눈보다는 마음으로, 재현보다는 수집된 이미지의 추출에서 나오는 심리적 공간을 구성하는 계획으로 공모하였습니다. 당시 심사위원은 현대인에게 집이 가지는 복합적인 의미를 작가의 시각적 예민함과 예술적 감수성으로 구체화한 작품이라는 점과 도심 속에 자리잡고 있는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 공간과의 시각적인 조화로 전시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점으로 우수한 평을 받았습니다. 공모작품으로 선정되고 유리상자에 구조물이 세워졌을 때 처음 마주한 느낌은 아파트 건축조형물로 다가왔습니다. 공간 중심부에 대각선으로 나열된 3개의 복도식 아파트의 형상은 합판을 정밀하게 타공한 사실적인 모습이었고 창문과 복도 틈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과 함께 실존하는 작은 건축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내 반대쪽으로 돌아보면 또 다른 이미지로 시선을 사로잡게 됩니다. 실물 조형물과 다른 회화적 공간으로 실존하지 않는 바람, 새벽 공기 흐름이 표현되었으며 많은 실험을 통해 도출해냈을 법한 각기 다른 모양의 창문과 불빛 색이 어울려져 회화의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이런 이중적 구조로 우리에게 집의 의미를 외적인 시각적 요소와 내적인 심리적 요소로 구분해 관찰할 수 있도록 구성해 관람자들에게 의미를 확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집은 동물이 짝을 찾고 보금자리를 꾸미는 가장 원시적이고 근본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인간이 활동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더욱더 복잡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이 소유하고자 하는 가장 최소단위의 면적을 넘어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확장, 재생산하려는 삶의 원심적 근원으로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관점에서 집을 바라보는 시각은 열려 있지만 장하윤 작가는 시작점과 귀결점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작가는 “새벽까지 작업하며 집에 다다를 무렵 아파트에 켜진 불빛들이 아른거릴 때 느끼는 안도감과 누군가도 나와 같은 시간에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다는 위로가 이 작업의 배경이 되었다.”라고 말합니다. 낮과 밤은 누구나 각기 다른 시간적인 의미이지만, 그 사이에 있었던 힘겨운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새로운 시작을 재충전하는 시작과 끝을 의미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가는 그 의미를 담은 불빛을 이정표로 삼아 집에 도착할 즈음 바라보는 이미지 안에 선행적으로 느끼는 복잡한 내면의 감정을 뒤로하고 정주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마치 약육강식의 법칙에서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를 보여주며 어두운 밤, 유리상자 안 아파트와 빌딩 숲 불빛들과 함께 수놓으며 도심 속 빛과 그림자의 세계를 말없이 비춰주고 있습니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 조동오
▢ 작가 노트
낮과 밤의 중간쯤, 그사이의 풍경
일을 마치고 들어가는 길에 만난 풍경이다. 낮과 밤의 그 중간쯤, 선택한 일과 사람들과 오갔던 대화 사이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며 감정의 위치는 어디쯤인지 저 멀리에 시선을 두며 생각한다. 하루의 고단함이 무게로 깊어질 때, 낯익은 창의 빛이 번진 풍경이 위로를 건넨다.
이번 전시작 [낮과 밤, 2022]은 오후 4시와 6시의 해가 넘어갈 때의 시간의 색을 찾아내려, 1호의 캔버스 수십 개에 여러 색 실험을 거쳐 가장 근접한 오렌지와 그레이의 조형미가 그 시간의 감정과 닿아 있었다. 낮의 빛을 담고 그 중간의 시간을 붓의 감각으로 밤으로 가는 시간을 나타내었다. 삶의 한 부분을 보듬어 주는 감각의 풍경이었고, 낮의 모든 시간을 위로해주고, 다시금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였다.
2013년부터 작업한 종이봉투 안에 창의 형태를 타공한 종이에 조명을 넣어 밤의 풍경을 제시한 [밤의 정원, 2013] 작품에서 착안하여 제작하였고, 현재도 형태를 바꾸어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작업은 앞뒤로 나뉘어 양면을 관람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였는데 한 면은 종이봉투의 겉면을 촬영하여 모티브를 얻어낸 결과물을 다시금 평면으로 옮겨내 캔버스 안에서 창의 빛이 새어 나오는 회화로 만들어 냈다. 반대 면은 목재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 복도식 아파트를 재현하였다. 골목길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복도식 아파트로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창 너머의 풍경이다. 사람이 지나가거나, 바람이 세차게 불기라도 하면 집에서 보이는 창의 풍경은 빛이 지나간 흔적이 담긴다. 창에 비친 저 너머의 빛은 시작이 되고, 뒤돌아가는 귀결점이 된다. 창 넘어 떠오른 기억이 누군가의 마음의 빛을 온앤오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 / 장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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