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전시상세정보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박노해 사진전 : 아이들은 놀라워라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박노해 사진전 〈아이들은 놀라워라〉展



전시 기간 │ 2022년 9월 30일 ~ 2023년 10월 1일
전시 장소 │ 라 카페 갤러리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8 (통의동 10)
관람 시간 │ 오전 11시~오후 10시  *매주(월) 휴관
오시는 길 │ 경복궁역 3번, 4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문의 전화 │ 02-379-1975  인스타그램 @racafe_gallery       

*라 카페 갤러리의 전시 관람은 무료입니다



■ 전시소개

“지구별 아이들에게 바치는 기도”
박노해 사진전 〈아이들은 놀라워라〉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라 카페 갤러리〉에서 21번째를 맞은 박노해 사진전의 이번 테마는 ‘아이들’입니다. 지난 20여 년간 좋은 삶이 깃든 ‘다른 길’을 찾아 세계의 높고 깊은 마을을 유랑해온 박노해 시인. 그가 만나온 지구마을 아이들의 생기차고 눈물겨운 모습이 37점의 흑백사진과 글로 펼쳐집니다. 

“아이는 부모의 몸을 타고 여기 왔으나 온 우주를 한껏 머금은 장엄한 존재이다. 아무도 모른다. 이 아이가 누구이고, 왜 이곳에 왔고, 그 무엇이 되어 어디로 나아갈지. 지금 작고 갓난해도 아이는 이미 다 가지고 여기 왔으니.”(박노해) 결여만큼 간절하게, 눈물만큼 강인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마주하며, 격변하는 미래와 교육, 가정과 학교, 부모와 자녀 등 우리 시대의 간절함 물음 앞에 나직이 희망의 길을 찾는 시간. 

“우리 모두는 아이였다.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도 우리 안에는 소년 소녀가 살아있다. 늘 모자라고 서투르고 실수하고 그럼에도 거듭 배우고 다시 깨달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는 ‘영원의 아이’다.”(박노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그리고 아이였던 우리 모두에게 박노해 시인이 건네는 이야기. 〈아이들은 놀라워라〉展에 초대합니다.

“아이들은 놀라워라
가장 먼저 울고 가장 먼저 웃고
자신들의 새로운 길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아이들은,
아이들은 놀라워라”
― 박노해



■ 작가 소개 |  박노해



1957 전라남도에서 태어났다. 16세에 상경해 낮에는 노동자로 일하고 밤에는 선린상고(야간)를 다녔다. 1984 27살에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펴냈다. 이 시집은 독재 정권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 가까이 발간되며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으로 뒤흔들었다. 감시를 피해 사용한 박노해라는 필명은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으로,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1989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다. 1991 7년여의 수배 끝에 안기부에 체포, 24일간의 고문 후 ‘반국가단체 수괴’ 죄목으로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1993 감옥 독방에서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을 펴냈다. 1997 옥중에세이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펴냈다. 1998 7년 6개월 만에 석방되었다. 이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됐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2000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권력의 길을 뒤로 하고 비영리단체 〈나눔문화〉(www.nanum.com)를 설립했다. 2003 이라크 전쟁터에 뛰어들면서, 전 세계 가난과 분쟁의 현장에서 평화활동을 이어왔다. 2010 낡은 흑백 필름 카메라로 기록해온 사진을 모아 첫 사진전 「라 광야」展과 「나 거기에 그들처럼」展(세종문화회관)을 열었다. 12년 만의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펴냈다. 2012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라 카페 갤러리〉에서 상설 사진전을 개최, 21번의 전시 동안 35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2014 아시아 사진전 「다른 길」展(세종문화회관) 개최와 함께 『다른 길』을 펴냈다. 2019 박노해 사진에세이 시리즈 『하루』,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길』, 『내 작은 방』을 펴냈다. 2020 첫 번째 시 그림책 『푸른 빛의 소녀가』를 펴냈다. 2021 『걷는 독서』를 펴냈다. 2022 12년 만의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를 펴냈다. 30여 년간 써온 한 권의 책, ‘우주에서의 인간의 길’을 담은 사상서를 집필 중이다. ‘적은 소유로 기품 있게’ 살아가는 〈참사람의 숲〉을 꿈꾸며, 시인의 작은 정원에서 꽃과 나무를 심고 기르며 새로운 혁명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 전시장소 |  라 카페 갤러리 Ra Cafe Gallery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명소 서촌에 위치한 ‘라 카페 갤러리’는 비영리 사회단체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좋은 삶의 문화공간입니다. '나눔문화'는 박노해 시인이 2000년에 설립하여 정부 지원과 재벌 후원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며 국경 너머로 평화를 나누고 우리 사회의 생명과 민주주의를 지키고 ‘적은 소유로 기품있게’ 살아가는 대안 삶의 문화를 꽃피워 왔습니다. 
라 카페 갤러리는 2012년 4월, 종로구 부암동에 처음 문을 열어 10년간 20번의 박노해 사진전을 개최하였고 지금까지 30만명이 다녀가며 ‘도심 속 순례길’이 되었습니다. 2019년 6월, 경복궁역 인근 통의동으로 이전하여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 대표 작품



길 떠나는 소년
On the way to Ancasi, Cusco, Peru, 2010.

안데스 산맥의 높고 외딴 집에 사는 모자가 
이른 아침부터 감자를 싣고 먼 길을 떠난다. 
일찍이 아빠를 잃은 열한 살 로니 일레메는 
물려받은 낡은 손목시계에서 아빠를 느낀다. 
“제가 아홉 살이 됐을 때 엄마가 채워주셨어요. 
‘이 시계를 찰 때가 되면 네가 집안의 가장이다. 
아빠는 하늘에서도 너와 엄마를 지켜줄 것이고 
파차마마와 모든 신들이 널 보살펴줄 것이다. 
아들아, 미안하다. 착하고 강하게 살아가라.’ 
아빠가 제게 남기신 마지막 말씀이래요.” 
어린 가장은 말에 맨 밧줄을 팽팽히 당기며 
흐르는 시간 속을 힘차게 걸어간다.



멋쟁이 어린 농부
Patacancha, Cusco, Peru, 2010. 

내리쬐는 햇볕과 만년설산 찬바람 속에 
머리를 보호하는 모자는 안데스의 필수품이다. 
할아버지가 아빠에게 물려준 모자는 이제 
일을 거들기 시작한 아들의 것이 되었다. 
나도 안데스의 농부라는 듯 멋지게 모자를 갖춰 쓰고 
제 몸만 한 괭이를 든 아이의 품새가 제법 단단하다. 
이 땅을 지켜갈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대를 이어 자라나고 이어지고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 희망의 근거가 아닌가. 



동생을 등에 업고
Phunoi village, Boun Neua, Phongsali, Laos, 2011. 

고산 마을에서 한 뼘의 밭이라도 넓히기 위해 
마을 어른들은 멀리 산 위로 길을 떠나고, 
소녀가 울며 보채는 동생을 등에 업고 달랜다. 
막대사탕을 건네자 동생 입에만 물려준다. 
“저는 괜찮아요. 동생을 내려 놓으면 울거든요. 
갓난아기 때부터 제 등에 업고 잠을 재웠어요. 
이제는 등에 업힌 동생이 배고픈지, 졸린지, 
아니면 어디가 아픈지 전 다 알 수 있어요.” 
아, 우리들은 다 이렇게 부모님과 언니 누나의 
등에 업혀 자라나 지금 이 지상을 걷고 있으니. 



브란따 항구의 어부 가족  
Pamekasan, Madura Island, East Java, Indonesia, 2013. 

거센 파도를 헤치고 고깃배가 돌아오면 
아이들은 벌써 항구로 달려나간다. 
아빠가 잡은 신선한 생선을 배에서 건네주면 
종류별로 바구니에 담는 것은 아이의 일이다. 
가정이란 부모든 아이든 누구 한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곳이 아니다. 
성장단계에 따라 저마다 기여할 몫이 있고, 
서로 헌신하는 만큼 함께 향유하며 
하나의 믿음 속에 각자의 꿈을 꾸는 곳. 
스스로 자기 앞가림을 해나가는 습관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도리를 배우는 곳. 
가정은 아이에게 있어 최초의 공동체이고 
좋은 세상을 향한 첫 번째 출발지이다. 



누나가 지켜줄게 
Old Dongola, Nubian, Sudan, 2008. 

막막한 사막 지평과 불타는 태양 볕에 
누비아 사막엔 태초의 정적만이 흐른다. 
아빠는 낙타에 대추야자를 싣고 떠났다. 
며칠째 아빠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남매는 
시원한 흙집을 두고 불볕의 사막을 서성인다. 
“내 손 놓으면 안 돼, 누나가 지켜줄게.” 
이글거리는 사막의 맹수가 걱정되는 누나는 
다섯 살 남동생의 손을 꼬옥 잡는다. 
사랑은 한 인간으로서 약함과 결여로부터 나온다. 
‘나는 네가 필요하다. 네가 함께 있어주면 좋겠다. 
그런 너를 위해 나 또한 너에게 나를 내어주겠다’는 
그 사랑의 힘으로 우리는 나아가는 것이니. 



파괴된 이스라엘 탱크 위에서   
Bint Jubeil, Lebanon, 2006.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한 2006년, 
국경 마을 빈트 주베일은 폐허의 무덤이었다. 
목숨 건 항전으로 멈춰 세운 이스라엘 탱크 위에서 
레바논 국기와 헤즈볼라 깃발을 흔들며 
울먹이는 열 살 알리와 일곱 살 가디르 남매. 
피난 갔다 돌아오니 집도 학교도 친구들도 사라져버렸다. 
“왜 탱크 위에서 그러고 있니?” 
“죽은 친구들이 하늘나라에서 보라구요. 
사라, 후세인, 하산… 편히 잠들어. 
폭탄소리에도 깨어나지 말고, 무섭다고 울지 말고….
잊지 않고 기억할게. 우리 다시 만나자.”
죽지 않고 사는 게, 살아있는 게 꿈인 아이들이 있다.



페샤와르 시장의 신발 수선공  
Peshawar, Khyber Pakhtunkhwa, Pakistan, 2011. 

페샤와르 시장에서 신발을 수선하는 소년. 
이 아이의 손을 거치면 불편했던 신발도 
발에 딱 맞는다며 찾아오는 이들로 분주하다. 
지난해부턴 직접 디자인한 신발도 출시했다. 
귀중한 연장통에는 색 바랜 사진을 붙여놓았다. 
“제게 기술을 물려주고 돌아가신 아빠인데요. 
‘얘야, 나보다 더 단단하고 멋진 신발을 만들렴.’ 
지금도 저를 보며 잔소리하는 것 같아요, 하하.” 
일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전심전력으로 일을 해나가고 책임지는 과정 속에서 
기쁨을 맛보고 자기 절제로 단련된 아이의 인격은 
훨씬 앞선 곳으로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으니. 



노을 지는 사막에서  
Tell Beydar, Kurdistan, Syria, 2008.

긴 하루가 지나고 태양이 기울자 
양떼를 몰고 귀가하던 아이가 생각에 잠긴다. 
지금 저 아이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야생의 자연 속에서 추위와 더위, 불편과 고됨, 
막막함과 외로움, 무서움과 함께 문득 찾아드는
심연의 경이와 생의 신비를 직감하는 듯한 아이. 
긴 그림자처럼 스미던 이 순간의 빛이 
10년 후, 30년 후, 어느 날 번쩍 되살아나 
다시 솟구칠 날개가 되어줄지, 아무도 모른다.  
아이에겐 홀로 있는 내밀한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스런 그늘과 어둠, 고독과 침잠이 필요하다. 



봄을 기다리며  
Van, Kurdistan, Turkiye, 2006. 

하늘과 땅이 하나인 듯 새하얀 설원의 쿠르디스탄. 
폭설로 하루 일거리를 공친 구두닦이 아이들이 
총성의 공포도 잊고 추위도 배고픔도 잊고 
허리까지 쌓인 눈 속을 신나게 달린다. 
눈 속에 싹트는 작은 새싹 하나라도 먼저 보고 
언 강 아래로 흐르는 봄의 물소리를 먼저 듣고 
종알종알 속삭이고 노래하며 봄을 찾아 나선다. 
아이들은 봄이다. 그 자체로 봄이다. 
설원에 어깨 걸고 선 쿠르드 아이들이 
이 분쟁의 땅에서 간절히 평화의 봄을 부른다. 



파슈툰 소녀들 
Drosh, Khyber Pakhtunkhwa, Pakistan, 2011. 

미국의 계속되는 침공과 산사태로 피폐해진 
아프가니스탄 산악 국경 마을의 파슈툰 소녀들.
잘 웃지도 않고, 소리 내어 울지도 않고, 
젖은 눈동자로만 지난 일들을 증언한다. 
선생도 없는 학교에 모여 손 칠판 하나에 
돌려가며 글자를 쓰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영하의 추위에 난로도 외투도 양말도 없이 
벌벌 떨던 소녀들이 묵연히 앞을 응시한다. 
폭격과 가난, 그리고 여자의 몸을 뒤덮는 
숙명으로부터 자유로운 저 먼 곳을 보는 것일까. 
소녀들은 이 추운 꿈을 품에 꼬옥 안는다. 



대추야자를 운반하며 
Old Dongola, Nubian, Sudan, 2008. 

오늘은 불타는 누비아 사막에서 혼신으로 키워낸 
종려나무에서 달콤한 대추야자를 수확하는 날. 
열 살 무함마드는 대추야자를 노새에 실어 
강 건너로 운반하는 책임을 맡았다. 
사막의 맹수들과 여러 위험으로부터 친구들과 함께 
무사히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의지에 찬 얼굴이다. 
수단 사막의 아이들은 잘 알고 있다. 
자신만의 세계를 획득하고 자유를 넓혀가려면 
공동의 책임과 의무를 다 해내야만 한다는 걸. 
다시 만난 무함마드는 일주일에 걸친 임무를 마치고 
앓아 누웠으나, 씨익 웃는 천진한 소년의 얼굴 위로 
강인한 사내의 위엄이 서려 있었다. 



아이들은 놀라워라  
Dohak Baba Fakheer village, Punjab, Pakistan, 2011. 

어린 형제가 일 나간 엄마를 마중하러 
거센 바람 부는 황야를 가로질러
믿음의 손을 붙잡고 나아간다. 

아, 우주 가운데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한 톨의 지구에서 짧고도 괴로운 생을 사는 ‘인간의 비참’ 
그럼에도 서로 사랑하고 헌신하고 사유하는 ‘인간의 위대’ 
그 사이에서, 지구에 온 아이들은 흔들리는 별빛이다. 

이토록 위험 가득한 세계 속에서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는 시대 속에서 
인간의 비참과 위대 사이를 가르며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아이들은, 
아이들은 놀라워라. 

가장 먼저 울고 가장 먼저 웃고 
가장 연약하고 가장 강인하고 
자신들만의 길을 찾아서 거침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버리는 아이들은, 
아이들은 놀라워라. 

아이들은 시대의 전위여라. 
아이들은 인간의 희망이어라. 
아이들은 어둠 속 빛이어라.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