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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빛들 : 김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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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빛들 - Les lumières de la perception》
김세중 작가 초대전  /  2022.12.6 - 17  /  마이아트옥션하우스

 
12.6 부터 17일까지 마이아트옥션하우스에서 열리는 《인식의 빛들-Les lumières de la perception》 전은 오랜 시간 작가가 고민해온 “공간의 재해석”이라는 주제의 연속선 상에 있다. 그동안 작가는 회화의 구성요소에 조각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수많은 캔버스를 칠하고 잘라내 잔잔한 바닷물에 반짝이는 ‘윤슬’을 담아내고자 했다. 2차원적 화면을 뚫고 나온 빛의 입체적인 형상은 그 자체로 공간을 구성한다. 빛이 만들어 낸 공간은 인공적 빛과 어떻게 만나는가에 따라 그 끝에 여러 가지 그림자가 탄생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김세중의 기존 작업과 더불어 공간과 빛의 관계성에 더욱 집중한 근작까지 만나볼 수 있다.

손수 만든 격자의 나무 프레임에 캔버스 천을 씌운 후, 움푹 팬 중앙에 틀을 만들고 그 위에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굳힌 물감을 올린 것은 작가 김세중의 근작들이 지니는 형태적 특징이다. 돌출된 중앙의 직선은 마치 하나의 건축물과 같은 형상을 이루어 독특한 화면을 구성한다. 튀어나온 물감의 스펙트럼은 마치 좁은 공간 사이로 빛이 쏟아지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프레임을 통과한 한 줄기 빛을 떠올리게도 한다. 스펙트럼 주변에 오돌토돌 빼곡히 올라온 나선형의 우아한 선묘들은 작위적이기도 하고 무작위적이기도 하다. 이 곡선들은 흩어지는 빛의 아우라와도 같다.

빛의 흔적을 주제로 한 작품도 새롭게 선보인다. 캔버스 공간에 윤슬을 담아낸 작품들의 후속 시리즈로, 빛이 만들어지고 난 후 남겨진 캔버스의 편린들을 모았다. 빛은 본래 수많은 색이 한데 어우러진 것이다. 마치 단색의 먹을 농담 조절하여 한 폭의 동양화를 완성하듯 레드, 블루, 핑크, 블랙의 겹겹이 쌓인 빛의 틈새 사이 사이에 그림자가 맞물려 공간과 깊이감을 만들어 낸다. 작가가 창조한 빛의 흔적은 누군가에겐 어둡고 깊은 심연의 희미한 빛일 수도 있고, 혹은 훤하게 켜져 있던 방이 불이 탁 꺼진 후의 잔광 현상, 어둑한 밤을 지나 새벽으로 넘어가는 오묘한 하늘일지도 모를 일이다.

희망, 영광 따위를 빛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전시 속 작품들은 작가의 부단한 노동과 시간이 축적된 결정체들로 결국 순수한 미를 추구하는 작가의 “빛들” 그 자체이다. 만들고 갈고 칠하고 찢고 긁고 뚫고 붙이고 … 번거롭고 때로는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작업방식이지만 김세중 작가는 본인의 올곧은 고집을 “아름다운 것을 가지기 위한 숭고한 희생”이라고 표현한다.

살아가는 동안 쌓아 온 일련의 사고들, 고정관념 등은 우리가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할 때 큰 영향을 미친다.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는 이를 마치 문으로 비유하였으며, 이 문을 닦아낼 때 모든 것을 새로우면서도 무한하게 바라볼 수 있다고 본다. 작가 김세중의 작업은 궁극적으로 빛을 통해 관람객들의 인식을 정화하고 무한한 순수성으로 끌어당기고자 하는 순수의지의 표명이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바라볼 때 스스로의 인식을 넘어 서서 작품을 순수한 눈으로 이해하고 또 새롭게 받아들여지길 희망한다.

 


작가소개

작가 김세중은 회화적 구성요소를 가지고 ‘공간’에 대한 해석과 재현을 주제로 작업한다. 1994년부터 12년간 파리에서 지내며 파리8대학 조형예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파리의 재불청년작가회 단체전을 시작으로 파리의 Elephant Blanc, La masiond’Olive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06년 귀국 이후 약 80여 차례 이상의 전시를 열었으며, 굵직한 레지던시 프로그램·국내외 주요 기획단체전에 참여하였다. 현재는 동덕여자대학교와 서울예술대학교에서 강의 하고 있으며 가나 스튜디오 레지던시에서 오늘날까지 활발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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