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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도시: Still-Life, Still-City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23-03-07 ~ 2023-06-30

  • 참여작가

    데이비드 살레, 알렉스 카츠, 토니 크랙, 로버트 롱고, 웨인 티보, 요하네스 하이지히. 조나스 우드, 탐 웨셀만, 토마스 루프, 짐 다인, 권용래, 김병호, 프란츠 아커만, 정연두, 박미나, 장 뒤뷔페, 빅 무니즈, 발레리오 아다미, 이기봉

  • 전시 장소

    세화미술관 (구 태광그룹일주선화갤러리)

  • 유/무료

    유료

  • 문의처

    02-2002-7787

  • 홈페이지

    http://www.sehwamuseum.org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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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점·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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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뷰어



세화미술관 《정물도시》
현대적 ‘정물화(Still-Life)’의 탐색, 세화미술관 네번째 ‘도시 기획전’


■ 전시제목: 《정물도시》 Still-Life, Still-City
■ 전시일시: 2023. 3. 7. – 2023. 6. 30.
■ 전시장소: 세화미술관 제 1, 2 전시실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68 흥국생명빌딩 3층
■ 운영시간: 화-일요일 | 10:00 – 18:00(월요일 휴관)
■ 참여작가: 19명
■ 전시작품: 45점
■ 관 람 료: 성인 8,000원 / 청소년 5,000원 / 어린이 3,000원 | 단체 20인 이상 할인가 적용/ 기타 미술관 문의
■ 관람문의: sma@sehwamuseum.org, (02) 2002-7787
■ 전시해설: 매주 토-일요일 오후 2시 도슨트 프로그램 운영
■ 전시교육: 3/18(토), 3/25일(토), 4/8(토), 4/15(토), 5/13(토), 5/20(토), 6/3(토), 6/10(토) 오전 11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전시 기획글
태광그룹 세화미술관은 2023년 3월 7일부터 6월 30일까지 《정물도시》 전시를 개최한다. 세화미술관 소장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도시’를 주제로 한 네 번째 기획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도시 기획전은 ‘서울’이라는 국한된 도시의 급진적 개발에 의한 발전과 쇠퇴를 바라보는 도시 산책자 ‘플라뇌르’의 시점, 대도시의 외현을 구성하는 빛과 색채의 탐구,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단단히 구축되어 있는 도시의 미시세계를 국내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들여다보았다.

《정물도시》는 현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현대적 ‘정물화(Still Life)’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도시를 구성하는 정물과 공존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움직임이 없는 사물을 그리는 정물화의 관습적 개념에서 벗어나, 현대미술작가들의 정물화를 중심으로 대중문화, 자본주의, 소비사회, 대량생산, 사회구조 등 작가들이 살아간 그 시대를 반영하는 메타포로서의 정물 그리고 그들에게 미친 도시의 영향력을 찾아보고자 한다.

멈춰 있는 정물 사이로 끊임없이 움직이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담은 도시. 그 묵시적 풍경을 발견해 보시길 바란다.





<레몬이 담긴 그릇 Bowl of Lemons>, 2020, Oil, acrylic and charcoal on linen, 155.9 x 201.3 x 7 cm

데이비드 살레 David Salle (미국, 1952~)

데이비드 살레는 미국 오클라호마 출생으로 1980년대 회화의 부흥을 야기한 신표현주의를 이끈 주요 인물이자, 대중문화에서 이미지를 차용하여 작업하는 ‘픽쳐 제너레이션'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살레는 상업적인 이미지나  포르노그래피와 같은 저급문화 혹은 다양한 역사 자료에서 추출한 이미지를 혼용하여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한다. 하나의 캔버스 안에 화면을 두 개로 분할하는 방식은 눈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각기 다른 정물들을 동시에 인지하는 ‘본다’는 행위를 작품에 반영한 것이다. 최근 작가는 미국의 만화가인 피터 아르노로부터 영감을 받아 인물을 굵은 선으로 단순화하는 표현과 함께 다채로운 이미지를 혼용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유발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노란 미나리아재비 Yellow Buttercups>, 2021, Oil on linen, 243.8 x 304.8 cm

알렉스 카츠 Alex Katz (미국, 1927~)

알렉스 카츠는 뉴욕 출생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1954년 처음으로 개인전을 개최한 이래 7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회화, 드로잉, 조각, 판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평평한 색면으로 인물, 꽃, 풍경 등을 단순화하여 미국의 일상적 풍경을 기록하는 상징적인 회화 작품을 제작한다. 또한 거대한 캔버스에 두 인물의 얼굴을 배치하는 구성법이나, 매우 얇고 납작하게 처리한 바탕색, 평평한 판에 그린 형태의 윤곽선을 따라 잘라내는 컷아웃 기법, 그리고 주제의 비율을 조율하는 방식 등을 통해 자신만의 화풍을 견고하게 구축한다. 이처럼 절제된 색채와 화면 구성을 통해 작가는 인물과 사물의 본질만을 남겨 현재의 순간에만 존재하는 찰나를 담아낸다.

 


<달리는 사람 Runner>, 2014(2017년 재제작), Bronze, 150 x 106 x 64 cm

토니 크랙 Tony Cragg (영국, 1949~)

토니 크랙은 영국 리버풀 출생으로, 1977년부터 독일로 이주하여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크랙은 자연과 인공물질 사이의 관계와 재료의 물성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조각 언어를 구축한다. 작가에게 조각 매체란 재료와 형태가 인간의 생각과 감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형성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이다. 1960년대 후반, 유기화학을 실험하는 연구실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는 물질세계의 근본을 이루는 유기체를 연구하는 과학적 사고와 물질 이면의 가치를 탐구하는 예술적 사고를 접목하여 인공과 자연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지속한다. 작품명처럼 속도감이 느껴지는 유려한 윤곽선을 지닌 <달리는 사람>은 현대 문명에 대한 작가의 오랜 탐구가 담겨있다.

 


<무제(루미) Untitled (Rumi)>, 2019, Charcoal on mounted paper, 239.1 x 192.7 x 8.6 cm

로버트 롱고 Robert Longo (미국, 1953~)

로버트 롱고는 미국 출신으로 공연, 사진, 조각,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1980년대 작가의 대표적인 연작 <도시인>은 인물들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도시 속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치열한 경쟁 사회를 묘사한다. 롱고는 2001년 9⸳11 테러와 2003년 이라크 전쟁과 같은 폭력적인 사건들에 깊은 영향을 받아 목탄을 활용하여 집단 무의식을 상징하는 폭탄, 상어, 행성, 성운, 잠자는 아이들, 장미 등의 이미지를 주제로 작품을 제작한다. 이를 통해 이미지의 외양이 지닌 피상성을 넘어서, 이미지 내면에 존재하는 진실을 추적하여 의미의 층을 드러내는 탐구를 지속한다.

 


<잭팟 머신 Jackpot Machine>, 1955, Oil, gold and silver leaf on board, 108 x 80 cm
웨인 티보 Wayne Thiebaud (미국, 1920~2021)

웨인 티보는 미국 출신으로 파이, 케이크 등과 같이 달콤한 디저트를 주제로 한 정물화로 잘 알려져 있다. 티보가 회화의 주제로 외면받던 디저트라는 소비재를 선택한 것은 ‘그 시대만의 정물’을 담아내기 위해서이다. 티보의 정물화는 회화의 한정된 주제를 확장함과 동시에 매체에 대한 탐구를 통해 회화의 지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디저트 이외에도 샌프란시스코의 도로 풍경이나 잭팟 머신 등을 주제로 작업을 계속해왔으며, 이 때 대상을 보면서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 그림을 그린다. 즉 작가가 작업을 통해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자신의 기억 속 미국 도시의 일상이다. 잭팟 머신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고요하게 담아내는 이 작업은 ‘잭팟 머신’이라는 기계가 내포하는 도시와 인간의 욕망을 포착하여 보여준다.
 



<꽃다발의 변형 V Variationen eines Blumenstraußes V>, 2015, Oil on canvas, 40 x 30 cm

요하네스 하이지히 Johannes Heisig (독일, 1953~)

요하네스 하이지히는 독일 라이프치히의 유명 예술가 집안 출신으로 화가인 아버지 베른하르트 하이지히와 할아버지 발터 하이지히 밑에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회화를 배웠다. 하이지히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 수집된 풍경과 인물은 인상주의적인 표현으로 재현된다. 작가는 초상, 풍경, 정물에서 더 나아가 혼란스러운 도시 생활의 묵시적 표현이나, 독일 역사의 인상적 반성을 표현하기 위해 몇 달에 걸쳐 여러 번의 색을 덧바름 하는 것을 반복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친숙한 이미지로부터 사실적인 이미지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로 이를 통해 이미지는 독특하게 변형된다. <꽃다발의 변형> 연작에서는 두텁게 반복하여 덧칠한 오일 페인트가 작품의 제목처럼 화병 속 꽃다발의 형상에 왜곡과 변형을 만들어낸다.
 



<무제(새로운 식물들) Untitled (New Plants)>, 2009, Oil on linen, 127 x 121.9 cm

조나스 우드 Jonas Wood (미국, 1977~)

조나스 우드는 미국 출생으로 대담한 색상과 그래픽적 요소를 가미한 일상의 풍경을 회화, 드로잉, 판화 등으로 제작한다. 특히 그는 식물, 테니스, 농구, 야구나 가까운 지인의 초상화, 실내 풍경화 그리고 도시의 풍경과 같이 자신과 연관되는 것이나 자신의 흥미를 유발하는 다양한 주제를 정직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보여준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식물이나 화분, 화병을 클로즈업한 작품이다. 이는 도예가인 일본인 아내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작가는 다양한 도자기와 식물들이 넘쳐나는 집안 곳곳을 탐험하며 이를 그림으로 재현한다. <무제(새로운 식물들)>에는 녹색의 식물은 부재하지만, 3차원의 화병을 평평한 면, 색, 선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낸다.
 



<침실 연작 #51 Bedroom Painting  #51>, 1983, Oil on canvas, 101.6 x 167.6cm

탐 웨셀만 Tom Wesselmann (미국, 1931~2004)

탐 웨셀만은 미국 오하이오 신시내티 출생의 작가로 1950년대 후반 미국 화단의 지배적인 화풍이었던 추상표현주의와 차별화되는 방법을 추구한다. 대표작인 <위대한 미국의 누드> 연작처럼 기존에 주류 서양미술사에서 보이던 전통적인 정물화나 누드화의 방식이 아닌, 미국 대중문화의 특성을 반영한 정물화, 누드화 등을 콜라주나 아상블라주 같은 기법을 사용하여 제작한다. 1961년 열린 첫 개인전을 필두로 팝 아트를 주제로 한 단체전에 연이어 참여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린다. 웨셀만의 작업에 등장하는 정물과 인물은 모든 것이 완벽하여 마치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아름답고 고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이는 도시 속 화려한 대중매체의 이미지와 그 안에 도사린 물신주의를 표상한다.
 



<근원 26 Ⅱ Substrat 26 Ⅱ>, 2005, Cibachrome print with diasec,  186 x 285cm

토마스 루프 Thomas Ruff (독일, 1958~)

루프는 독일 출신의 사진작가로 사진이라는 매체의 경계를 탐구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시도한다. 사진 한 장으로는 작업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어렵다고 보고 대부분의 작업을 연작으로 제작하며, 사진을 찍기 위한 전통적 장치인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는다. 루프는 기존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사물의 표면만을 포착한다고 보고, 인터넷이나 신문 등의 매체에서 수집한 이미지들을 디지털로 편집해 사진을 ‘제작’한다. 사진 제작방식에 대한 작가의 실험적 시도는 현실의 외연을 포착하기보다는 현실 이면에 존재하는 본질을 포착하기 위한 것으로, 누드나 풍경 그리고 추상과 같은 익숙한 주제가 지니는 전형적인 이미지를 드러낸다. 따라서 루프가 선보이는 사진은 삶의 실제적인 모습 보다는,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로마의 붉은 비너스(푸른 녹청) Roman Red Venus (the Blue Patina)>, 2007, 
Bronze with acrylic paint, 157.5 x 50.8 x 45.7 cm

짐 다인 Jim Dine (미국, 1935~)

하트, 새, 도구, 목욕가운, 피노키오 등의 주제를 아이의 시선으로 탐구하는 짐 다인은 1960년대 초 액션 페인팅과 해프닝에 중요한 역할을 한 예술가이다. 로버트 라우센버그와 제스퍼 존스의 영향을 받아 일상의 사물들을 캔버스에 그리면서 팝 아트와 연관되기도 하지만, 개인적 오브제와 자전적 경험을 다룸으로써 작가 스스로 팝 아트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1980년대 조각 작업을 시작하며 조각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작가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고전미술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여겨지는 기원전 2세기 헬레니즘 조각인 <밀로의 비너스>를 변형한 <로마의 붉은 비너스(푸른 녹청)>를 제작한다. 매끄러운 표면의 <밀로의 비너스>와는 달리 이 작품은 신체 일부의 제거, 거친 표면, 생생한 컬러를 사용함으로써 짐 다인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현한다.
 



<영원의 불꽃 - 파르마 핑크 The Eternal Flame- Parma Pink, 2019, Stainless steel on canvas, 145.4 x 227.3 x 17cm

권용래 Yong Rae Kwon (한국, 1964~)

권용래는 전통적인 재료인 물감과 붓 대신 스테인리스 금속판 조각과 빛의 파장을 활용한 조형 작품을 제작한다. 작가는 현대사회의 도시적 특성을 반영하는 차가운 속성과 빛의 반짝임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재료로써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한다. 작가가 매끈하게 거울로 가공한 스테인리스판의 유닛들은 조명과 만나며 공간 속 현란하게 일렁이는 환영을 만들어낸다. <영원의 불꽃-파르마 핑크> 속 금속의 차가운 물성은 빛과 만나 뜨거운 불꽃의 형상으로 나타나며, <빛 속의 깊은 노란색>은 노란색이 지닌 다층적인 음영의 깊이와 빛의 파장을 보여준다. 권용래의 작업은 도시 속 정적의 순간과 같이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도 시간이 멈춘 듯한 황홀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수평적 개입 Horizontal Intervention>, 2010, Aluminum, arduino duemilanove, piezo, 280 x 96 x 25 cm

김병호 Byoungho Kim (한국, 1974~)
 
김병호는 금속 및 알루미늄을 주 매체로 동시대 산업화 과정을 투영하는 설치 작업을 제작한다. 조각에 소리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 형식으로 알려진 그는 자신의 작품을 ‘제품’에 비유하며, 산업 규범을 작품 제작에 기능적으로 도입하여 표면적인 결과물만큼이나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에 집중한다. <수평적 개입>은 작품 내부에 전자 부품들이 전자 기판에 집적화되어 주파수 변조(frequency modulation)를 통해 소리를 생성한다. 마치 산업 제품처럼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가공되는 작품의 제작 단계는 오늘날 조직화되고 체계화된 도시 사회를 반영한다. 또한 매끈한 알루미늄 소재로 일정한 간격과 규격으로 제작된 튜브들은 도시의 화려한 외면을, 알루미늄 조각 속에서 비물질적인 소리가 생성되는 구조는 도시 속 보이지 않는 욕망의 발현을 상징한다.
 



<여행/기다림, 과거를 다시 말하다 Travel/On Hold, Retelling the Past>, 2022, 
Installation Video and 6 panels oil on canvas, 261 x 200 x 4.5 cm

프란츠 아커만 Franz Ackermann (독일, 1963~) 

프란츠 아커만은 독일 출신의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그에게 여행은 작업의 원천적 행위이다. 아커만은 홍콩에 이어 아시아, 남미, 호주 등 세계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며, 그곳에서 받은 영감들을 추상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을 통해 병합시켜 지역의 환경을 재해석한다. 높은 채도의 색상과 기하학적 형태의 이미지 조각들, 그리고 스크리닝을 통한 도시의 현실적 이미지들은 오버랩 되어 여행지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세계화와 관광 문제등 여행의 행복한 이미지 이면에 존재하는 부정적 문제를 함께 다룬다. <여행/기다림, 과거를 다시 말하다>의 여섯 개의 캔버스 위에 투영된 비디오와 사운드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행을 하며 수집된 작가 개인의 아카이브로부터 완성된 것으로, 작업을 통해 작가 내면의 여정에 동참할 수 있다.
 



<내 사랑 지니 #1 Bewitched #1>, 2001, C-print, 120 x 150 cm (2)

정연두 Yeondoo Jung (한국, 1969~)
 
정연두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내 사랑 지니> 연작은 작가의 대표작으로 인간 개개인이 지닌 삶의 의미에 주목한다. 연작의 첫 번째 작업인 <내 사랑 지니 #1>에는 한 남자가 두 가지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 남성은 과거 폭주족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한 사고 이후 속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오토바이 타는 것을 멈추게 된다. 작가는 주유소에서 근무하는 남성의 현재 모습과 레이서로 우승한 모습을 병치함으로써 꿈을 좌절시켰던 두려움을 승화시키고 꿈을 가상으로 실현한다. 같은 구도의 인물과 상반되게끔 달라지는 왼손의 소품이나 배경의 변화는 현실과 비현실의 장면을 나란히 보여줌으로써 도시인에게 꿈이 어떠한 기능인지 질문한다.
 


<노란색 옷장 Yellow Wardrobe>, 2004, Acrylic on canvas, 227 x 276 cm


박미나 MeeNa Park (한국, 1973~)

박미나는 한국 출신으로 색채의 형식과 내용을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임을 통해 그 이면의 산업구조와 사회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작업을 해왔다. <오렌지 페인팅> 연작은 작가에게 ‘집에 걸 수 있는 오렌지색 회화’의 구매를 요청한 한 미술 소비자로부터 시작되었다. 작가는 사회에서 지칭하는 ‘오렌지색’의 범위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매할 수 있는 모든 오렌지색 물감을 사들인 후 회사, 알파뱃별로 분류한다. 이 연작의 높이는 227cm로 고정되어 있는데, 이는 한국의 일반적인 아파트의 천장 높이가 230cm라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수집된 색은 ‘색채’라는 개념 이면에 존재하는 산업구조를 보여주며, 캔버스의 크기는 한국의 주택산업을 가시화한다. 색의 기록을 통해 보여주는 시각문화와 사회구조는 회화가 지닌 또 다른 가능성을 선보인다.
 



<앉아있는 인물II Personnage assis II>, 1967, Acrylic on polyster resin, 168 x 60 x 65 cm

장 뒤뷔페 Jean Dubuffet (프랑스, 1901~1985)
 
장 뒤뷔페는 프랑스 출신으로 아르 브뤼(Art Brut) 사조의 창시자이다. 아르 브뤼는 어린아이나 정신병자와 같이 전통적인 미술로부터 영향받지 않은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그림을 전문 화가들의 의식적인 작업보다 더 창의적으로 바라보며, ‘다듬어지지 않은’, ‘야만적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앉아있는 인물 II>는 우를르프(Hourloupe) 양식으로 제작되었다. 우를루프 역시 뒤뷔페가 고안한 용어로, 야생성을 분출시킨다는 점에서 아르 브뤼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통화를 하는 동안 볼펜으로 그린 낙서에서 시작된 이 양식은 중심 이미지 없이 끝없이 복제되며 무한으로 확산되어 간다. 단순화된 형태와 추상적인 묘사가 반복되며 드러나는 비정형의 이미지는 제도에서 벗어난 자유로움과 몰개성한 현대사회를 은유한다.
 



<지휘하는 소녀 Baton Girl>, 2014, Digital C print, 245.1 x 180.3 cm

빅 무니즈 Vik Muniz (브라질, 1961~) 

빅 무니즈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태어나 뉴욕에 거주하며 활동한다. 무니즈는 작품을 재현하여 상징적인 작품의 사본을 만들거나 비전통적 재료인 먼지, 철사, 장난감, 폐기물뿐만 아니라, 캐비어, 다이아몬드와 같은 희귀한 재료를 사용하여 집단 기억에서 가져온 이미지를 재현한다. <지휘하는 소녀>는 <앨범(Album)> 연작의 일환으로 20여 년 동안 수집한 수천 장의 흑백 사진을 거대한 스케일의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시킨다. 개인과 보편적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이 작업의 거대한 콜라쥬 이미지 속에는 잡은 물고기를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아버지, 카우보이 복장을 한 어린 소년 등 다양한 기억의 파편들이 모여 있다. 작가는 일상의 이미지로 구성된 사진들을 통해 친숙한 현실이 지닌 신비로운 감각을 일깨우며 삶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변신 Metamorfosi>, 1982, Acrylic on canvas, 194 x 263 cm

발레리오 아다미 Valerio Adami (이탈리아, 1935~)

발레리오 아다미는 이탈리아 출신의 신구상주의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이다. 아다미는 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업을 통해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주목한다. 특히 그는 현대인의 분열증적인 소외에 주목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작품에 담긴 사회비판적 의식은 현대 유럽사, 문학, 철학, 신화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통해 드러나며 현실을 반영한다. 작가의 특징적인 검은 윤곽선과 파편화된 신체, 분할된 면을 가로지르는 강렬한 원색은 현대 도시인을 옭아매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의식과 정체성의 균열에 대한 고발이다. 작가는 평면의 캔버스에 자신만의 조각적이고 입체화된 양식을 선보임으로써 비판적 태도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현대 사회의 이상적 태도를 제안하고자 한다.
 



<모든 것의 끝 End of the End>, 2008, 플라스틱 재질에 프린트, 프로필렌글리클, 200 x 152.5 x 66 cm

이기봉 Kibong Rhee (한국, 1957~)

이기봉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중견작가로 인간의 심리 너머의 의미와 구조를 감각적이고도 몽환적으로 형상화한다. 그의 작업에는 액체로서의 물, 기체로서의 수증기나 안개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물이 등장한다. 이처럼 물은 작업 주제를 관통하는 주요한 소재로 재료의 특성을 살린 시각적 구현을 통해 작업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모든 것의 끝>은 인간의 가시영역에서 벗어나 있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에 주목한다. 대류를 따라 계속해서 운동하는 책은 재현할 수 없는 인간 사고와 의식에 대한 은유로, 보이지 않는 물의 흐름을 가시화하는 부유하는 책은 관찰자에게 의식과 감각의 차원을 유영하며 세계를 감각적으로 재이해하게끔 한다.


ⓒ 도판 제공: 세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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