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현대미술관, 《누구의 이야기》전(展) 개막
◈ 개인의 서사를 기반으로 환경, 인권, 젠더와 관련된 화두를 던져 탈위계적 사회에 대한 가능성 모색
◈ 평면, 영상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 장르를 소개하는 여러 연령대 현대미술 작가 9명의 작품 전시
◈ 참여 가능한 다양한 공연, 워크숍 등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우리의 이야기’완성
부산현대미술관(관장 강승완)은 기획전《누구의 이야기》을 12월 9일부터 내년 3월 5일까지 개최한다. 개관 이후 현대미술관에서 주로 다뤄온 영상매체 이외에도 회화, 설치, 직물 공예 등 평면 작품의 비중을 높여 구성하였다. 이번 전시는 9명 작가의 65점 작품을 선보이며 30대부터 70대까지 여러 연령층의 작가가 참여하며 여성 작가들의 참여 비율(2/3)을 높였다.
전시 제목은 사회 활동가이자 문화 비평가인 리베카 솔닛의 저서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에서 차용하였다.《누구의 이야기》展은 자연, 여성, 대안의 다양한 목소리 등을 키워드 삼아 개인의 이야기가 사회에서 어떻게 공명하는지 다각적으로 들려주는 전시이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를 과학과 자본주의 방식으로 대처해왔던 기존의 주류 담론에 의문을 던지며, 사회 문제에 대해 ‘자급적 관점’이라는 새로운 대안과 실천을 제시한다.
이는 에코 페미니즘에서 말하는 바 더이상 거대담론을 논할 것이 아니라 실천적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세계를 둘러싼 모든 것에 내재성과 상호연관성이 있다고 보아 ‘망을 짜서 새로이 연결한다’는 은유적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이로써 일상의 정치로 생명의 존중과 재발견을 통해 근본적인 관계를 변화시킨다고 본다.
근본적 관계 변화를 유도하는 이러한 인식은 국내외 참여작가의 창작 활동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매일을 살아내는 살림의 상징인 곡식을 그리는 정정엽의 작품에서부터 자연과 인간의 연결을 보여주는 임동식의 작품에서도 두드러진다. 연대를 창출하는 자급적 관점은 작품의 형식적인 면에서도 나타난다. 신성희의 엮음회화(누아주)나 바느질과 직물을 이어나가는 홍영인을 비롯해 강서경과 홍순명은 생활 주변의 사물을 엮어서 ‘누군가’의 기억을 들추어낸다. 특히 작가 강서경은 이번 전시에 베니스 비엔날레(제58회) 자르디니에 출품했던 <그랜드마더타워 토우> 전작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다.
이밖에도 작가 윤향로는 이번 전시를 위해 신작인 <스크린 샷> 시리즈를 소개한다. 날리니 말라니는 아이패드로 그린 88개의 드로잉을 연결한 9채널 애니메이션과 리버스 페인팅을 선보인다. 그리고 농인인 크리스틴 선 킴은 협력과 연대를 상징하기 위해 수어 손동작을 형상화한 <움직이는 시계>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내 차례, 네 차례’를 뜻하며 함께 연대하고 분담하는 책임을 환기시킨다. 이로써 관람객에게 누구를 넘어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길 제안하고 초청한다.
◈ 관람객 참여를 통해‘우리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다양한 공연, 워크숍 등 연계프로그램 마련
이번《누구의 이야기》전시와 연계하여 관람객 참여가 가능한 다양한 공연과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 임동식, 정정엽 작품과 연계하여 곡물경험워크숍 <음식이기 전에 자연이던>을 소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난 ‘생명력’이라는 담론을 관람객에게 제시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시 기간 중 매월 2째 주 금, 토요일 총 8회가 준비되었다.
공연으로는 홍영인의 작품 <자유를 위한 비상>을 그래픽 악보삼아 서민진 밴드와 여성 미싱사가 작품 주제와 연관된 퍼포먼스를 12월 17일 13시부터 20분간 진행할 예정이다. 싱어송라이터이자 부산의 비건(vegan)문화를 이끌고 있는 ‘나유타 부엌’의 이주여성 나까를 비롯해, 공연인 <공명>이 12월 23일 16시부터 진행된다. 동물과 자연의 공생에 관한 공연과 토크를 미친 후 비건 문화와 관련된 소정의 기념품을 선착순으로 증정할 예정이다.
2023년 1월 28일에는 강연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관이 필요해>를 비롯해 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을 수상한 김명남과 번역가 노지양, 홍한별을 초청해 <옮긴이의 말: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크리스틴 선 킴의 작품과 연계된 <수어 도슨트 투어>가 개최된다.
전시 관람료와 연계행사 참가비는 무료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 전시제목: 누구의 이야기
○ 전시기간: 2022.12.9.(금) - 2023.3.5.(일)
○ 전시장소: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2 (2층)
○ 참여작가: 강서경, 날리니 말라니, 신성희, 윤향로, 임동식, 정정엽, 크리스틴 선 킴, 홍순명, 홍영인 9명
○ 출품작품: 회화, 영상, 설치 등 65점
○ 관람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
○ 관 람 료: 무료관람
○ 관람문의: 051)220-7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